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산 정상에 오르다 생각지도 않은 운무낀 주변산을 보면서 해발 500M도 안되는 낮은 산이지만
잘 올라왔다는 생각을 하면서 소금강계곡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작은 금강일까!'라는 기대감과 함께.....ㅎㅎㅎ
소리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운무에 빠져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소금강 계곡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상 부근에는 바위로 이뤄져있어서 길이 조금 가팔랐지만 그닥 험하지는 않았다.
한참을 길을따라 내려갔지만 이곳이 확실하게 소금강계곡으로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는 없었다.
그저 막연하기 짐작으로 계곡쪽으로 난 절벽길을 따라 하산을 했다.
그러다 만나 것이 이정표다.
사실 등산을 하다보면 길이나 방향을 잃을때가 있는데 그럴때 이런 이정표를 만난다는 것은
산에서 귀인을 만나것과 다름없다....ㅎㅎㅎ
소금강계곡길로 잘 가고 있다는 확인서라고 할 수 있다.
소금강 계곡쪽으로 내려가면 되는데 선녀탕이 눈에 들어 온다.
500m도 아니고 5m라면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선녀탕이라고 할만한 곳이 없다.
그래서 소금강 계곡쪽이 아닌 반대편 산길을 거슬러 한참을 올라가게 되었지만 선녀탕은 발견하지 못했다.
다시 발걸음을 돌려 소금강계곡쪽으로 내려왔다.
철이 지나서인지 아니면 너무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가을 기운에 약간 을씨년스런 느낌도 있었다.
한여름은 아니지만 계곡의 수량은 그런대로 풍부했다
맑은 물과 파란하늘 그리고 철이른 단풍이 어우러져 근사한 그림을 선물한다.
내려온 곳을 보니 깍아지른 절벽이 호위무사처럼 계곡을 지키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절벽위에 살고 있는 소나무 향으로 인해 속세의 티끌조차 다 털어내는듯 했다
소금강 계곡을 나와 오른쪽으로 무작정 걸었다.
문을 연 식당이라도 있으면 뭐라도 사갈까 하는 마음에 길을따라 무작정 걸었는데 아무리 걸어도 문을 연 식당이 없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만난곳이 바로 이 석간수라는 곳이다.
물 맛도 좋다보니 이 물을 받아가려는 사람들의 차량행렬이 줄을 이어 있었다.
한바가지 물을 크게 받아서 벌컥벌컥 마셨다.
달고 시원한 물줄기가 식도를 타고 감로수처럼 흐른다.
갈증을 풀고보니 비로소 능이버섯을 비롯해서 자연산 버섯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알고보니 여기가 버섯을 채취하는 사람들의 집하장 정도 되는 곳이라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보니 반대편 도로변에 식당이 있는 것을 알았다.
사실 이곳도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 보니 식당과 편의점이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없었는데
이번에도 확신없는 정보를 따라 반대편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생겼다...ㅎㅎㅎ
아까 나왔던 등산로 지점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유원지도 나온다.
코로나 때문인지 철지난 계절 때문인지 방갈로는 비어있었고 매점은 운영을 하지않았다.
인근의 식당도 문을 안 열은것은 마찬가지였다.
할 수 없이 빈손으로 다시 산을 넘어 수리선원으로 되돌아가야 할 상황이었다.
돌아가는 길에서 만난 소금강 계곡이다.
비록 손은 빈손이지만 마음만은 점점 더 풍요로워지고 맑고 깨끗해진다.
선원으로 돌아오니 10시쯤되었다.
채선생님에게 소리산 정상에서 찍은 운무사진을 보여주니 어느방향을 찍은 것인지 물어온다.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 아직까지 아마 정상까지는 안 가보신듯 하다.
올 해는 이런저런 이유로 지방산행을 못했는데 소리산과 소금강계곡으로의 산행은 좋은 추억이 되었다.
지리한 장마 속에서도 계절은 어김없이 와서 들녁은 황금벌판이 되어있었다.
그 기운 빈 가슴에 마음껏 담아왔던 9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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