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영암 월출산-두번째 이야기

敎當 2016. 9. 26. 09:27

딱 한 달 만에 재 산행지로 선택을 한 곳이 영암의 월출산이다.
올 해 8월 22일에 처음 다녀온 이후로 월출산의 기운은
내 몸의 막힌 기운을 소통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월출산 산행을 하고 바로 일주일 뒤에 용기를 내어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월출산(809m)보다 지리산(1915m)은 높이에서 거의 2.5배 차이가 나서
올라가기도 전에 그 높이에 압도를 당했지만 막상 올라가 보니 결과는...ㅎㅎㅎ


월출산에 오르는 코스 중에서 조금 수월한 바람폭포 쪽을 택해서 올라갔는데 2시간 걸렸다.
반면 백무동에서 출발한 지리산 천왕봉은 4시간이 걸렸었다.
천황사에서 출발해서 도갑사로 내려오는 월출산 산행시간만 계산하면 4시간 40분이 걸렸고
지리산 산행은 산행시간만 따지면 약 6시간 30분이 결렸는데
지리산 산행 후에 기운이 남아 돌은 것에 비하면 월출산 산행은 그야말로 기진맥진이었다.
그만큼 월출산 산행이 힘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월출산의 기(氣) 때문이었다.  


올 초부터 시작된 지방 산행은 어찌보면 강행군이었는데 하루에 산 하나씩
보통 3개의 산행을 3일 동안하고 올라왔지만 기운이 딸려서 고생한 적은 없었다.
첫 번째가 충북영동의 천태산 진안의 마이산 그리고 임실의 성수산을 3일동안 계속 산행을 했고
그 다음이 대구 팔공산 언양의 신불산 울릉도의 성인봉 등산을 했었다.
그런데도 힘이 남아돌았는데 월출산은 하루 산행, 그것도 겨우 4시간 40분 산행으로 완전 탈진상태가 되었었다.
하지만 월출산 산행 이후에 몸에 막혀있던 기운이 엄청 많이 소통이 되면서
기수련이 일취월장하는 기쁨을 맛보았던 터라 다시 시간을 내어 월출산 산행을 하기로 마음먹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는데 추석도 끼고 남쪽에 지진도 나고......해서 미루다가
어느날 일상이 가져다주는 무료함과 역마살(?)에 나도 모르게 짐을 꾸리고 있었다...ㅎㅎㅎ


성남터미널에서 영암까지 가는 시외버스가 오후 3시 40분에 하루에 단 한번 있었다.
시간이 4시간 20분쯤 걸리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을 해서 당일 산행을 하는 무리한 일정보다
여유있게 영암에 미리 도착을 해서 하루 자고 아침에 산행을 하기로 하고 차에 올랐다.
요금은 29,400원이었는데 인터넷으로 뒷좌석으로 예약을 하면 할인이 된다.
평일이라 그런지 손님이 10명도 안 되니까 할인이 되는 뒷좌석으로 예약을 하고
출발시에는 그냥 앞좌석에 앉아도 별 문제가 없으니 참고로 하시기 바랍니다...^^


저번 산행에는 <천황탐방지원센터>까지 가서 숙박을 하는 바람에 음식 때문에 고생해서
이번에는 영암 시내에서 자고 아침에 걸어서 천황탐방지원센터까지 갈 예정이었다.
시내애서 탐방센터까지는 걸어서 한 30분이면 충분한 거리이니
잘 운행하지 않는 버스나 비싼 택시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걸어가면 미리 준비운동도 되고 해서 걷는 것이 나름 괜찮다고 생각을 한다.


영암에 도착을 하니 오후 8시쯤 되었다.
한 번 와본 곳이라 그런지 이젠 낯설지 않고 친근함으로 다가 온다.
저녁을 먹고 숙소를 모텔로 잡으려고 걸으며 지리를 익혔다.
영암읍 모텔은 총 9개가 있는 것으로 나와 있었는데 그 중에서 4곳을 다녔다.
그런데 시설의 좋고 나쁨을 떠나 모두 담합을 한 듯이 하루 숙박비가 4만원인데
현금으로 하면 3만 5천원에 해 주겠다고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말을 한다...헐!
결국 난 3만원(온돌방인데 화장실이 너무 좁았다)에 흥정을 해서 숙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저번에 갔었던 천황탐방센터의 <음식문화원 월출산 사랑꽃>이
얼마나 싸고 시설이 좋았는지 지나고 보니 알 수 있었다.  


