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새로운 산행계획

敎當 2016. 4. 15. 18:39

하루에 산 하나를 등반하는 산행을 했으니 3일 동안 3개의 산을 올랐다.
높은 산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800m급은 되었고 지방에 있어서 충청도와 전라도를 오가며
물어물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산행은 50대 후반에 들어선 나이를 감안하면
그리 호락호락 한 산행은 아니었던 듯싶다.


10년 전 40대 후반에 처음 나선 산행에서 불과 25분에서 30분이면 올라갈 수 있는 정상을
무려 두 번이나 쉬고 올라가야 할 정도로 저질체력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오히려 세월을 거스르는 체력이 되었다는 것에 감사한 산행이었다.


일단 산행을 시작하면 거의 쉬지 않고 걷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혼자 하는 산행의 묘미가 쉬고 싶을 때 쉬고 걷고 싶을 때 걷는 것인데
기수련을 해서 그런지 산에 가면 일단 피곤한 것이 없고 시간이 지나면
다리가 무거워져 힘이 들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가벼워진다.
그러니 보통 4~5시간 정도 산행을 하면 고작 쉬는 시간은 한 5분이 넘지 않는다.


충청의 영동 천태산과 진안 마이산 그리고 임실의 성수산을 차례로 돌고 상경을 했고
특히 성수산 산행을 하면서는 그 날에 걸은 거리가 20km가 훌쩍 넘었을 거리였는데도
몸은 너무 가볍고 정신도 너무 또렷해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산행을 마치고 상경을 한 후 이틀 동안은 너무 몸이 가볍고 편했다.
상체에 막혀있던 냉기가 일시에 하체로 떨어져 풀어헤쳐지면서 다소 불편한 감은 있었는데
3일째가 되자 몸살처럼 한기도 느끼고 하였지만 일상을 못할 정도로 심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쉬고 바로 다음 산행을 이어가려던 계획은 일단 쉬고 보자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밀린 일도 보면서 체력도 보충을 하고 다음 산행 계획을 세웠다.
이번 산행은 조금 더 높은 산을 택하기로 하고 물색을 해 보니 팔공산, 신불산, 무등산...등
이런 유명한 산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생각에 이곳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니
아쉽게도 무등산은 인터넷지도에 정상까지 갈 수 없는 통제구역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일단 대구 팔공산에 갔다가 언양(인터넷 검색에서는 밀양코스를 봐서 밀양에 있는 산 인줄 알았다...ㅎㅎㅎ)의

신불산을 등산하고 나머지는 그때 상황에 따라 정하기로 했다.


막상 집에서 쉬려니 몸도 무거워지는 것 같고, 비도 온다고 하고, 황사도 오고,...
이런 저런 여건을 맞추다 보니 잠깐 들렸다 바로 시작하려던 산행은 늦어지고 있었고
국민이면 해야 하는 선거는 13일로 잡혀 있어서 잘 못하면 선거를 못 할 수도 있고..흠!
그래서 나도 무르게 본능적으로 배낭에 주섬주섬 옷가지를 넣기 시작을 했다.
한번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짐이 많이 줄어 있었다.
혹시나 하고 챙겼던 여러 가지 잡동사니를 빼니 이전보다는 2/3로 무게가 줄었다.
짐을 싸면서 내일부터 산행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까지 꽉 싸고 넣어두고
동대구행 차편을 검색해 보니 고속철이나 고속버스나 비슷한 시간에 떨어진다.
고속버스는 분당에서 바로타면 되는데 고속철은 서울역이나 영등포 혹은 수원으로 이동하고
거기에서 고속철로 환승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기도 해서 동대구행 첫차를 선택했다.



수원까지 가려면 내가 사는 곳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동대구에 9시 52분 도착예정이다.
수원에서 6시 23분 출발하는데 그러자면 적어도 5시에는 집에서 나와야 했다.
반면에 분당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첫차가 6시 40분이고 동대구에 도착하는 시간도 비슷해서
당연히 동대구행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 것이다.
동대구에서 갓바위 가는 버스가 바로 있다고 해서 동대구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평일 아침 첫차라 그런지 승객이 별로 없어서 편하게 내려갈 수 있었다.



팔공산이 산이 높은 만큼 여러 곳에 걸쳐 있어서 대구시와 영천시
그리고 칠곡군에서 오르는 등산로가 있었는데 내 계획은 갓바위를 시작으로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까지 갔다가 동화사로 내려올 예정이었다.



오른쪽 하단의 관음사를 올라 관봉을 끼고 돌아가면 선본사 갓바위가 나온다.
여기에서 노적봉으로 해서 은해봉....비로봉(1192.8)까지 가서 였는데
이날 팔공산 일정은 은해봉 가기 전에서 끝이 나고 말았다...ㅠㅠㅠ


동대구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10시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 된다.
바로 앞에 길 건너에 동대구역이 있었는데 인터넷에서는
이곳 근처에서 갓바위 가는 버스를 타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그래서 주위 사람에게 물어 보았으나 직접 가는 버스가 없으니 하양이라는 곳으로 가서 환승하라는 사람과

어떤 분은 지하도로 내려가서 동대구 뒤편으로 가보라고 하는 사람 등
의견이 분분하여 일단 동대구역 뒤편으로 가려는데 지하로 가는 길을 찾지 못하겠다.
그래서 일단 동대구역으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갔다. 


가다보니 배낭을 메고 가는 아주머니 한 분이 계셔서 무작정 갓바위 가는 길을 물어 보았다.
마침 이분도 갓바위까지 가신다고 하면서 전에 한번 다녀온 경험도 있다고 한다.
무작정 따라 갔는데 걸음이 무척 빠르다...^^

나중에 등산하고 오면서 보니 동대구역을 나오면 팔공산 가는 표시가 있었다.



동대구역에서 나오면 오른쪽으로 꺽어 화살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된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바로 갓바위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우측 동대구역 건물 출입문 위에 파란 간판은 군인들 TMO 사무실이었다.
TMO란 (Transportayion Movement Office의 약자로 국군철도수송지원반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버스를 타고 갓바위 까지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갓바위 올라가는 초입에 도착을 하니 시간은 벌써 11시 30분쯤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팔공산 산행은 시간 내서 다시 쓰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지금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ㅎㅎㅎ
내일은 비도 온다고 하니 몸 조리 잘 해서 연속으로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