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몸의 변화(코)

敎當 2018. 5. 30. 17:28

올 한해는 유난히 몸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설을 전후로 해서 수련의 결과가 한단계 높아지면서 더 힘든 상황까지 몰렸다.

해서 전화도 끊고 외부와 완전 차단한 가운데 도심속의 섬처럼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정진을 했다.

그 결과 다 털고 일어나 지금은 예전보다는 한결 몸이 가볍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도전한 것이 5~6시간 산행을 일주일에 3번 하는 것이었는데 잦은 비와 미세먼지 황사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잘 지켜지지 않다가 저번 주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 할 수 있었다.

유행어처럼 꽃길만 걸으라고 하던데 어제 산행에서는 진짜로 등산로에 꽃길이 펼쳐져 있었다.


예전에 수행을 하면서 왼쪽 코에 변화가 있어 이것에 관한 글을 올린 기억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일상적으로 하는 독경과 참선을 하는 시간이 대략 2시간 정도였는데

이때 왼쪽 코로 얼음물이 녹아 흐르듯이 콧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 양이 얼마나 많은지 휴지를 20여장은 쓸 정도로 많은 콧물이 흘렀었다.

점성이 있는 콧물이 아니고 그냥 맑은 물이었는데 얼음이 녹아 떨어지듯이 그렇게 흘렀다.

내 기억으로는 거의 한달 정도 그런 중상이 있지 않았나 싶었고

오른쪽 코에서도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왼쪽 코에서만 그런 후 더이상 콧물은 흐르지 않았다.

그렇게 잊고 지냈는데 아침 수련 중에 이번에는 오른쪽 코에서 갑자기 콧물이 나왔다.


이번에도 역시 뚝뚝 떨어졌는데 저번과 달리 이번에는 노란 액체였다는 것이 다른점이다.

코를 따라 세로로 이 액체가 고여있는 부분이 있었고 코 중간에서 가로로 귀쪽으로 연결된 것이 느껴졌다.

이 농처럼 생긴 액체는 한 3일 동안 아침 수련시간에만 나타났는데 통증은 동반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동안 안 나오더니 아침 수련시간에 다시 코가 근질거린다. 

이번에는 맑은 물처럼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점성이 섞인 콧물이 나왔다.

그 사진은 혐오감이 있어 여기에 올리기에는 부적절 한 듯 해 올리지 않았다.

이런 경험이 있은 후 예전에는 냄새를 잘 못 맡는 부분이 있었는데 전보다 확연하게 냄새를 잘 맡을 수 있게 되었다.


수련을 하다보면 이처럼 많은 몸의 변화를 겪게되는데 코를 통해서 이처럼 나쁜 기운이 빠지기도 하지만

요즈음 몸의 변화에 있어 화두는 잇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주 기분나쁜 것들이 잇몸으로 빠지면서 잇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잇몸이 영향을 받으면서 먹는 것에 지장을 받고 먹는 것에 지장을 받으니 기력이 딸린다.

심장의 기운이 풀리면서 혀는 예전 같았으면 벌써 혓바늘이 몇개는 났을텐데

그나마 수련한 덕분에 혓바늘 나기 직전의 상황에서 멈춰서 있다.

하지만 혀가 감각이 무뎌지면서 이 또한 신경쓰이고 이런 한가지 상황만 만나면 다행인데

여러가지가 한꺼번에 닥치게 되니 요즈음 힘든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은 분명 해 보인다.


골반에 뭉쳐있던 기운은 2/3 정도는 풀어헤쳐졌고 종아리에 뭉쳐있던 기운도 화기가 돌기 시작을 했다.

전반적인 수련이 잘 된다는 것이 힘든 상황에 대한 보상처럼 느껴져 그나마 다행이다.

허리 기운이 뭉치다 보니 예전(중학생 시절쯤)에는 허리가 아파 고생을 했다.

허리가 아파 똑바로 앉아서 책을 1시간도 보기 힘들어서 항상 누워서 책을 봤다.

지금도 기운이 풀리면서 간헐적으로 허리에 뭐가 매달린 것처럼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아주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반가부좌로 한번 앉아서 수련하는 시간이 보통 2~3시간임을 감안하면 용된 셈이다.....ㅎㅎㅎ


기운이 막혀 있다는 것은 단순하게 그 부분만 막혀 있는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막힌 부분이 생각이나 느낌 보다는 훨씬 복잡하게 미로처럼 얽혀있고 통증만 그 부분에서 느끼는 것이다.

사실 이런 부분을 느낌이나 직감으로 알고는 있지만 말로 혹은 글로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나도 처음 가는 길이라 낮설고 생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방 막힌 기운이 소통 될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게도 만든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오른쪽 얼굴을 꽉 막고 있던 기운이 올 해 소통이 되고 있고

등과 허리 다리 등 많은 부분도 소통되었다.

특히 오른쪽 무릎과 발은 기운에 막혀 꼼짝도 안 하던 것이 올 해 부터 조금씩 소통이 시작되었다.

잦은 산행을 하면서도 쥐가 나지 않고 피곤하지 않으니 그동안 기공부가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 짐작케 한다.

수련을 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풍(風)이라는 질병이 단순하게 오는 병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진짜 몸 구비구비 기운이 막혀서 오는 병이다.

그 동안 이처럼 기운이 막히도록 무지막지하게 몸을 써 먹은 나 자신을 반성하고 참회하게 한다. 

내 몸이라는 것이 술을 마시면 술병이 되고 담배를 피면 재떨이가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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