아침 8시 30분에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월출산 산행을 시작하였다.
걸어서 천황탐방지원센터까지 갔는데 한 달 만에 저번과는 다른 풍경이 연출되었다.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스가 한 무더기 어우러져 흔들거리고 있었다.



길 옆 풀 속에는 일단의 꽃무릇이 선명한 붉은 자태를 뽐내고
청초하게 핀 수채화 같은 나팔꽃이 수줍은 듯 피어 어우러져 있다.



들판에는 곡식이 익어가고 붉은 잠자리 떼가 맴돈다.



길가에는 감이 주렁주렁 열리고 지금은 보기 힘든 탱자도 열려 있었다.



아주 작은 들꽃이라 지나치기 쉬운데 마침 눈에 띄어서 근접촬영을 하고 보니
꽃봉우리는 보석이 박혀있는 듯 영롱하고 투명한 꽃잎은 선녀 날개옷처럼 곱다.



곱게 빗은 갈대 너머로 월출산이 가을 하늘아래 다리를 뻗어 쉬고 있다.



푸른 나무로 한아름 장식한 봉우리 사이로 사자봉이 보인다.



영암 시내에서 한 30분 걸어서 도착한 곳이 월출산 입구다.


저번 산행은 천황사-바람폭포-천왕봉-구정봉-향로봉-억새밭-도갑사 이런 코스로 산행을 했는데
이번에는 천황사-구름다리-사자봉-천왕봉-바람폭포-천황사 이런 순서로 산행을 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내일 다시 한번 더 천왕봉 올라갔다가 하산 후 집으로 갈 일정을 잡았다.
산행을 하면서 처음 만나는 곳이 <자연관찰로>인데 조각전시장처럼 되어 있었다.
저번에는 산행이 급해(?) 그냥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꼼꼼히 살펴보았다...^^



<달과 아이들>이란 작품이다.



<대지>라는 작품이다.



<전설-가족)이라는 작품이다.





<사유세계 부정>이란 작품인데 망상에 갇혀있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고...^^



고산 윤선도가 1659년 당쟁에 휘말려 보길도로 유배를 가던 길에 월출산을 보고 읊조린 시다.


월출산이 높다지만 안개가 많아 천황제일봉을 잠시 가리고 있지만

해가 뜨면 일시에 사라질 것이라는 내용으로 왕을 월출산 천황봉으로 간신을 안개로 보고
왕 주변에 지금은 간신이 많지만 언젠가 해(진실)가 뜨면 다 알게 될 것이라는
유배를 가는 윤선도의 마음이 잘 표현된 시라고 할 수 있다.



조금 올라가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하면 바람폭포로 가는 길이고
좌측으로 구름다리 쪽을 택하면 <천황사>라는 절이 나온다.
사진은 대웅전으로 여기에서 숲 쪽으로 길이 보이는데 구름다리 가는 길이다.
난 대웅전을 보기 위해서 올라왔지만 등산객은 절로 들어오지 않고 절 입구에서
그냥 길 따라 가면 구름다리로 가는 길이 나온다.



천황사 입구 갈림길부터 천황사를 지나서 일부 구간까지는 비교적 길이 평탄하다.


주위에는 키 작은 대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조금 지나니 가파른 길이 나오기 시작을 한다.
이 길은 바람폭포 길보다 더 험해서 두 손을 사용 해 기어가야 하는 곳도 있었다.
보통 산행을 하면 상체에서 땀이 먼저 나서 아래로 흘러내리는데
저번 월출산산행에서는 허벅지부터 땀이 나서 적잖히 당황하였다.
하지만 이번 산행에서는 정상적(?)으로 상체에서부터 땀이 나기 시작을 했다. 
저번에는 뜬금없이 허리와 어깨도 아팠었는데 이번 산행에는 그런 증세도 없었고
훨씬 수월하게 산을 오를 수 있었다는 점이 달랐다.
하지만 힘든 것은 어쩔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위가 직접적으로 아프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당히 올라왔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해발 300m라고 적혀있었다.
구름다리가 해발 510m에 있으니 아직 구름다리까지 가려면 한참을 더 가야 한다...ㅠ



힘들어 잠시 쉬면서 하늘을 보니 구름 한점 없이 너무 맑았다.
바위를 올려다보고 있노라니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압도가 된다.



