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자연의 기운(氣運)변화

敎當 2016. 8. 1. 22:41

연일 찌는 듯한 더위에 집에 있는 것이 힘들다.
선풍기 바람도 잠시뿐, 조금 지나면 오히려 더운 바람이 나온다.
에어콘 바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선풍기에 의지해서 여름을 나는데
올 여름은 유독 덥다는 생각에 어디론가 가야 할 듯한 강박(?)에 시달린다...^^
휴가철이라 도로는 연일 주차장이라고 하는데 번잡한 것을 싫어하는 나는
휴가철을 피해 시간을 내서 산사에 머물 예정인데 그때가지 열기와 싸워야 하는 현실이 문제다.
그러니 시간만 나면 별로 돈도 들지 않고 자연풍이 일품인 산을 찾게 된다.
사실 이 산행이라는 것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인데 산을 잘 모르는 사람은
전화를 했다가 산이라는 말에 “이 더위에!” 하면서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염려를 한다.
하지만 산에 가면 산이 주는 수려함과 아늑함 그리고 포근함까지 내려오기가 싫다.
그러다 보니 엊그제 산에 갔었는데 오늘 또 산을 갈 수 밖에 없었다...ㅎㅎㅎ


기(氣) 공부를 하다 보니 사람의 기운은 물론이고 자연의 기운도 느낀다.
어떤 사람은 기운이 많이 막혀 있었는데 갑자기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어떤 사람은 기운이 좋았는데 갑자기 막혀서 안 좋은 경우도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몸의 기운의 변화를 알기 때문에 많이 안 좋은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얘기를 해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
자기 몸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는 착각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큰 병이 온다고 해도 전조증상은 별다른 것이 없어서 아주 미세한 변화만 있을 뿐이다.
암(癌)이라고 하면 대단히 큰 병으로 생각하는데 그 전조증상이 강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기에 다 발견되어야하는데 강한 병임에도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다가
어떤 계기로 병원을 찾게 되면서 누구는 1기에 누구는 말기에 발견하기도 한다.
그러니 전조증상이 강하게 오겠지 하는 생각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평소에 유심히 몸을 관찰하지 않으면 초기에 발견 하는 건 쉽지 않다.  


사람의 몸은 자연의 축소판 혹은 우주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이 대지의 기운도 계절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한산성 산행을 하면 남문을 지나 수어장대에서 암문으로 빠져나와
남한강 약수를 지나 마천동으로 갔다가 다시 서문으로 올라온다.
이 암문을 빠져나와 얼마 가지 않았는데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팔뚝에 막혔던 기운이 얼음이 녹듯이 열기에 의해 빠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 곳을 일주일에 한번은 지나치는데 평상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기운이다.
분명히 열기는 맞는데 한여름에 무더운 기운이 아니라 기분이 좋은 열기라는 것이 다르다.
남한강 약수터가지 가면서 두 곳에서 기운을 느꼈는데
기감(氣感)이 예민한 분은 아마 그 자리에 간다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수어장대 암문에서 나와 얼마 가지 않아서 좌측으로 꺽이는 부분이 있는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기운이 좋다고 생각되어지는 자리다.
사진에서 보면 중앙 하단에 나무뿌리가 보이는데 바로 그 위(붉은 원)에서 보니 열기가 느껴졌다.
요즈음 팔쪽(어깨부터 손끝까지)에 막힌 기운이 소통이 되고 있는데
팔꿈치 부분까지는 소통이 되었고 그 아랫부분이 막혀있는데
이 자리에 서 보니 지기를 받아 막힌 그곳이 열기에 녹아내리듯이 소통이 되었다.



이 곳은 처음 자리로부터 더 내려오면 만나는 자리다.
돌로 둘러쌓여 있는 붉은원 자리에 서니 지기로부터 나오는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작년 여름에도 이 길을 지나다녔는데 작년에는 없었던 기운이다. 
바위도 그리 크지 않은데 그날 바람도 조금 불었지만 이 자리에 서면 바람도 없고
이 자리를 벗어나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런 경험은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등산을 하면서 이런 자리를 찾아 기를 느껴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자주 볼 수 없었던 꽃인데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있다.
꽃도 아름답지만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처음 이 향기를 맡았을 때는 너무 강해서 거부감도 있었는데 지금은 적응이 되었는지
그다지 거부감은 없는 것이 사람의 적응력이란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땀으로 잦은 것은 몸뿐이 아니며 옷도 상의 하의 가릴 것 없이 다 젖었다.
날도 덥고 그리 시간에 쫒기는 입장도 아니라서 잠시 누워 하늘을 보니 잎이 빼곡하다.
선들바람에 솔솔 잠이 오는 것을 뿌리치고 하산을 하였다.



누가 이런 아름다운 자태로 산행하는 나를 기다리며 반겨줄 것인가!
산들 바람에 흔들리는 꽃을 찍으려고 호흡을 멈추고.....찰칵!

세상 모든 사람이 이처럼 아름다운 자태로 살아 기쁨을 준다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 될까!
잠시 망상 같은 이상에 빠져들게 하는 것도 아름다운 꽃을 보고 감흥에 젖었기 때문이리라.
슬픔을 보고 슬퍼하고 아름다움을 보고 아름답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때론 가면을 쓴 위선자처럼 감정과는 반대로 살아야 하는 삶이 힘들게 하기도 한다.
그런 힘든 삶을 버리고 감정에 충실한 삶을 살게 위해서 산행도 하고 수행도 하는 중이니
내 생각대로 의지대로 사는 날이 멀지 않을 것이라 확신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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