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남한산성 약사사

敎當 2017. 3. 7. 15:12

남한산성 유원지에서 남문을 향해 산을 오르다 보면 여러 개의 절이 있다.

유원지 입구에서 좌측으로 올라가면 칠보사라는 절을 비롯해서 약사사 덕운사 영도사 백련사 등

무려 5곳의 절이 있으니 남한산성이 절터로도 손색이 없는 곳인가 보다...ㅎㅎㅎ

칠보사는 홀로 떨어져 있는 절이라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하며 과거 스님이 안 계셨는지

절 관리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작년인가부터 조계종 스님이 초파일에 등을 달고 있는 모습을 봤다.

사실 절에 가서 스님에게 법문이라도 듣고 오는 날이 가장 행복한 날인데 스님이 안계시면

절에 가던지 집에서 하던지 따로 특별한 기도는 하지 않는 나로서는

스님이 안 계시는 절은 가는 것이 꺼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습성인 듯 하다.

저번 일요일 벼르고 별러 스님이라도 친견할까 하고 칠보사를 갔는데 인적이 없어 그냥 다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유원지를 따라 남문을 향 해 올라가면 백련사라는 절을 만날 수 있다.

여기는 어느 종단에 속하는 곳인지 잘 가늠이 안 되는 곳이지민 등산로 옆에 붙어있어서

언젠가 저녁에 와서 기도를 해도 되느냐고 스님에게 물었는데 저녁에는 안 된다고 한다.

주로 영가천도 의식을 많이 하는 절인 듯 하고 방생이나 유명사찰 순례 등도 자주하는 절이다.

단체로 당일이나 12일 지방의 유명 사찰을 다니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참석을 해야지 마음만 내었을뿐

직장관계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참석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남문으로 올라가다 우측으로 빠지면 덕운사와 영도사라는 절이 나온다.

덕운사는 하산하는 길에 자주 이용하는 절터인데 가끔 스님이 절 마당에 나와 계시다가

지나가는 등산객과 한담을 주고받기도 하는데 스님이 키는 작아도 붙임성이 좋고

인상도 편한 분이라서 거리감도 느끼지 않아 친근감이 느껴졌다.

아주 작은 화단이 있는데 처음 보는 꽃도 많이 심어져 있고 그 위로 텃밭은 꽤 크다.

조금 있으면 도량 안에는 자주색 목련이 활짝 피어있을 것이다.

 

영도사는 선교종이라고 되어있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는데 선교종 말사인 듯 하고 선교종은 말 그대로 선()과 교()를 동시에

공부 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추측을 할 뿐이다.

이 절은 불이 나서 일부 요사채가 탔는데 스님은 안 계신지 한번도 본 적은 없다.

언젠가 법당 문이 열려 있길래 들여다보니 법고와 법종 등이 있어서

법회를 하나 보다 생각은 했지만 스님은 만나 뵌 적이 없고 법당 앞에 열반하신 스님 부탑이 있다.

예전에는 이 절도 꽤나 융성한 적이 있었다는데 아마 열반하신 스님이 살아 계셨을 때 인가 보다.

등산을 하다보면 가끔 이 절 차량이 운행을 하는 것으로 보아 스님이 법회를 하긴 하는 것 같은데

도통 사람을 만나 얘기를 할 기회가 없으니...언젠가 인연이 될 것이다...^^

 

남문으로 올라가는 길 쪽에서 가장 큰 절이 아마 약사사일 것이다.

유원지 초입에서 얼마 올라가지 않으면 우측으로 약사사 가는 길이 나온다.

길 옆으로 부처님 법문과 부처님 조형물을 불사한 신도의 이름과 사주가 적힌 비석이 줄지어 서 있다.

상당히 많은 조형물이 있는데 조성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었을 것이라 짐작이 간다.

길 따라 한참 올라가면 약사사 일주문겸 입구가 나오는데 오늘은 그 문으로 안 들어가고

우측으로 돌아가면 해탈문이 있는데 그 문을 통해서 올라 가 보기로 했다.

사실 항상 같은 길로 다니면 그곳 밖에 모르니 때론 다른 길로 가 보는 것도 중요하다...ㅎㅎㅎ

 

 

처음 만난 분이 포대화상이다.

탁발인지 동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다 성불한 분이라고 한다.

불룩한 배와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이 인간적이다...ㅎㅎㅎ

경사가 심한 곳을 절개하고 조성해서 만든 절이라서 옹벽이 많은데 자칫 삭막하기 쉬운 풍경을

이처럼 작은돌을 이용해서 옹벽에 만들어 붙이고 그 위에 저 많은 종을 달아 놓으니

위는 큰 종이고 점점이 박힌 돌조차 작은 종처럼 보여 일시에 울려 일깨움을 주는 듯 하다.

 

 

눈으로 가파르게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가니 해탈문이라고 쓴 현판이 보인다.

등산을 하다보면 올라갈 때는 힘이 들어도 올라가서 아래를 보면

발아래 펼쳐진 풍광에 이곳이 바로 극락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해탈문에 오르는 계단을 무심으로 오르는 경지에 이르다 보면

저절로 해탈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ㅎㅎㅎ

 

 

탑인 듯 혹은 불상인 듯 알송달송한 모습이다.

모든 모양이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리 보인다고 하는데....그럼 부처님이라고 해야 할 듯...^^

 

 

해탈문을 오르다 문득 옆을 보니 미륵보살인가 손을 들어 나에게 반가움을 표시한다....^^

나...도...반...갑...습...니...다.....()()()

 

해탈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니 진열장 안에 선물 받은 것들을 모아놓은 듯

여러 형상의 물건 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얼굴형이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의 이 불상에 마음이 끌렸다.

나무로 된 것이 따뜻한 느낌을 주었고 마치 목향이 풍겨 나오는 듯 해서 저절로 기분이 좋았다.

 

이 약사사는 여래종이라는 종단이다.

이름에서 풍기듯이 약사여래불을 모시는 종단인 듯 한데 약사를 빼고 여래종이라 칭한 듯 하다.

내가 다니던 평창 절도 조계약불종이라는 종단으로 큰스님이 창종(創宗)을 했었다.

병을 고치는 절답게 약사여래불을 모셨는데 약사여래불에서 약불을 따 종단을 만들었다.

이 약사사도 이런 맥락에서 약사여래불에서 여래를 따 만든 종단으로 알고 있다.

창종을 하신 스님이 누군지는 몰라도 언젠가 달마도를 큰스님이 그렸다고 판매를 하고 있었는데

달마도에서 좋은 기운이 나왔던 기억이 있다...^^

 

저번 토요일에 등산을 하고 일요일에도 북문까지 등산을 했다.

중간에 3.1절이 끼어 쉬는 바람에 또 등산을 했는데 이번 34일 토요일에는

사무실에 손님이 와서 등산을 하지 못했다가 일요일에 산보겸 등산을 하게 되었다.

정상까지 가는 것에서 벗어나 이절 저절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다니다 보니

그래도 한 두시간 정도 산행을 한 것 같았다.

사실 산행을 하면 약사사 가는 길로 등산하는 일은 거의 없다보니

매주 산행을 하더라도 약사사를 가는 일은 1년에 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더구나 정문이 아닌 샛길로 약사사를 들어가는 일은 더 없었는데 모처럼 고정된 길에서 벗어나

다른 길을 선택을 하니 못 보던 것을 보게 되는 호사를 누렸다.

그러니 아는 길은 익숙해서 좋고 모르는 길은 새로움에 설레임이 있어서 좋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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