발 아래로 영암평야가 펼쳐져있고 건너편 산 위에는 풍차가 돌고 있었다.



멀리 <사자저수지>가 보인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오르다 보니 어느새 구름다리가...ㅎㅎㅎ



해발 510m로 120m 계곡위에 설치된 구름다리는 동시에 200명이 건널 수 있는
튼튼한 구조물로 설치가 되어 있다고 하니 새삼 그 노고에 머리 숙여진다.
저번 산행에서 구정봉으로 가는 길에 35℃가 넘는 땡볕에서도 구조물 작업을 위해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으며 고생하던 인부들이 떠 올랐다.
그런 분들의 노력 덕분으로 우리가 이처럼 편히 계곡을 가로질러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직업에 귀천이 있을 수 없는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가 안타깝다. 



사람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서 동시에 200명이 지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완성되었지만
아래 까마득한 절벽을 보니 처음에는 무섭다는 생각에 겁이 나기도 했다.
겁이 나니 살짝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ㅎㅎㅎ
그래서 아래를 보지 않고 주변 경관도 보지 않고 마냥 걸었다. 



사진으로 보니 낮은 봉우리 같지만 사실 엄청 가파른 봉우리다.


구름다리를 지나 사자봉으로 오르는데 철계단이 설치가 되어있었다.
얼마나 가파른지 바로 눈 앞 30㎝에 계단의 발판이 보인다.
꼬불꼬불 돌고 돌아서 올라가다 보니 숨이 차서 쉬려고 보니 마땅한 공간이 없다.
계단 한 자락 자리 잡고 앉아 쉬려니 사방이 절벽으로 막혀있어서 답답함을 느꼈다.
아마 예전 공황장애를 일으켰던 그런 기운들이 빠져 나가면서 느끼는 것인가 보다.


사자봉을 지나다 보니 저 앞에 부부가 올라가고 있었다.
한 6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부부였는데 인천에서 왔다고 한다.

어제 청산도에 들러 구경을 했고 오늘 월출산 산행을 한 다음 인천으로 갈 예정이라고 한다.
아주머니는 산을 잘 타시는데 아저씨가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저씨는 그냥 내려가자고 하는데 아줌마가 안 된다면서...ㅎㅎㅎ


사실 여기에서 그냥 내려가면 천왕봉까지 올라가서 하산하는 것과 시간이 같이 걸린다.
사자봉까지가 힘들지 사자봉에서 천황봉까지는 그래도 수월한 편이다.
아주머니는 내 발걸음을 보더니 힘이 하나도 안 들어 보인다고 한다.
사실 저번 산행보다는 훨씬 힘이 안 들었지만 그래도 사자봉까지 두 번 이나 쉬고 올라왔다...^^
이 두 분은 뒤 따라 오는 내가 부담이 되었는지 자꾸 먼저 가라고 재촉을 한다.
그래서 먼저 출발을 했는데 조금 가다보니 어디선가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난다.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는 뜻의 통천문(通天門)이다.
구름다리 코스나 바람폭포 코스나 여기를 지나야 천황봉에 오를 수 있다.



드디어 3시간쯤 걸려 천황봉에 도착을 했다.


이번 산행에서는 정상에서 월출산의 기운을 받고 올 예정이라서
정상에서 조금 오래 머물다 오려고 했기 때문에 그늘을 찾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월출산이 바위산이라 정상에는 나무가 없었는데 키 작은 나무에 의지해
작은 그늘 아래 둥산화를 벗고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20분쯤 지나서 인천에서 오신 부부가 올라왔고 그 뒤를 이어서 초등학생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아까 올라오면서 들은 시끄러운 소리는 이 초등학생들이 내는 소리였던 것이다.
난 산 아래 어느 마을에서 운동회를 하는 줄 알았는데....ㅎㅎㅎ  
초등학생이 올라오기에는 좀 가파른 산이었는데 반 이상이 올라오자마자 쓰러졌다.
그래도 정상까지 와서 산 아래를 굽어보는 맛(?)을 봤으니 대단하다.


