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대구 팔공산 산행

敎當 2016. 4. 19. 12:05

팔공산 산행을 결심하고 대충 짐을 싼 후 잠자리에 들면서 알람을 새벽 4시에 맞춰 놓았다.
아침 수련을 한 시간 반 정도 하고 난 후 세면을 하고 첫차를 타면 되었기 때문이다.
알람에 맞춰 아침 4시에 일어나 수련을 했는데 수련이 너무 잘 되었다.
이럴 때면 보통 1시간의 참선(혹은 기수련)과 30분의 독경을 하는데 잘 되다보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시간이 초과되었다.
그래도 조금 여유 있게 시간을 잡았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이 첫차를 타고 동대구로 향했다.



동대구에 도착해서 물어물어 버스를 타고 갓바위 등산이 시작되는 곳까지 가니
이미 시간은 11시 30분을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이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 마침 주변이 식당촌이라 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이럴 때는 소화에 큰 무리가 없는 산채비빔밥이 제일 무난한 듯하다...^^
일단 코스를 갓바위에 갔다가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을 찍고 동화사로 내려오기로 하였다.
비로봉이 1192,8m로 높기도 하지만 바위산이라 만만치 않은 산행이 될 듯 싶었다.



갓바위가 유명한 만큼 갓바위를 오르다 보니 오르는 길목에 절이 참 많이 있었다.
갓바위 집단시설지구라는 곳에서 출발을 하면서 처음 만나는 곳이 관음사였다.



자신의 아픈 부위에 해당하는 곳을 부처님의 법체(法體)에 손을 대고 관세음보살을 염하면
병이 낫는다는 소재불(消災佛)이며 제병등신불(際病等身佛)이다.
고불(古佛)로써 병을 치유하는 영험 있는 부처님이시라고 한다.



소재불(消災佛) 뒤로 극락전(極樂殿)이 보인다.



관음사에서 조금 더 올라가니 관암사(冠岩寺)라는 절이 나온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비석인데 이끼 낀 비석이 오래된 절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관암사(冠岩寺)라는 절 명칭은 한문 그대로 풀이하면 갓바위 절이라는 뜻이다.
갓 바위라고 잘 알려진 관봉 정상의 약사여래 부처님에 관한 내용이 표지판에 상세히 나와 있다.
지금은 어떤 연유인지 몰라도 선본사라는 절에서 관리를 하고 있었다.



관암사 올라가는 길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팔공산이 바위산답게 바위를 이용해서 석축을 쌓고 그 위에 건축을 하였다.



성문처럼 생긴 아치형의 관문위로 길이 나 있었다. 
왼쪽으로는 삼성각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관암사 가는 길이다.



보통의 삼성각은 대웅전 뒤편 더 높은 곳에 있는데 여기에는 절 초입에 따로 있었다.



절의 가장 위에 약사전을 모셔 놓았다.



약사전 아래 맑은 약수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약사전 아래 대웅전이 자리하고 있었다.



대웅전에 오르는 계단 중앙에 새겨진 용 형상의 분리대이다.



대웅전 우측으로 바위에 새겨진 부처님인데 붉은 진달래 무리로 인해
화관(花冠)을 쓴 듯한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대웅전에서 내려오면서 좌측으로 있는 전각인데 지장전인 듯하다.
한문에 약한데다 흘려 쓴 글씨라 가늠하기 어렵지만 지장보살 독경기도를 하는 것으로 보아
지장전(地藏殿)이라 쓴 것으로 보인다...^^



대웅전 아래 오른쪽 전각인데 관음전이라 써있었다.



관암사 종각의 모습이다.
관암사 본 건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 이 종각인 셈이다.


관암사를 둘러보고 갓바위를 향해 더 올라갔다.
올라가다 보니 용주암이라는 절이 보이는데 갓바위와 반대쪽이라 그냥 갓바위쪽으로 올라갔다.
용주암 갈림길에서 갓바위로 가는 길은 그리 어려운 길이 아니고 둘레길처럼 평탄하였다.
길 따라 가다보니 약사암이라는 절이 나온다.



약사암이라는 절 명칭이 말해주듯이 병을 고치는 것을 주로 하는 암자다.
삼천분의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고 하니 그수효가 엄청나다.
한 부처님 부처님 마다 절을 올리면 저절로 삼천배는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등 앞으로 네 분의 부처님을 모셔 놓았다.
보통 부처님을 법당 안에 모시는 것과는 달라 눈길을 끌었다.
부처님의 형상도 일반 온화한 미소를 띄고 있는 것과는 사못 그 표정이 다르다.



이들은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호법신장(護法神將)인 듯하다.
보통 절에 가면 일주문 바로 옆에 사대천왕이 있는데 아마 그런 의미일 것이다.



석탑에 조성된 원숭이가 이국적인 맛을 더 해준다.
우리나라 탑에서 잘 볼 수 없는 것인데 소승불교와 연관이 있는 탑이 아닐까 추측 해 본다.



