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지리산여행-함양문수사

敎當 2016. 9. 10. 17:08

월출산 산행을 다녀 온 이후로 몸의 중심에 꽉 막혀있던 기운이 움직이기 시작을 했다.
정확하게 반을 좌우로 나누어 오른쪽의 기운이 막혀서 왼쪽이 마비가 올 뻔 했던 나는
이런 사실을 감지한 것이 벌써 4~5년 전이었고 그동안 차근차근 꾸준한 정진으로
많이 소통을 시켰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기운이 나타나고 또 다른 기운이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한 마음도 버리고 이 생에 못 닦으면 다음 생에 닦겠다는 마음으로 사니
초조함도 불안함도 어느새 멀리 사라져 하루 하루 정진이 즐거울 따름이다.
그런데 이번 월출산 산행으로 몸에 진짜 많은 변화가 왔다.
그래서 날을 잡아서 아예 몇 번을 더 올라갔다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작년에 내 고객으로 알게된 분이 오랜만에 식사나 함께 하자고 연락이 왔다.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니 나에게 월출산을 권해준 분이 바로 이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월출산을 권해주었지만 ID로는 누군인지 알 수가 없어서 정보를 얻으려고 했지만
클릭도 되지 않고 해서 답답했었는데 지척에 두고...인터넷의 또 다른 폐단이다...ㅎㅎㅎ
이 분(한거사님)은 우리나라에서는 소승불교라고 일컬어지는 <미얀마불교>로
위빠사나 위주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미얀마에 가서 몇 달씩 출가를 하고 올 정도로 열심이다
이런저런 애기를 하다 인터넷으로 알게된 <함양 문수사>라는 절 얘기를 했다가
의기가 투합되어 함께 함께 문수사를 갔다가 지리산 천왕봉 산행을 하기로 했다.
사실 지리산 천왕봉에 가보고 싶었는데 지리산이 넓고 무수한 등산로가 있어서
초행이라 지리산에 대해 아무 정보도 없는 나로서는 그림의 떡이었는데 가뭄의 단비를 만났다
그래서 1박 2일이나 2박 3일 일정으로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었다.



나름 카페를 통해서 문수사로 가는 정보를 검색을 했다.



문수사 카페에 올라온 글인데 혼자여행을 했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문정에서 문수사까지 걸어서 갔을 것이다....ㅎㅎㅎ


동서울터미널에서 함양(요금 18,000원)까지 10시 30분쯤 출발한 버스는
예정시간 보다 조금 더 연착이 되어 도착을 했다. 
함양 터미널에 내리니 <산삼축제>를 한다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한거사님은 지리산 산행을 위해 함양에 여러번 와 봤기에 맛있다는 식당으로 바로 들어갔다.
어디가 잘 하는지 어디가 맛있는지 고민하지 않아서 좋았다...ㅎㅎㅎ
점심 요기를 하고 문수사를 가려고 하는데 교통편이 좋지않다.
그래서 택시를 불러서 타고 함양 문수사로 향했다.



문수사라는 이정표가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고 나도 마음이 놓였다.


문수사로 올라가는 길은 험했는데 특히 꼬불꼬불 하면서도 시야가 확보가 안 되어
택시기사님은 자꾸 엉덩이를 들고 시야를 확보하면서 가는 바람에 조금 불안하기도 했다.
예전 평창의 원각사에 다닐 때에도 올라가는 길이 험하고 가파랐지만 사야는 확보되었는데
이 문수사는 원각사보다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시야가 교묘하게 확보가 안 되는 곳이었다.



어릴적에나 봤던 이런 다랑이 논이 올라가는 길에 좌우로 있었는데 정겨웠다.



문수사로 가는 길목에는 이처럼 전원주택이 숨은 그림처럼 곳곳에 있었는데
이 집은 택시기사님이 아는 집인 듯 차를 세우고 물건을 전달해 주었다.



산을 절개하고 무너지지 않게 돌을 쌓고.....



