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현충일 산행

敎當 2017. 6. 8. 14:19

비가 온다고 하더니 날씨가 심상치 않다.

잔뜩 흐린 날씨에 우의라도 챙겨야 하나 하는 마음에 베낭을 꾸렸다가

오후에 내린다는 비를 피해 잠시 마실 간다는 생각으로 홀몸으로 길을 나섰다.

예전에는 5시간 산행을 해도 물병조차 가지고 가지 않은 경우도 허다했는데

2~3시간 산행을 계획하면서 이것 저것 챙기려 하니 뭐 하나 가지고 가는것조차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토요일 산행을 했기에 이번에는 동네마실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ㅎㅎㅎ 


수행을 한답시고 이것 저것 하기는 해 보지만 별다른 것은 없다.

크게 3가지로 분류 할 수 있는데 하나는 앉아서 명상을 하거나 기를 마음대로 보내는 운용법

다른 하나는 불경(佛經)을 읽거나 정근 혹은 염불을 하는 소리내서 하는 독경법

다른 하나는 산을타면서 하는 호흡법...이렇게 크게 세가지로 분류 할 수 있다.

사실 수행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다 같은 방법이지만 효과는 나름 다 다르다.


앉아서 명상을 하거나 기를 운용하는 방법은 특정한 부위에 기를 보냄으로써 기분(氣分)을 좋게하고 

집중력을 강화시켜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의 본질을 직시하도록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물론 이런 것들은 다분히 주관적인 것이라서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내게 있어서는 직관력과 사색을 통한 통찰력의 힘을 길러주는 원천임을 부정 할 수 없다. 

염불이나 정근을 하는 방법은 소리를 냄으로써 아직까지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기순환의 부분까지 돌려 준다.

따라서 일부러 하는 기수련과는 달리 내 의지와 상관없거나 안 되는 부분까지 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다 보니 이 수련법은 내 몸안의 막힌 기운을 뚫어 건강을 유지하는 원천이되며

앉아서 하는 기 수련은 마음대로 기운을 보낼 수 있으니 남의 막힌 기운을 뚫는데 유용한 수련법이다.

하나는 내 안의 막힌기운을 하나는 남의 막힌 기운을 뚫는데 유용하니 꼭 필요한 수련법이다.


다른 하나는 산행인데 사실 산은 오행(五行)의 기운이 다 모여있는 곳이다. 

몸은 망가졌는데 정신만 강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전자제품의 베터리가 방전이 되면 충전해야 하듯이

산행은 몸의 건강도 지키면서 기를 충전 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곳이다.

몸의 장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오행의 기운이 모여있는 산이야 말로 최적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일부러 단전호흡을 하다가 잘 못 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 산을 타면서 코로 숨을 쉬고 뱉는 수행법은

그런 부작용 없이 일반적인 사람들도 수월하게 수행 할 수 있는 내가 아는 가장 수승한 방법이다.  


평창의 절에 갔을때 기 수련을 통해서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키라고 신도 40 여명을 모아놓고 동시에 수련을 했다.

이 기수련이 어려운 이유는 말로하면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지금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기(氣)라는 것을 말로 알려주면 그것을 시연해야 하는 어려움이란 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런데 그것을 가르치는 스승도 잘 되는 것인지 아니면 흉내만 내는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그냥 말로만 해 보라고 하고 그것을 제대로 하는지 못 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런데 그것을 쪽집게처럼 알아내니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평창스님은 왕초보를 데리고 기의 세계로 바로 들어가서 대부분 신도들이 기를 체험 하는데 반해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명상센터나 수련원은 빠른 사람이 반년 늦으면 1년이나 2년 정도 수련을 해야 비로소

기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낀다고 하니 그 차이는 실로 엄청난 것이다.


처음 기수련을 하면 잘 하는 사람이 자가치료를 하는 단계까지 간다. 

사실 여기까지 가는 분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 다음 단계부터는 앉아서 하는데 자가치료는 행동이 크고 움직임이 강해서 금방 그 경지에 갔는지 알 수 있는 반면에

앉아서 하는 연공은 가부좌룰 한 모습인 채로 흐트러짐이 없어서 이 사람이 기를 운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앉아만 있는 상태인지 겉모습으로 도통 알 수 없는데 그걸 정확하게 알아낸다.

그러니 자연스레 도사(큰스님을 우리끼리는 이렇게 불렀다...ㅎ) 스님이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앉아서 하는 단계에 오면 스스로 수련을 한다.

하다가 몰라 물어보는 일 외에는 거의 따로 불러 일러주는 일이 없다.

가만히 생각 해 보니 단계를 올라가는 사람이 없으니 자연 말수도 줄어들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 생각 된다. 


그러다 내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하니 가르치는 사람도 재미가 있고 배우는 나도 재미가 있었다.