부처님 머리 위에 11분의 부처님을 모시고 계시며 손에는 호로병을 들고 있었다.
약사여래부처님인지 십일면보살님인지 관세음보살님인지 잘 모르겠다...ㅎㅎㅎ
절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따로 안내를 하는 곳도 없고 아예 사람이 없는 곳도 많아
따로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아서 불교문화를 알아 가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
어떤 남자분이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하산하는 길목에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이라는 글이 선명하다.
욕되게 해도 참고 견딘다.....()()()



약사암을 끼고 관봉으로 오르는 길은 이제 이처럼 험한 산길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이런 팬스가 설치되어 있어서 안전하게 산을 오를 수 있었다.



관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선본사를 통해서 올라가는 길과 다른 하나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빠지면
위 사진처럼 선본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선본사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이다.
여기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거의 모든 불자가 갓바위로 향하고 있었다.



선본사 법당 앞에 있는 탑인데 일부 신심이 두터운(?) 신도들은 이 탑을 중심으로 탑돌이를 하고 있었다.



선본사에서 갓바위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돌계단으로 되어 있었다.
오색 등이 갓바위로 올라가는 길을 인도하는 듯 하였다.



오랜 숙원이었던 갓바위에 드디어 도착을 했다.
통일신라 시대에 조성이 되었다 하니 천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마주할 수 있었다.



갓을 쓴 모양도 특이했지만 표정이 잔뜩 굳어 있는 듯이 보였다...ㅎㅎㅎ
아마 내 마음이 잔뜩 긴장을 해서 그렇게 보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기도를 하러 갓바위에 오셨다.

저마다의 사연과 염원을 담아 정말 열심히 간절하게 기도를 하고 있었다.



여기는 동전을 붙이고 잘 붙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바위인 듯하다.



이처럼 많은 분들이 초공양을 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이 초를 다 자루에 담아 치우고 다른 사람들의 초 공양을 받는 듯 했다.
사진을 찍고 나도 기도를 좀 했는데 일어나려니 초를 불을 끄고 자루에 담고 있었다.


갓바위에 올라 사진을 찍고 기도를 하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2시를 넘고 있었다.
난 비로봉으로 가기위한 산행을 하기 위해 선본사로 해서 이정표를 찾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
선본사에서 조금 내려오니 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었고 난 이 길로 올라갔다.
막상 올라가 보니 갓바위를 오르는 또 다른 길이었다.
결국 갓바위를 선본사를 통해서 또 다른 길을 통해서 두 번이나 올라간 셈이다.
마침 장사를 하시는 분이 있어서 비로봉 가는 길을 물으니 아래로 조금 내려가면 된다고 한다.


문제는 계획된 산행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었다.
등산복을 입은 분이 있어서 비로봉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니 7시간 걸린다고 한다...헉!
벌써 두시가 넘었는데 아무래도 비로봉까지 간다는 것은 무리인 듯싶었다.
그래서 일단 가는데 까지 가 보고 4시 되면 다시 되돌아오려고 길을 나섰다.



관봉에서 유스호스텔 길로 조금 내려오니 우측으로 선본재 가는 길이 나온다.
좌측 나무 끝을 지나면 바로 밧줄을 타고 오르는 등산로가 시작이 된다...ㅎㅎㅎ



선본재에서 바라보니 전방에 보이는 바위가 갓바위고 좌측으로 선본사가 보인다.



저 앞에 보이는 바위가 노적봉이 아닌가 짐작만 갈뿐이다.
사람도 없고 이정표도 없어서 알 수가 없어 답답했다.
가는 길이 바위산이었고 사람도 없어 을씨년스러웠다.
더구나 시간이 없어 비로봉까지 가지 못한다는 마음에 마음은 이미 쳐져 있었나 보다.



뒤에 보이는 바위산이 노적봉인지 모르지만 노적봉이라 생각을 했다...ㅎㅎㅎ
바위와 소나무가 절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바위 위에 바위를 올려놓은 듯한 모습이 신기했다. 
홍진영의 노래 <엄지 척!>에 잘 어울리는 듯한 바위 모습이었다...^^



노적봉(891m)과 은혜봉(891m)의 중간쯤에서 찍은 팔공컨트리클럽의 모습이다.
여기에서 보니 저 멀리 비로봉도 보이고 동화사도 보인다.
마음은 급하고 거리는 너무 멀어 보여서 이쯤에서 다시 돌아가기로 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나보다 훨씬 연배로 보이는 할머니 한분을 만났다.
작은 체구에 몸이 엄청 날래신 분이었는데 비로봉까지 못 간 이유를 설명하자
갓바위에서 비로봉까지 3시간 30분쯤 걸린다고 하면서 7시간은 잘못된 정보라고 한다.
여기에서 가는 시간은 오르막이라 더 걸리고 반대로 오면 2시간 30분쯤 걸린다고 한다.
내리막이 많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길을 잘 아는 경우에 3시간 30분 걸릴 것이고 초행길이라 쉽진 않을 것이다.
더구나 시간이 많이 흘러서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 한다는 것도 쉬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에 한 번 더 오기로 하고 일단 하산을 했다.



