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노랑물

敎當 2018. 7. 3. 11:09

저번에 수행을 하는 도중에 오른쪽 막힌 코를 통해서 노란물이 뚝뚝 떨어졌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왼쪽 코는 한동안 맑은물이 계속해서 떨어져 한번 흐르기 시작하면 휴지 20~30장은 쓸 정도였는데

한동안 그런 증상이 없어지더니 어느날부터 오른쪽 코를 통해서 노란물이 떨어진 것이다.

사실 그 이전에는 코피가 많이 났었다.

코피가 나고 나서 그 이후에는 맑은물이 나오더니 올 해 초에 노란물이 나오기 시작을 한 것이다.

 

기수련을 시작하고 나서 본의아니게 혹은 의도적으로 병자와 접촉을 하면서 기치료도 하게 되었는데

내 기운이 약한 탓인지(선천적으로는 강하게 태어났으나 관리를 못해 기운이 막혀서)

병기운보다 내 기운이 딸리면 코피가 나기 시작을 했었다.

또 손바닥이 검붉은 색으로 변하기도 했었는데 이 모든 것이 내 기운이 약한 탓이었다.

하지만 수련을 꾸준히 한 덕분인지 손바닥이 변하는 것도 잦아들었고 코피도 잦아들었다.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이 한동안 코피가 안 나니까 그것이 일상적이며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 이전에는 코피가 안 나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코피가 나기 시작을 하니까 그것도 또 일상이 되었다.

이처럼 사람의 몸은 어떤 상황에 따라 적응하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코피가 나고 맑은 콧물이 흐르고 노란물이 떨어지는 것 자체가 몸이 방어를 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들이 외부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나쁠지 모르지만

몸이 이런 현상에 따라 자체적으로 방어를 한다는 관점에서는 좋은일이다.

그러니 사실 좋은 것도 없고 나쁜 것도 없는 것이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항상 좋게 만들 수 있다.

 

몸이 좋지 않았던 다른 몇몇 스님들과 함께 병원에 들러 진찰을 했을 때

외국인 병원의사가 깜짝 놀라면서 그랬습니다. 

“아니! 이런 상태로 어떻게 견뎠단 말입니까? 당장 입원을 해서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병명은 복막결핵. 복막염을 너무 오래 방치해 두어서 균이 결핵으로 옮겨갔다고 했고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목숨에 지장이 있다고 했습니다.

함께 갔던 노스님은 이 소리를 듣고

‘이처럼 많이 아팠는데 그렇게 미련하게 견뎠단 말이냐?’ 하고 나무라면서도,

너무 무심하게 두었던 걸 미안해했습니다.

“병원에 가기 전까지 대중이 내 병이 그 정도인지 몰랐거든.

근데 그 병은 얼굴은 더 좋아지는 거야 그러니 멀쩡한 게 꾀병 앓는다고 오해를 받았어요.

막상 X-RAY 사진을 찍으니 아예 폐 한쪽이 물에 차서 사진이 나오질 않았어요.

입원을 하고 폐에 물을 빼내는데 끝없이 노랑물이 나왔어요.

그때서야 노스님이 너무 놀라셨죠.”

 

불교카페인 <나무아미타불> 신행수기의장에 실린 글의 일부이다.

강릉 대성사에 계시는 72세의 현각스님이 생사를 넘나들었던 신행수기다.

코와 폐가 연결이 되어있으니 오른쪽 코를 통해서 나온 노란물이 폐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알고 있었지만

이 글을 보니 확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느낀 것은 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폐의 지선(?) 인지 코 바로 뒤에서 나온 것이다.

막힌 폐기운이 적었는지 지금은 더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노란물 뿐만이 아니라 맑은물도 잘 안나온다고(현재까지는 나온 적이 없음) 봐야 할 것이다.  

 

요즈음 문제는 다리의 통증이다.

무릎을 꿇었을때 위로 보이는 부분이 심한 통증으로 인해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이제 허벅지에 막힌 기운도 풀어지고 있는 과정에 있는 중이다.

예전, 그러니까 20대 초반부터 왼쪽 복숭아뼈에 물이 찼었는데 병원에 가서 물을 빼 봐도 그때 뿐이었다. 

그러던 것이 기수련을 하면서 소통이 되었고 물이 빠졌다가 기력이 딸리면 도로 막혀 물이 차곤 했다.

다시 말해 집에서 수련을 하면 물이 빠졌다가 사무실에 출근을 하면 도로 물이 찬다.

이래서 도사들이 세속에 적응을 못하고 자꾸 산으로 다시 들어가는가 보다....ㅎㅎㅎ 

작년에는 아주 푹 쉬면서 수련을 했더니 몸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만 사실 수련하는 동안에는 고통이 따르니 힘든 부분도 있다.

지금은 사무실에 츨근을 한지 한달이 되어가는데 복숭아뼈에 더이상 물은 차지 않았다.

이런 것들이 수련이 잘 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요즘 일어나는 변화는 오른쪽 발에 기운이 잘 통하기 시작을 했다는 점이다.

물이 흘러가듯이 기운이 흘러 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항상 얘기했던 오른쪽 무릎과 복숭아뼈 사이 중간쯤 막혀있던 기운이 소통이 되기 시작을 했다.

그러자니 물이 흘러가듯이 기운이 소통이 되는 것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있지만 그것을 일일히 글로 쓰기에는 처음 겪는 것이라 한계가 있다.

그래서 그런 현상들을 어떤 식으로 쓰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야만 두서없는 글을 쓰게 된다.

글을 안 쓴다고 혹은 서툴게 표현 한다고 해서 수련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글을 써서 알리고 싶어도 시간이 아까워 실행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침에 하는 2시간 30분 수행에서 출근을 안 하고 더 수련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자주 든다.

아쉽지만 그럴때마다 오늘 수련하고 끝내는 것이 아닌만큼 욕심 부리지 말자고 다독인다.

아쉬우면 아쉬운대로 모자라면 모자란대로....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욕심을 버리고 사는 일이고 마음 편하게 사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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