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마을 보시 성철스님의 나들이는 주로 가야산을 오르내리는 것이었는데 어느날엔가 특별한 행차를 한 적이 있다. 행선지는 백련암에서 바로 보이는 마을이다. 마장(馬場) 이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이다. 마을 이름은 해인사만큼이나 오래된 유래를 지니고 있다. 가야산 자락의 구전에 따르면 1천2백.. 경전/성철스님 2018.08.23
가야산에 올라 성철스님은 가끔씩 상좌를 데리고 가야산 봉우리에 오르길 좋아했다. 슬슬 햇살이 따가워지기 시작하던 초여름 어느날 나에게도 등산에 동행하라는 명이 떨어졌다. "남산 제일봉에 갔다 오자. " 산악인들에겐 매화산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산이다. 운동화를 갈아 신고 모자를 들고 나오.. 경전/성철스님 2018.08.14
찜통 더위 일주일의 즐거움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마 등산을 하는 일일 것이다. 전에는 이렇게 좋은 것을 누가 권하기라도 하면 다시 내려올 것을 뭐하러 올라가느냐며 핀잔을 줬다. 하지만 지금은 비가오나 눈이오나 거르지 않고 등산을 한다. 연일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요즘 등산은 사실 극.. 경전/나의 수행일지 2018.07.30
성철스님 모시기 성철스님을 모시면서 그 급한 성격을 이해하고 익숙해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행자.시찬 시절만 아니라, 나중에 원주(절의 살림을 책임지는 자리)의 소임을 맡아 10년의 세월을 같은 암자에서 살면서 큰스님 모시기의 노하우를 익혀나갔다. 행자.시찬 시절, 성철스님의 질문에 .. 경전/성철스님 2018.07.30
무관심한 절살림 성철스님은 평생 수행에만 전념했을뿐 다른 일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외부와의 접촉이 별로 없었으며, 해인사라는 큰 절의 살림살이에도 간여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말하자면 철저하게 선승(禪僧) 으로 일관한 삶이었다. 당연히 큰절 살림에 대해 구체적으로 .. 경전/성철스님 2018.07.23
꿈 어제날씨는 올 해 들어 체감하기로는 가장 더운 날이었다고 생각한다. 집에 도착하니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주루룩 흐른다. 할일을 대충 마치니 저녁 6시가 조금 넘었다. 저녁은 생각이 없고 집에 있기에는 너무 더워서 산이나 갔다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짐을 챙겼다. 사실 짐이라고 해봐.. 경전/나의 수행일지 2018.07.20
3,000배를 하면 성철스님의 가장 자상한 모습은 3천배를 마친 일반 신도의 인사를 받을 때에 볼 수 있다. 3천배를 마친 신도에게 '애 썼다' '수고 많았다' 는 등 격려를 아끼지 않을뿐 아니라 직접 쓴 법명과 화두, 그리고 직접 그린 원상(圓相) 까지 준다. 화두는 신도의 성격과 불심에 맞춰 주었는데, 대개.. 경전/성철스님 2018.07.20
'가야산 호랑이' 별칭 성철스님의 성격이 급하고 격하단 사실은 스님들 사이에선 잘 알려져 있다. 예컨대 큰스님이 찾는다하면 숟가락을 입에 넣었더라도 그 밥을 다시 뱉어 놓고 얼른 달려가야지, 입안에 밥 들었다고 다 씹어 넘기고 가면 벌써 늦는다. 언젠가 송광사 불일암에 머물던 법정스님을 찾아가 성.. 경전/성철스님 2018.07.19
행자 상식 테스트 출가해 스님 되는 일에 어떤 일정한 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잘 모르기는 하지만 기독교 성직자의 경우 신학대학이나 대학원 같은 교육기관을 졸업하고 다시 일정한 과정을 이수하는 등의 절차가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들 기독교의 성직자 과정에 비춰 불교도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거나 .. 경전/성철스님 2018.07.17
새벽 운동 성철스님은 새벽 3시 전에 일어나 꼭 백팔배 예불을 올렸다. 새벽에 눈을 부비고 일어나면 벌써 큰스님 방에선 염불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예불이 끝나고 아침 공양 때까지 방에서 무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냥 좌선하는 것인지, 책을 보는지, 아니면 그냥 누워 쉬는지…. 방에 들어.. 경전/성철스님 2018.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