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마음이 달라지면 달리보이는 것

敎當 2016. 7. 5. 13:47

밤새 내리던 비가 아직도 사납게 내리고 있다.
토요일 일요일 연이어 산에 다녀왔기에 망정이지 찌뿌둥한 한주가 시작 될 뻔 했다.
한동안 몸에 막한 해묵은 기운이 풀리면서 힘들었는데 이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면서
오랜만에 연이은 산행에도 별로 힘든 줄 모르고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예전에는 그저 산에 오르는 것이 일이었는데 이젠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경치만 보고 걷는 산행이 아니라 이리저리 작은 풀이라도 관심을 가져주면서 산행을 한다.
저런 작은 꽃과 풀들이 언제 내 마음속에 들어 온 작이 있었는지...ㅎㅎㅎ
그저 크고 웅장한 것에 마음 뺏기던 시절인연을 지나 작은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이제까지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던 많은 신세계와 만날 수 있었다. 



요즈음 산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꽃인데 이렇게 자세히 보기는 처음이다.
모여 있어도 아름답지만 자세히 보면 꽃 하나하나 너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인가...^^.....꽃이 아름다우니 아름다운 나비가 날아들었다.
중학교 때(아마 그럴 것이다...^^) 배운 근묵자흑(近墨者黑)이란 말이 생각이 났다.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뜻인데 나쁜 사람과 가까이 하면 나빠지기 쉽고
아름다운 사람과 가까이하면 아름다워진다는 뜻일 것이다.





산딸기, 뱀딸기, 복분자 등 붉게 익어가는 여름이 지천으로 널려있었다.
어릴적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에는 훌륭한 간식거리였는데
지금은 산에 병충해 방재약을 뿌려서 유실수나 산나물을 채취하지 말라는 경고문구를 보면서
그냥 마음속에 익어가는 추억으로 간직하고 올 수 밖에 없었다...ㅎ



여름 산이나 들에는 유난히 붉은색이 넘쳐난다...붉은색이 그래서 여름을 상징하나 보다..^^
요건 예전에는 잘 못 보던 나무였는데 일부러 심어놓은 듯 지금은 자주 볼 수 있다.
홀로 있는 것은 그대로 아름답고 모여 있는 것도 모여서 아름답다.



남한산성이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소나무다.
이 소나무는 북문에서 동장대로 가는 길목에 있는데 좋은 기운이 나온다.
예전에 기수련에 재미를 붙인 초보 때는 일부러 이 나무 앞에 서서 기운을 받기도 했다. 
밀고 당기는 기운에 몸을 맡기면서 한 겨울에도 한참을 서 있었는데...ㅎ



공간만 있으면 넓게 자리를 차지하고 자라는 식물인데 언제부터인가 많이 보인다.
산에 다니면서 느끼는건데 예전에 우리 어릴 적에 보던 식물과 지금은 식물군이 많이 다르다.
과거 채송화나 맨드라미 등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꽃은 지금은 찾기 힘들고
조금 더 훨씬 화려하고 다양한 종의 꽃들이 산이며 집 뜰에 심어져 있다.
옷만 유행을 타는 것이 아니라 식물도 유행을 타는가 보다.



산에서 만난 외딴 곳에 핀 수국의 한 종류인 듯 싶다.
얼마 전에 화원에서 사온 수국과 꽃 색깔만 다르다.



이 둥글레는 일부러 심어 놓은 것 같다.
산 이곳 저곳에 심어져 있는데 이젠 제법 큰 둥글레도 발견 할 수 있었다.



동장대 가는 길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둥글레다.
길 양쪽으로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 예전 같으면 몸에 좋은 약초라고 막 캐가기도 하련만
성숙된 시민의식 덕분인지 그런 얌채족은 찾아보기 힘들다.



생명력이라는것!
동장대로 오르는 길 위에 침목으로 만든 계단이 있는데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목임에도
이름 모를 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원래부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지옥도 적응하면 극락이라는데 척박한 침목 위에도 생명은 자라나고 있었다.



사실 꽃도 아닌 이런 풀이 아름다울 것이라고는 생각 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는데 그것은 내가 가진 편견이었다.
풀도 여느 꽃 못지않게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인가 보다.



흔하디흔한 토끼풀도 여름을 장엄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아름다운 이유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서 생긴 일이다...()()()



모든 길은 장안으로 통한다고 했던가!
특히 끊어진 듯 이어져 있는 산길을 가다보면 우리의 앞길도 이처럼
보였다가 보이지 않다가 하는 것이 인생과 산길이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길이 없다고 생각이 들지만 막상 가보면 또 다른 길이 이어져 있음을 일 수 있다.
그러니 안 보인다고 미리 좌절 할 필요는 없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망월사로 내려가려던 것이 현절사로 내려오게 되었다.
때론 예상 못했던 길로 가게 되는데 이처럼 새로운 전기를 맞이 할 수 있는게 세상살이다.
오늘은 망월사 보다는 현절사와 인연이 닿았나 보다...^^



화친을 하던지 죽기를 각오하고 싸움을 하던지 방법만 다르지 나라를 위하는 마음 아니었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이처럼 죽기를 각오하고 나라를 지키는 이가 있어서 후손들이 조국에서 숨 쉴 수 있다.



현절시 옆 풀숲에는 망초와 더불어 나리꽃이 활짝 피었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이름은 틀렸을지도 모르지만 이름이 뭐 중요한가요...^^)
유독 이 꽃이 많이 핀 이유는 3인의 정절이 핏빛으로 물들어 붉게 피어난 것은 아닌지...()()()



현절사를 지나 성벽을 하산을 하는데 처움보는 꽃이 피어있었다.
무성하게 자라난 수술대가 장군의 수염처럼 눈길을 끈다.



사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색이 보라색이다.
꽃 주머니마다 신비로운 사연을 담은 향기가 하늘로 피어오르는 듯 하다.


자주 가는 산이지만 갈 때 마다 모습이 다르다.
아마 갈 때 마다 마음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며 보는 시각이 달라져서 일 것이다.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보는 관점에 따라 아름답게도 보이고 하찮게도 보인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이상을 가고 쉴 때면 요일 가리지 않고 산행을 하는데도
산이며 돌이며 풀이며 구름과 바람까지 모든 것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쁜 마음 다 내려놓고 넉넉해진 마음 때문은 아닌지 감사하며 살고 있다.
이토록 뛰는 가슴~~♪ 그 때는 몰랐었네~~♫


'삶 그리고 이야기 > 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터넷쇼핑과 중고컴퓨터  (0) 2016.07.27
언제 하늘을 쳐다봤는지....  (0) 2016.07.15
친구신청  (0) 2016.06.28
청량산 산불  (0) 2016.06.16
수도사와 양계장 주인  (0) 2016.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