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2017년 7월 첫주 산행

敎當 2017. 7. 9. 15:27

올 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남한산성의 계곡에도 몰이 흐른 흔적만 남은 곳도 꽤 많았었다.

그렇게 기다리던 비는 일부 물난리를 겪는 곳도 있었지만 해갈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오늘은 비온 뒤라 그런지 햇살이 유난이 따갑다. 

그래서 이번에는 강한 자외선을 차단 할 수 있는 삿갓을 쓰고 산행을 하기로 했다.

앞에 나서거나 눈에 띄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 나로서는

이런 삿갓을 쓰고 도심을 지나서 산행을 한다는 자체에 많은 부담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거의 완벽하게 강한 햇볕을 차단 시켜주는 삿갓을 쓰고 산행을 해 보기로 했다.

누구에게는 평범한 일이지만 누구에게는 많은 부담이 되는 일이라는 것이 세상사인 것이다...ㅎㅎㅎ 

나는 성긴 대마무사이로 세상을 볼 수 있는데 세상 밖의 사람들은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 다소 용기(?)가 났다....ㅎㅎㅎ

지나가는 사람 들 중에는 힐긋 쳐다보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리 많지 않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저 아무런 일도 아닌 것처럼 지나가는 분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나만 내 생각에 갇혀 있었다는 생각에 실소를 금할길 없었다....^^

성남유원지 입구의 계곡에는 많은 물이 흐르고 있어서 가뭄에서 완전하게 회복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어장대에서 암문으로 나와 <남한강약수>를 지나 거여동으로 가는 길에는 이처럼 작은 계곡이 3개가 있었다.

여기에도 물은 흐르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이처럼 힘차게(?) 물이 흐르고 있었다.

계곡 곳곳에는 이처럼 군데군데 제법 많은 양의 물이 무리를 지어 있다.

힘차게 흐르는 물줄기가 더위에 지친 마음도 씼어 준다.


이 날은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산행을 하는데 조금 힘이 들었다.

허벅지에 막힌 기운이 많이 소통이 되면서 허벅지 군데군데 통증을 느낄 수 있었다.

오른쪽 무릎과 발목 사이 중간쯤에 막힌 기운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집중적으로 수련을 했는데도 꼼짝도 하지 않던 이곳이 요즘 차츰 녹아내리면서

감각이 되살아아고 있었고 갈비뼈를 덮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던 곳도 통증과 함께 녹아내리고 있다.

표현이 갈비뼈라고 했지만 정확하게는 팔과 닿은 몸통부분이러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왼쪽 고관절 부분도 상당부분 호전이 되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고관절 치료를 위해 군 제대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월급 24만원 받던 시절에 레이저치료를 받았다.

한번 받는데 10분도 안 걸리지만 현금으로 1만원이었고 거의 매일 한달을 치료 받았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사실 개선이 안 된 정도가 아니라 아무 변화가 없는 무용지물의 기계인데 병원이라는 명성에 속아

최신 첨단기계라는 말에 비싼 돈을 들여 헛 고생을 했으니.....ㅎㅎㅎ


이 고관절은 결국 기수련을 하면서 일시적으로 호전이 되었는데 그때는 그것이 다 치료가 된 것인줄 았았다.

하지만 고관절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 얼마나 몸에 산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인지 그때는 몰랐다.

나도 이런 수련을 하지 않았다면 그냥 모르고 살다가 어느날 당했을지 모른다. 

고관절 어느 일정 부위만 통증과 감각둔화 현상이 있었는데 난 그부분만 기가 막혀서 소통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통증이 있는 그 일부분만의 소통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기감대(경락이라는 곳일지 모른다)는

그 지점부터 발까지 다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머리에서 발까지, 몸통에서 발까지, 허리에서 발까지.....이런식이다.

그러니 머리가 막혔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곳이 막혔다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에는 머리와 몸통 그리고 허리와 엉덩이 발까지 다 먹혀 있었다.

그러니 2~3일만 늦었으면.....했던 큰스님의 말이 결코 허언(虛言)이 아니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되었다.


요즈음 화두는 통증이다.

감각이 살아돌아오면서 오만가지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다.

잘 때도 어찌나 몸부림을 치는지 침대와 거의 90도를 유지하고 있다가 깬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좋아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이러면 어떤 분들은 그걸 네가 어찌 아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믿기 어렵겠지만 그건 스스로(저절로) 알아진다고 얘기 할 수 밖에 없다....^^

산행을 하다보면 이처럼 작은 연못이 나온다.

이번 가뭄이 어찌나 심했던지 바닥이 다 드러나 보였고 누군가 뭘 잡으려고 했는지

어지럽게 찍힌 발자국과 삽질 한 흔적이 있던 곳이었다. 

이번에 내린 비로 이처럼 물이 가득하니 마음도 덩달아 넉넉해진다.

에전에는 이런 연못이 있으면 뭐가 살고 있는지 그런 것에만 관심이 있었지

살고 있던 생물이 가뭄에 고통을 받는 다는 사실 등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언제 마음이 바뀌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불교에 입문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바뀌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햇볕이 강한 이날 삿갓은 여러모로 유용한 물건이었다.

수어장대에 가면 좌판을 하는 분이 있는데 삿갓이 멋있다며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한번 써 보시라고 인심(?)도 쓰고 했는데 머리가 작아 그만 이분은 삿갓에 쏙 들어가 버렸다.

난 다행히 머리가 조금 커서 안성맞춤이었는데....이때는 머리 큰것이 축복이 되었다...ㅎㅎㅎ

어떤 분도 멋있다면서 가격을 물어보는 분도 계셨는데 이것도 모란장에서 2만원 달라는 것을 1만 7천원에 샀다.

저번 대나무 모자와 함게 사서 깍아준 모양이다....ㅎㅎㅎ

삿갓을 써 보니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었는데 시야가 제한되어 도심에서는 차를 조심해야 할듯 했다.

대나무 틈새로 보이는 세상이 밖이 환하면 오히려 더 안보였고 좌우 살피기도 쉽지 않았다.

물론 숙달이 되면 더 좋아질수 있겠지만 그때까지는 조심 하는 것이 최선일듯 싶다.

그래서 아주 햇볕이 강한 날을 제외하고는 이 삿갓보다는 대나무 모자를 쓸 생각이다.

적은 돈으로 아주 큰 만족을 얻은듯 해서 이번 산행도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여러분도 망설이지 말고 한번 사서 써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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