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남한산성의 가을

敎當 2019. 11. 11. 14:52

지방산행을 하고 나니 콧바람이 들었는지 남한산성 산행이 뜸해졌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시들해졌는지 모른다...ㅎㅎㅎ

이 가을에 소백산을 필두로 월악산, 치악산, 관악산, 청계산, 인왕산, 북악산을 다녀왔다.

마치 무슨 숙제가 남은것처럼 북악산을 다녀와야지 하는 사명감에 방황하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이 가을이 다 가기전에 남한산성 단풍놀이를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에 주섬주섬 배낭을 챙긴다.

남한산성 입구까지는 걸어서 한 45분쯤 걸린다.

산행을 하기전에 걸으니 예열이 되어서 따로 준비운동은 안 해도 되니 좋다.


남한산성의 남쪽에 위치했다 해서 부르는 남문의 정식명칭은 지화문이다.


성문안에 들어서니 온통 단풍천지다.

휴일이라 그런지 많은 등산객이 삼삼오오 모여 가을 정취를 즐기고 있다.

이 남문 앞이 사진찍기 좋은 명소라 특히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좀 기다렸다 사람 발길이 뜸한 시간을 포착해서 재빨리 사진을 찍었다. 


잘 정리된 길을 따라 가다보면 좌우로 이런 단풍이 이어지고 있다.

좌우로 나무가 빼곡해서 그늘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한여름에도 그늘져서 등산하기 좋고

잘 정돈된 길은 평안해서 어린아이들도 산책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떨어진 낙엽들이 계곡으로 뿌려져 양탄자를 깔아 놓은듯이 포근한 느낌을 준다.


햇빛에 투영된 붉은 단풍나무 잎이 아름답다 못해 몽환적인 느낌까지 준다.


남문에서 수어장대 가는 길에 만나는 이 길이 가장 단풍이 좋아

사진찍기 좋은 장소일듯 하다.



작년에는 고염이 별로 안 달렸었는데 이 가을에는 빼곡하게 열렸다.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염주알을 흩뿌려 놓은듯 하다.

 

이상기후라는 것이 실감나게 이 개나리는 이제 가을에 꼭 피는꽃이 되었다.

요즘 날씨가 따뜻하니 벌써 2번째 개화가 되었다.

  

온 산이 울긋불긋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마지막 가을을 아쉬워하며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어장대에서 마천동으로 빠져 다시 산에 오르는 코스를 1년 내내 무한반복 했었는데

이날 만큼은 예전처럼 그냥 성을 한바퀴 돌았다.

오랜만에 성벽길을 따라 걸으니 감회가 새롭다.


동장대 가는 길에 만나는 단풍이다.

인적 드문길을 홀로 걸으니 신선이 된듯 발걸음도 가볍다.


장경사에서 만나는 단풍 또한 일품이다.


성벽길을 따라 한바퀴를 돌으니 다시 남문으로 나오게 되었다.

약수터가 있는 백련사길로 하산하려다 덕운사쪽으로 하산을 했다. 

남문을 나와 덕운사길 초입에서 만나는 단풍은 온통 황금빛이다.


남한산성에는 고찰이 많은데도 스님이 산행을 하는 모습은 만나기 힘들다.

하지만 의외로 이처럼 산행하는 수녀님을 만나는 일은 심심치 않게 마주한다.

산행길에도 수행길에도 이처럼 동행이 있으니 외롭지 않을 것이다.

2019년 가을

아름다운 단풍길처럼 아름다운 수행길이 되기를 내 마음도 다 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