인솔교사가 일일이 인증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올라오는 일보다 내려가는 일이 더 힘들 것이다.
아마 시간상 점심을 먹고 하산을 할 듯이 보였다.
이미 산 정상은 돗데기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 시끄러웠다.
어린 아이일수록 기운이 빨리 돌기 때문에 움직임이 강하고 빨라 발산하느라 시끄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늘 일정은 정상에서 가만히 앉아 기(氣) 받으라는 팔자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슬그머니 배낭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번에 구정봉까지 가서 <베틀굴>도 못 보고 <마애여래좌상>도 못 봤다.
그래서 힘들지만 일정을 바꿔 구정봉까지 갔다가 다시 천황봉으로 와서 하산을 하기로 했다.


  
이 바위가 일명 <돼지바위>라고 한다.


저번 산행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였는데 이번에는 여유가 있어 찬찬히 살펴보니
맞은편 쪽에 있는 바위여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천황봉에서 구정봉 가는 길에 기암괴석이 많다.
불상바위, 남근바위, 장군바위.....등 이름 있는 바위뿐 아니라 보는 각도와 생각에 따라
만물상(萬物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기암괴석이 즐비한 곳이디.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면적은 작지만 국립공원이 된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임진왜란 당시에 고을 아낙네 들이 이곳에서 베를 짰다고 해서 <베틀굴>이다.



굴 안에는 물이 있었는데 남성상징의 기암괴석인 <남근바위>가
이 <베틀굴>을 향해 기를 방사한다고 하니 음양이 조화를 이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베틀굴을 지나 드디어 구정봉에 도착을 했다.


구정봉은 말 그대로 아홉 개의 우물이 있는 봉우리라는 뜻이다.
이 바위가 구정봉 정상인데 아쉽게도 정상으로 가는 길은 없었다.
올라가다 낙상사고가 많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어서 사진만 찍었다.
마치 천왕봉을 보고 누워있는 부처님의 모습(내 눈에만 그렇게 보일지도...^^)을 닮았다.



구정봉에는 이런 우물이 있었는데 바위산 정상의 물이 마르지 않았다는 것도 신기했고
마치 누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듯이 하트모양의 우물도 보기 좋았다...^^


천황봉에서 구정봉까지는 약 1.7㎞ 거리에 위치해 있다.
천황봉까지 올라가느라 힘이 들었는데 거기에 구정봉까지 오니 더욱 힘이 들었다.
여기에서 <마애여래좌상>까지는 500m를 더 가야 한다.
지칠때로 지친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오늘 아니면 다시는 보지 못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힘들었지만 나를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사실 가는 데만 500m니 왕복 1㎞를 걷는 셈이다.
힘이 남았을 때는 별것 아닌 거리지만 이미 많은 거리를 걸었고 물도 별로 없어서

갈증이 나는 상태에서 참으며 산비탈로 이루어진 급경사지를 또 걷는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자연은 평온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힘이 들다 보니 저 바위에 있을까?.....저 바위에는 있을까?.....하면서 걸었는데
주변에 눈으로 보이는 바위산이 자취를 감추었는데도 아직도 200m가 남아있었다.
바위산이 안 보이는 숲으로 들어가 급경사지를 내려가니 짠~하고 나타난다...ㅎ



절에서 보는 부처님도 좋지만 보고 싶었던 부처님을 만나니 너무 좋았다....고생끝!!!
누가 시켜서 한 것이라면 아마 도중에 그만 두었을 것이다...ㅎㅎㅎ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니 지금도 영암이 인구가 적은데 그 당시에는.....ㅎ
보통 마음을 가지고서는 이런 첩첩산중에서 불사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까운 곳에 천년고찰 도갑사가 있다고 하지만 거리가 4㎞ 이상 떨어져 있으니
외진 이곳에서 하는 불사라는 것이 불가사의라는 뜻은 아닐지...^^



구정봉(735m)에서 바라본 천황봉(809m)의 모습이다.


