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법 많은 비가 모처럼 시원스레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중 산행을 놓치고 나서 일기예보를 보니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비가 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목요일 저녁 7시가 조금 안되는 시간에 산행에 나섰습니다.
남문을 오르는 도중에 8시가 가까워 오는데도 해가 길어져 아직 날은 훤합니다.
올 해 첫 야간산행이라 설레기도 하고 체력적인 문제로 조금 걱정도 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서문을 향해 가다보니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을 했는데도 산뜻하게 새로깐 도로포장 덕분에
예전에 비해 많이 환해졌고 편해진 산행길이 되었습니다.
이 시간에 둘이 혹은 여럿이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였습니다.
올 1월은 아예 걷는것조차 힘들어서 한달 동안 2번 산행을 했습니다.
그것도 예전과 달리 서문까지만 산행을 하기도 했는데도 그 후유증에 다음날 엄청 시달려야 했는데
이제는 제법 기력이 회복이 되면서 남문에서 수어장대까지 올라
암문을 통해 마천동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남한산성을 두번 올라가는 산행인 셈인데 일주일에 한번 하다가 예전처럼 일주일에 2번 하는 산행으로 바꿨습니다.
저번 일요일에 마지막 산행을 하고 주중 산행으로 야간산행을 택한 것입니다.
집을 나서자 더운 공기가 훅 들어옵니다.
전에는 산행을 하면 그렇게 많은 땀이 흘러서 여름에도 물병은 안 챙겨도 손수건만은 꼭 챙겨서 산행을 했는데요
그때는 계절에 상관없이 땀으로 흠뻑 젖었고 땀냄새도 지독하게 많이 났습니다.
마치 어린시절 비를 맞으면 몸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기도 했는데 그런 비린내가 땀에서 진동을 해 민망한 적도 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비릿한 땀냄새가 안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더운날 긴팔등산복에 바람막이까지 입고
산행을 해도 땀이 별로 나지않아서 가지고 갔던 손수건을 한번도 쓰지않고 그대로 가져온 적도 허다합니다.
호젓한 밤에 음악을 들으면서 산행을 하는 맛도 아주 꿀맛입니다.
산행을 하다보면 스스로 기력이 달리는지 남아도는지 느낄 수 있어서 나도 모르게 빨리 걷거나 천천히 걷는데
이번 산행에서는 갑자기 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올라 왔습니다.
주간, 야간산행을 가리지 않고 등산을 하면서 뛰어 본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갑자기 달리기를.....ㅎㅎㅎ
불과 몇 달 전에 걷기도 힘들었던 내가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뛰기 시작을 했습니다.
물론 전력질주를 하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기를 한 것은 아니고 부분부분 달리기를 했는데
큰 여러움 없이 달릴만 했다는 사실입니다.
서서히 예전 기력을 회복하는 중인듯 합니다.
얼마 전 잠을자다가 오른다리쪽 허리부근에서부터 위 경락을 타고 좁은 살속을 여의주 같은 구술이
강한 힘에 밀려 내려오는 듯 하면서 그 구술이 지날때 마다 엄청남 통증이 밀려와 자다가 깜짝 놀라 깬 적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 또 급격한 몸의 변화를 느꼈습니다.
발목과 발바닥이 부분부분 남의 발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시리고 저리고 아팠는데
이제 발가락 손가락 끝까지 온갖 느낌이 다 들 정도로 감각이 살아서 힘이 들기도 합니다.
전에 천지팔양신주경 독경을 하면서 막힌 머리속이 열리기 시작을 했는데
병기운에 저항하는 내 기운이 약했다면 아마도 구안와사가 왔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 막힌 기운이 소통이 되면서 머리에 종기가 나는 등 명현현상이 있었는데 그 후 얼굴 피부가 일어나기도 하고
이번에는 머리 부분 부분의 막힌 기운이 소통이 되면서 그부분이 아픈통증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 머리속이 소통이 되면서 기억력이 순간 저하되기도 하고 우울증 증세같은 것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내 몸의 상태가 지금 이런 기억력 감퇴나 우울증 증세의 병이 오는 것은 아니라서
순간 오는듯 하다가 이내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반복되기도 한다.
내거 풍으로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몸 안의 기운이 풍으로 죽을 정도로 심하게 막혀있었다.
그런데 수련을 통해 그 기운을 하나하나 풀어헤쳐 보니 풍의 증상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을 했다.
팔다리에 힘이 없어지게 하는 기운
손과 발이 오그라 들 정도로 냉한 기운
발음이 어눌해질 정도로 혀가 말리는 기운
기억력이 감퇴되는 기운
갑자기 공간 감각력이 떨어지게 하는 기운....등
소위 풍이라 불리는 이런 기운들이 각자 저장되어(혹은 막혀) 있다가 한계치에 도달하면
이런 기운들이 일시에 터져 동시에 나타나게 되면서 감당 못하면 죽거나 감당해서 살아나도
이 기운의 후유증이 나타나 몸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이런 기운들을 다 이겨내고 몸 속에 있는 막힌 기운을 소통시킨 다는 것은
이와 관계된 막힌 병의 기운도 소통 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예측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결론은 내가 내 몸속의 막힌 기운을 다 뚫고 이런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치료를 해 봐야 알 수 있는 결론이지만...ㅎ
비가 월요일까지 온다고 하니 주중 좀 단촐한 산행이었지만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자다가 깨었는데 잠이 안 와서 새벽 4시부터 6시 30분까지 수련을 했다.
돈은 못 벌지만 직장을 안 다니니까 가능한 일이다.
뭔가를 잃는다는 것은 다른 뭔가를 얻을 수 있어서 좋다.
사실 잃는다고 표현했지만 살아보니 결코 잃는것은 없는 것 같다.
삶이라는 것도 풍선과 같아서 어느 한곳이 눌려서 잃은듯이 보이지만 다른 한곳이 볼록해지는 것과 같다.
불생불멸(不生不滅)
나를 참 넉넉하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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