선본사를 막 지나다 만난 멧돼지다.
어미는 포획되었고 새끼만 남았는데 선본사에서 먹이를 주니 이렇게 올라온다고 한다.



시간이 남아 올라오면서 못 본 용주암에 들렀다.



갓바위에서 헤어진 할머니인데 우연이 여기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 분은 용주암 신도인 듯 공양간에 들러 밥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에게 공양할 것을 권했는데
이상하게 산에 오면 배가 고프지 않고 힘이 남아도는 것을 느낀다.
마침 아침겸 점심도 12시쯤 먹어서 시장기를 전혀 느끼지 않았고
따라서 난 마음만 받고 공양은 하지 않았다.
이 분은 하산하는 방향이 달라 여기에서 헤어졌는데 건강하시라고 따로
인사하는 것이 무색할 만큼 건광관리를 아주 잘 하신 분이었다...^^



관봉에서 바라본 용주암의 전경이다.



용주암 초입에 서 있는 사천왕상의 모습이다.



바위를 깍아 만든 부처님의 온화한 모습이 흰구름과 파란 하늘 그리고 초록의 싱그러움과
대비되어 청량감과 온화하고 따스함 순박함 생명의 기운 등을 동시에 전해 준다.



한쪽 바위면을 포대화상을 선두로 수많은 부처님을 조성 해 놓았다.



용주암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목탁이 놓여져 있었다.
뒤의 기둥과 비교하면 그 크기를 가늠 할 수 있을 것이다.
목탁을 받치고 있는 괴목탁자도 역동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용주암을 구경하고 하산을 해 처음 등산을 시작했던 곳까지 왔다.
이곳에는 버스 시간표가 있어서 유용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도착을 했다.
이 버스를 타고 다시 동대구역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 1시간 남짓 걸렸다.
막상 동대구까지 오기는 했는데 울산 언양까지 이동하는 것이 문제였다.
버스로는 울산으로 가서 다시 언양가는 버스를 타야 했는데 시간이 무지 걸렸다.
울산가는 기차를 타자니 버스와 어떻게 연계 되는지도 몰라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버스를 탔다.

나중에 보니 동대구에서 울산가는 고속철을 타면 언양까지 25분이면 도착을 했다.

울산역이 언양에 있어서 신불산 산행을 하려면 동대구에서 고속철을 타면 되는데 버스를 타면서

금전적(?요건 가격이 얼마인지 몰라서...하지만 고속철이 돈이 덜 들었을 듯)시간적으로 엄청난 손해를 봐야만 했다...ㅠㅠㅠ 


동대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울산까지 1시간 40분쯤 걸린 것으로 기억 된다.
울산에 도착을 해서 물어물어 언양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버스가 언양 읍내까지 무려 1시간 정도 걸렸다.
도착을 하니 이미 시간은 10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발이 몹시 뜨거워진다는 것을 알았다.
발바닥에 열이 나서 그러는 것하고는 또 다른 차원의 얘기고
아마 장거리 산행으로 열이 나서 그랬다면 갓바위 등산할 때 이렇거나
갓바위에서 내려와 동대구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도 이랬어야 하는데...ㅎㅎㅎ
이런 것이 부처님의 가피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몸에 또 다른 변화가 찾아 왔다.


식당을 찾아보니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언양하면 불고기가 유명하다고 하던데
시간이 늦어 불고기집은 문을 닫았고 갈매기살 파는 식당이 눈에 들어 왔다.
할 수 없이 갈매기살을 파는 식당에 들어갔는데 갈매기살은 마늘에 간을 하고
판은 한쪽에는 치즈를 녹여 찍어 먹고 다른 한쪽은 계란을 빵처럼 구워 먹을 수 있는
일종의 퓨전음식점이었는데 일하시는 분이 자기는 갈매기살을 여기서 처음 먹어보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ㅎㅎㅎ


고기는 그런대로 맛이 있었는데 시장해서 더 맛이 있었을 것이다.
신불산 산행을 하려면 언양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등억온천지구로 이동을 해야 한다.
일단 오늘은 시내에서 자고 아침에 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식당 주인이
온천 가서 자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귀뜸을 해 준다.
온천의 모텔에 가면 물이 온천수라는 것이고 택시비도 얼마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이동을 했는데 택시요금은 6500원이 나왔다.
하지만 물은 그다지 좋은지 알지 못할 정도였고 온천지구라 방값은 4만원을 달라고 했다.
할 수 없이 난 돈을 지불하고 숙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시작된 하루 일과에 피곤했는지 바로 잠이 들었다...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