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의 작은 사찰인 문수사를 안 것은 인터넷을 통해서였다.
주지스님인 원덕스님의 태백산 도솔암에서의 15년간의 수행기록을 적은 글을 읽다가 카페회원이 되었고
급기야 작년 여름에 도반과 함께 지리산의 문수사를 방문 하기도 하였다.
지리산 산행을 겸해서 갔기 때문에 동서울터미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내려갔는데
지리산 문수사까지는 버스편이 뜸해서 택시를 대절해서 가게되었다.
그런 관계로 장시간 시간을 내서 좋은 말씀도 듣고 왔으면 좋으련만 대기하고 있는 택시때문에
한 1시간 정도의 시간만 차담을 하고 오게 되었으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태백산 골짜기에서 수행을 하다보니 몸 관리가 잘 안되어서인지 잦은 잔기침도 하셨지만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안광은 부드럽고도 또렸해서 편안하게 하면서도 위엄이 있어 보였다.
특히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사님도 불러서 같이 차 한잔 하라고 했을때는 포근한 정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지리산 산행을 위해 지리산까지 가는 것은 문제가 없었지만
교통이 불편한 문수사까지 택시를 대절해서 가는 일은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큼 도솔암에서의 수행일기는 나로 하여금 강하게 문수사로 끌어 당기는 힘이 되었다.
한시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돈이었기 때문에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나설 수 밖에 없었는데
그 태백산 도솔암에서의 구도기(求道記)와 참선에 관한 법문을 이번에 책으로 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아쉬웠던 한시간의 차담을 채워줄 요량으로 책을 사서 읽어 볼 생각이다.
특히 참선에 관한 법문에서는 나와 생각을 조금 달리하는 부분도 있지만 항상 곁에 두고
왜 나와 다른 견해가 생겼는지도 참구를 해 볼 생각이다.
사실 지금까지 수행을 하면서 남이 걸은 길을 가지않고 내 나름대로의 길을 가기 위해서
책을 보는 일을 일부러 피했는데 왜 이번에는 책을 사서 볼 결심이 섰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원덕스님의 구도기는 오롯이 철저하게 그분의 것이고
난 내 길을 가면서 내가 미처 공부하지 못했거나 알지 못했던 부분에 있어서 참고 할 뿐이라는 점이다.
모든 수행이 각자 자기의 길이 있는 것이며 남의 길은 참고일 뿐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것은 마치 내가 남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을 것이다.
불교라는 것이 나와 남을 분별하지 않는 것인데.....이런 관점에서 내 생각이 잘 못 되었다고 한다면 오산이다.
그 결과는 같지만 단지 수행의 방법에 있어서 서로 다름을 인정 해 달라는 것일 뿐이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나름 수행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이 책이 많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확신을 합니다.
좋은 인연 지으셔서 수승한 수행이 되시기를 발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