문수사 초입에 있는 약수터에 초가지붕을 얹어 친근하면서도 멋스러움을 자아낸다.
주지스님의 소탈하면서도 멋스러운 마음이 잘 나타나고 있는 듯 하다...^^


문수사에는 같이 간 한거사님이 전화를 했다.
스테이를 할 수 없다는 말에 잠시 주지스님을 뵙기로 하고 택시는 그대로 대기시켰다.
절은 원래 비구니스님이 불사를 했다는데 토지는 조개종 종단소유이고
건축물은 불사를 일으키신 비구니 스님 이름으로 등재가 되어
토지와 건물의 소유주가 달라 비구니스님 열반 후 관련 있는 분이 건물을 매각하면서
소송까지 가는 불상사를 겪었지만 원만하게 해결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 생각으로는 말사에서 소송 등으로 문제가 생기면 종단에서 지원을 해 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종단에서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오롯이 스님 원력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절의 규모나 신도의 접근성으로 보아 절살림이 뻔하고 적은 돈이 들어 간 것도 아닌데.....ㅠ
보지 않았어도 주지스님의 마음고생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대웅전에 들어가 절을 하려고 했지만 문이 잠겨서 들어 갈 수 없었다.
절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던 습관이 있어 사진 오른쪽과 중앙을 살펴봤지만
문이 잠겨서 못 들어갔는데 사진 왼쪽의 문이 열려 있다는걸 나중에야 알았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는 부처님 전에 절을 할 수 있었다...()()()



대웅전 앞에 있는 석탑인데 단아한 것이 마음을 안정시킨다...^^



대웅전 뒤로 삼성각이 있었다.



대웅전 좌측으로 문수전이 따로 있었다.


절 이름이 문수사인 만큼 들어가 보고 궁금한 것을 주지스님에게 물었어야 했는데
경황이 없어서 묻지도 못하고 들어 가 보지도 못하고 와서 지금 보니 섭섭하다.
사실 주지스님과 차담을 했는데 택시를 대절해서 왔고 지금 절 입구에서
택시기사님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자 모시고 와 차라도 한잔 하시라고 하는 바람에
차담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기사님 모시러 가고....ㅎ
이처럼 마음 써 주시는데 기사님은 술이라면 모를까....하면서 한사코 안 들어간다고 한다.
물론 운전하시는 분이 술을 드실리는 없겠지만 종교가 달라서 그런가 하고
계속 권유하기를 포기하고 그냥 혼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종각이 보이고 좌측으로 보이는 곳이 신도 요사채 인 듯 싶었다.


 

종무소가 딸린 주지스님이 기거하시는 곳이다.


같이 간 도반에게 주지스님인 원덕스님이

도솔암에서 15년간 목숨을 걸고 수행을 했고 와선을 했다고 하자

위빠사나에 관심이 많아 미얀마까지 다녀올 정도로 관심이 많은 한거사님은

문수사에 같이 가자고 자청(自請)을 했다.
그래서 문수사와 지리산 산행이 이루어 진 것이다.
이런 마음이니 차담 도중에 택시기사님을 모시러 내가 기꺼이 갔다 왔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주지스님에게 시간을 아껴 물어 보라는 생각에서였다.
물론 평상시 궁금한 것들을 잘 물어 봤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ㅎㅎㅎ


참선을 하시는 스님의 눈빛은 살아있다고 해야 하나 깨어있다고 해야 하나..^^
식(識)이 맑아져서 그런지 참선을 하시는 스님의 눈빛은 맑으면서 깊이가 있다.
원덕스님의 눈빛도 그러했는데 고행을 하시는 스님들의 문제가
식은 맑아졌을지 몰라도 건강은 상당히 좋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스님도 연신 헛기침을 하시는 것이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걱정이되었다.
예전에 부천에 계시던 토굴에서 정진하셨다는 스님도 귀에 중이염이 발생하면서
제대로 치료가 안 되어 나중에 귀가 잘 안 들려 고생을 하고 계셨는데
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택을 한 것이 참선과 산행을 병행하는 것이었다.


처음 문수사를 알게 된 것이 <도솔암 수행일기>라는 글을 통해서였는데
이 글이 인기가 있어서 이번에 어느 보살님의 보시로 인해 책으로 출간 될 예정이라고 한다. 
보통 남의 수행기록을 담은 책은 잘 안 읽는데 이것은 책으로 나오면 꼭 사서 볼 예정이다.
문수사 카페를 통해서 본 원덕스님의 모습은 원만했는데 이번에 직접 뵈니
좀 야위신 것 같고 공양주 보살님도 안 계신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문수사 주변으로 소나무 숲이 빼곡하게 들어 서 있다.
솔향기도 좋고 기운도 좋아서 청정한 마음을 담고 올 수 있었다.
잠시 머물다 왔지만 스님이 내어준 보리순차의 향기도 좋았고 소담하면서도 단아한 문수사의 풍경도 좋았다.
처음 보는 방문객에게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절의 사정도 들려주시고
절 입구가지 배웅 해 주신 스님의 따스한 마음에 다시한번 시간을 내어야겠다는 소박한 발심을 내게 해 주었다.
항상 건강하시고 성불하시기를 발원드리면서 글을 맺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