스님도 수시로 지도를 해 주었고 나는 스펀지처럼 그것을 받아 내것으로 만들었다.

큰스님이 "내가 지금까지 수 많은 사람을 가르쳐 봤지만 말하는 족족 시연을 해 보이는 사람은 최거사가 처음이다"고 한다.

이런 말이 어쩌면 자기 자랑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마치 잠시 잊고 있었던 기억이 되 살아나듯 금방 터득이 되었다.

그러니 2~3일만 늦었으면 잘 못 될 수 잇었던 몸 상태로 지금은 거의 막힌 기운을 다 뚫고 남의 기운까지 뚫어 준다.

몇년 간의 인연을 끝으로 평창 절에 안 가고 집에서 스스로 수련을 한다. 

스스로 수련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남의 몸은 물론이고 내 몸 어디에 기가 막혀있는지를 알 수 있고 

지금 수련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진전이 있었는지를 스스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막힌 기운을 안다고 해서 그것이 다는 아니다.

병을 알았다고 하는 것과 병을 고치는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수련을 하면서 많은 고비가 있었고 잘 못 될 뻔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초심으로 돌아가 점검을 했다. 

다행히 소질이 있어서인지 큰 문제없이 지금까지 왔지만 도가 높으면 마도 높아진다고

불쑥불쑥 찾아오는 두려움과 고통은 나름 힘들게 하는 동시에 나를 채찍질을 하는 원동력이다.

내 장점중의 가장 큰 장점은 남의 기운이던지 내 기운이던지 막힌 곳을 잘 느껴서 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 하는 수련법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그래서 찾은 방법중의 하나가 오행의 기운이 다 모여있는 산행을 하면서 코로 숨을 쉬고 뱉는 호흡법이다.

이 호흡법이 숙달이 되면 장시간 산행을 해도 전혀 피로하지 않고 숨을 쉰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수련이 되는 것이다.

숨을 쉬면 자동으로 막힌 기운을 뚫으려 내 기운이 달려간다....그러니 자동으로 24시간 수련을 하는 셈이다...^^   


산길에 핀 야생화인데 접사촬영을 해서 크게 보이는 것일뿐 아주 작은 꽃이다.

그냥 하나의 붉은 점처럼 보여 지나칠 수도 있었겠지만 수련을 하다보니 이런 작은 꽃에도 마음을 주게 되었다.

이 꽃을 보니 우연하게도 3송이가 피어 있었다.


과거 아주 신비스런 꿈을 꾼 적이 있었는데 몸통만 있는 3마리의 독수리에 날개를 그리고 발을 그리고 눈을 그려 넣었다.

그런데 그 3마리의 독수리는 공교롭게도 3그루의 푸른 나무 위를 날아가는 그림이었다.

그림을 그리고 잘 접어서 접힌 부분에 결(結)이라는 한문을 써서 봉인을 하는 꿈이었다. 

일상적인 꿈을 꿔 본적도 없었는데 너무 선명하게 꾼 꿈이라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스님에게 꿈 얘기를 하자 나중에 알려준다며 더이상 말씀이 없었는데 나도 더이상 묻지 않고 지금까지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러다 이 3송이의 꽃을 보니 불현듯 그때의 꿈이 생각이 난 것은 유연치고는 너무 기연이다.

당시에 나중에 뭔가 3가지는 이루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잊고 있었는데 기억이 새롭다.

이런류 꿈 3가지와 공성(공성이라는 표현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하늘에서 들리는 큰 소리 )

그리고 명상하면서 보인 것들...시간이 나면 글로 써 올리겠습니다...ㅎㅎㅎ


요즘 수련이 심상치 않다.

기수련을 해서 도를 통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큰스님께 물은 적이 있다.

발바닥부터 2000℃~3000℃의 뜨거운 불기운이 점차 차 올라 백회혈을 뚫고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것이 끝인지 또 다른 무엇이 있는지는 묻지 않아서 그냥 당시의 내 수준에 맞춰 설명을 했는지는 모른다.

사실 이 한마디에 잘 못 수련을 해서 3년 생 고생을 했다..,,ㅎㅎㅎ 

오른쪽 막힌 기운이 뚫리면서 지금 발은 불과의 전쟁중이다.

그 와중에 막힌 기운이 뚫리면서 냉기가 흘러 내려간다....불과 얼음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막힌 기운을 뚫다보면 기운이 달리는지 잠이 말도 못하게 쏟아진다.

그래서 거스르는 삶에서 순응하는 삶으로 바꾸고 있는 중이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산에 가도 좋고 집에 있어도 좋고, 직장에 가도 좋고 안 다녀도 좋고

돈이 벌리도 그만 안 벌려도 그만이니...이만한 삶도 없다...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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