마애여래석불을 보고 구정봉으로 올라와 천황봉으로 향했다.
천황봉 정상 가까이 가면 올라가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더위에 물도 1리터 준비했지만 부족해서 물도 입에 머금고 있다 적시고 난 후 삼킬 정도로 아끼면서 먹었다.
다시 천황봉에 올라오니 학생들은 이미 떠나고 등산객은 한 4면 정도만 있었다.
잠시 숨을 돌리고 바로 하산을 했다.
바람폭포쪽으로 내려오니 저번에는 물이 말랐었는데 이번에는 물이 내려온다.
남녀 한 팀이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었는데 난 그냥 폭포 아래에 서서 폭포를 맞고 싶었다.
자연인이었으면 눈치보지 않고 가능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하산을 했다....ㅎㅎㅎ
하산을 하면서 물도 바닥이 나고 오로지 가게에 들러 탄산음료로 목을 적시고 싶었다.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 바로 이 순간에는 탄산음료다...^^



하산하면서 뒤를 돌아보니 아련히 월출산이 보인다.
사진에서 붉은 원이 구름다리고 그 산이 사자봉이며 그 뒤로 파란 원이 천황봉이다.



난 저번에 잤던 이곳의 매점으로 들어가 환타 캔음료와 콜라 작은 것을 꺼내
벌컥벌컥 마셨더니 혼미했던(?) 정신이 제대로 돌아왔다.


영암 시내에서 아침 8시 30분에 시작된 산행은 오후 4시가 되어 끝이 났다.

음료수를 마시고 보니 저번에 민박하라고 안내했던 여사장님이 계셨다.
8월 달에 왔던 사람이라고 하자 엄청 반가워하신다.
난 일단 씻어야겠다는 생각에 방을 잡았다.
저번에 왔던 인연으로 방값과 음료수 값을 다 합쳐 3만원에 해 주신다....^^

 
저녁을 먹고 일찍 자리를 깔고 기 수련에 들어갔다.
보통 사람들이 등산으로 뭉친 근육을 풀려면 목욕을 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는지 모르지만
난 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기운을 돌리는 것으로 대신한다.
한 2시간쯤 수련했는데 피곤이 몰려와 잠을 청했는데 한 30분 자고나니 잠이 깨었다.
정신은 말똥말똥 하고 피곤함도 없어졌다. 

그 후 저녁 늦게까지 이어진 수련을 마치고 12시가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나는 자다가 극심한 통증에 눈을 떴는데 왼쪽 팔에 동그랗게 원형으로
피부를 도려 낸 듯한 1.5mm 정도의 상처(확인결과 상처는 아니고 진물이 벌겋게 올라와 있었다)가 보였다. 
그 주위로 직경 3cm 정도로 발진이 일었는데 물도 없는데 피부는 촉촉히 젖어있었다.
이건 나중에 찍은 사진인데 그날 저녁에는 좌측 원안이 오른쪽 원처럼 발진과 함께 통증이 있었다.

왼쪽 어깨쪽에도 뭐에 쏘인 것처럼 툭 불거진 이런 모양의 발진이 더 있었다.
이런 이유는 막힌 기운이 뭉쳐있다가 새로운 기운에 소통이되면서 일시에 터져나오는 곳이라고 생각이 든다.
지금은 다 가라앉았는데 월출산을 다녀온 이후로 기량이 일취월장 했다는 것을 느낀다.
저번 월출산 산행일기에 쓴 것처럼 월출산 산행을 하고 난 이후에 몸의 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몸의 변화가 빨리오니 기가 좋은 월출산을 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월출산이 기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는 각자의 몫이다.
보통 산을 가는 이유가 건강을 위해 운동하러 간다고 많이 말들을 한다.
하지만 운동만을 위한 것이라면 굳이 많은 돈을 들여서 지방산행을 할 이유가 없다.
운동은 집 근처의 헬스장이나 학교운동장 근처의 산에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에 지방산행을 하는 이유는 산의 기운을 받기 위해서 간다.
그 중에서도 지금가지는 영암의 월출산이 최고라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또 다른 산을 가서 또 다른 기운을 받는다면 아마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가야 할 산도 많은데 굳이 월출산을 두 번이나 다녀온 이유는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욱 분명한 것은 이런 이유는 내 얘기라는 것이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좋은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