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고만 중 되라" 1972년 새해가 밝았다. 문득 백련암으로 성철스님을 찾아 뵙고픈 마음이 일어났다. 지난 몇 개월 동안 힘을 낸다고 냈으나 별다른 진전을 느끼지 못했다. 큰스님을 뵈면 뭔가 결단을 내릴 수 있으리란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1월 2일 대구에서 해인사로 가는 시외버스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경전/성철스님 2017.05.18
화두 '삼서근(麻三斤) ' 그렇게 한 참을 망설이고 있었다. 그냥 가라는대로 내려갈 수는 없다. 불교를 가르치지 않겠다면…,그렇다 참선(參禪) 이다. 성철스님은 평생 참선으로 일관해온 선승(禪僧) 이 아닌가. 다시 간청했다. "큰스님.불교에 대해 배우는 것은 그렇다 치고,저는 본디 참선 공부를 하고 싶어했습.. 경전/성철스님 2017.05.17
2017년 5월 13일 토요산행 세월이 빠르다고 하는데 요즘 진짜 실감을 하면서 살고 있다. 성남은 현재 재건축으로 인해서 전세가격도 많이 올랐지만 방도 없어서 전세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방을 구할 수 있었고 3월에 계약을 한 방을 5월에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사를 가야 할 집에서 방을 못 구해 1.. 경전/나의 수행일지 2017.05.15
불기자심 전신이 욱신거리는,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큰스님을 찾아뵈었다. "어제 뭐라 했노. 좌우명 달라 했제. 너거들 낯짝 보니 좌우명 줘 봤자 지킬 놈들이 아이다. 그러니 그만 가봐라!" 무슨 청천에 벽력인가. 그렇게 힘든 절을 시켜 놓고는 "그만 가봐라" 라니. 황당하다 못해 어이도 없었다. .. 경전/성철스님 2017.05.15
일만배 약속 "좋습니다. 그러면 제가 만번 절하고 오겠습니다. " 참 당돌한 약속을 해버렸다. 큰스님 방에서 물러나와 친구 스님 방으로 내려왔다. 우선 절하는 방법을 배운 다음 각오를 다지느라 객실에서 잠시 쉬고 있을 때였다. 3천배를 해야 할 처지에 놓인 친구가 아무래도 내키지 않아 했다. 친구.. 경전/성철스님 2017.05.10
첫 만남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인 대구에 머물던 1971년 3월. 하루는 절친한 친구가 찾아와서 "내일 해인사 백련암에 갔다오자" 고 말하는 것 아닌가.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갑자기 불교를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불교학생회에 가입한 이후 관련 서적을 간간이 보아 왔다. 그런데 그 친구는 .. 경전/성철스님 2017.05.08
"곰새끼" "밥 도둑놈" "야이 곰새끼야. " "밥도둑놈, 밥값 내놔라. " 성철스님은 화가 나면 벼락같은 목소리로 '새끼' 니 '놈' 이니 하는 말을 예사로 했다. 물론 모두가 수행이 부족한 스님들을 일깨우는 사자후(獅子喉) 다. 그렇지만 출가후 20년간 스님을 모신 상좌생활은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가르침.. 경전/성철스님 2017.05.02
백광 7일장을 지내는 도중에 들은 말 가운데 원체 황당한 내용이라 긴가 민가 하며 스쳐 지나 버리고 말았던 일이 하나 있다. 바로 방광(放光) 이다. 은은하고 밝은 빛의 기운이 드러나는 현상을 말한다. 방광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성철스님이 입적한 그날 저녁 해질 무렵이었다고 한다. 나는 .. 경전/성철스님 2017.05.01
사리 다비식의 마지막은 사리(舍利) , 정확하게 말하자면 유골(遺骨)을 수습하는 습골(拾骨)이다. 다비식 다음날 아침에 습골하는 것이 보통인데, 성철스님의 경우 혹시나 실수가 있을까 싶어 여느 때 보다 나무를 많이 쌓아서 불길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다. 습골을 하루 늦추었다. 성철스.. 경전/성철스님 2017.04.28
다비식 1993년 11월 10일, 40년간 누더기만 입었던 성철스님이 노오란 국화꽃으로 뒤덮힌 법구차(法軀車.스님의 시신을 옮기는 운구차)에 누웠다. 신도들이 지어온 장삼을 물리칠 때마다 "나는 좋은 옷 입을 자격 없데이" 라고 하시던 스님이 이날만은 세상에서 제일 화사한 국화옷을 입었다. 아침.. 경전/성철스님 2017.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