일우 선사 <깨달음의 자리> 마지막 편 점을 찍으러 충남 천안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승가에서 엉덩이에 뿔난 소처럼 괴팍스런 스님을 불러 괴각이라고 한다. 이 시대에 보기 드문 괴각 정원 스님(53)을 만나러, 그것도 불청객으로 가는 때문이다. 정원은 충남 천안 광덕면 매당리 태.. 경전/도인과 선사 2014.12.17
혼해선사 6·25 전쟁 중이었다. 대찰의 스님들이 뿔뿔이 흩어져 내일을 기약할 수 없던 때였다. 경남 함양읍의 조그만 사찰엔 일흔이 넘은 노승이 피난 와 있었다. 이 절엔 전라도에서 피난온 20대 여인이 공양주(부엌살림을 맡은 이) 노릇을 하고 있었다. 전라도 갑부의 딸로 해방 전 서울에서 여고.. 경전/도인과 선사 2014.12.09
백봉선사 서울 정릉 청수장의 미로를 오르며 보림사를 찾는다. <나를 깨닫자> 가파른 언덕 위에 쓰인 한마디가 미망을 그치게 하는 보루다. 아담하지만 청정하다. 보림선방에 들어서니 적막하되 깨어 있다. 20여명의 재가 선객들이 토요 철야정진중이다. 허공을 떠받친 허리가 곧다. 그들의 앞.. 경전/도인과 선사 2014.11.25
철우선사 부산 백양산 선암사에 선승들이 찾아왔다. 경남 통영 용화사 도솔암 선방의 선객 들 이었다. 경허 선사의 법제자로 천진도인인 혜월 선사를 조실로 모시러 온 것이다. 그런데 혜월은 그 조실청장(조실 요청서)를 한 젊은 수좌 앞에 놓고는 3배를 올리라고 했다. 도솔암 선승들이 고개를 들.. 경전/도인과 선사 2014.07.14
석봉선사 충남 아산 영인산 자락으로 한 노승을 찾아 나섰다. 세상에 드러내기를 전혀 원치 않는 그를 어렵사리 만나는 감회에 젖어 산길을 오르니 막다른 곳이다. 토굴 같은 집이 외로이 서 있다. 노승이 산에서 주워 까놓은 것을 보이는 쥐밤들이 널린 방에 한 노승이 앉아있다. 혜철 스님(81)이다.. 경전/도인과 선사 2014.07.04
제선 선사 ▲ 제선 선사가 6년동안 두문불출하고 좌선 정진했던 도봉산 무문관. 사방 막힌 방안에서 천하를 깨닫다 천축이란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인도를 말한다. 도봉산역에서 1시간 가량 도봉산대피소를 거쳐 가파른 길을 따라 도봉산에 오른다. ‘천축’으로 가는 길이다. 인수봉 못지않은 미.. 경전/도인과 선사 2014.07.01
혜수선사 ▲ 산문을 폐쇄하고 선승들이 정진하는 경북 문경 희왕산 봉암사 경내로 한 선승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땅 위 봉암용곡엔 물이 흐르고 하늘엔 희왕산을 넘어온 구름들이 흐른다. 사시사철 산문을 봉쇄하고 참선 정진하는 봉암사 납승의 발걸음 또한 날래다. 머무르지 않은 떠돌이 괴.. 경전/도인과 선사 2014.06.24
정영 선사 세상에 <절대 안돼> 란 없다 손가락질 받더라도 수행정신 잃지말라 강조 입적 전날 링거뽑고 돌아와 옷·물건 나눠주고 공수거 흙·물·불·바람으로 흩어진 <무소유은자> “스님, 출가자는 절대로 술 마시면 안 됩니까?” “..........................” “스님, 출가자는 절대 연애도.. 경전/도인과 선사 2014.06.10
혜봉선사 경북 상주 노음산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오르니 남장사다. 아담하고 정결한 절 입구에서부터 길손을 맞이하는 꽃이 눈에 띈다. 무궁화다. 일주문 안 곳곳에도 무궁화가 웃고 있다. 을사보호조약(1905년) 직후 남장사에 온 조선의 관리가 있었다. 고종을 보필하던 정4품인 궁내부 주서 이종국.. 경전/도인과 선사 2014.06.02
백봉거사 서울 정릉 청수장의 미로를 오르며 보림사를 찾는다. ‘나를 깨닫자’. 가파른 언덕 위에 쓰인 한마디가 미망을 그치게 하는 보루다. 아담하지만 청정하다. 보림선방에 들어서니 적막하되 깨어 있다. 20여명의 재가 선객들이 토요 철야정진중이다. 허공을 떠받친 허리가 곧다. 그들의 앞.. 경전/도인과 선사 201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