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울산 언양 신불산(神佛山) 산행

敎當 2016. 4. 20. 13:44

등억온천지구내 모텔에서 스파를 하고 푹 잔 덕분인지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6시쯤 일어나 기수련을 하고 길을 나서니 8시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 된다.
마침 아침 식사가 가능한 식당이 있어 들어서니 이미 다른 손님이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산행을 하면서 아침이면 습관적으로 비빔밥을 먹었는데 여기에도 산채비빔밥이 있었다.
방풍나물과 산뽕나무로 만든 절임은 나물 고유의 향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서울에서 오는 손님은 이 나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서울손님임을 알았더라면 내 놓지 않았을 것이란 말에 화들짝 놀랄 정도로 맛이 있었다.
식사를 하고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는데 일단의 무리들이 신불산을 향해 간다.


신불산은 간월재의 갈대가 유명해서 가을이면 엄청 많은 관광객이 온다고 한다.
나도 언젠가 방송에서 갈대구경을 온 많은 인파가 간월재 갈대에 불이 나서
곤란을 겪는 모습을 본 적은 있었지만 이 곳이 거기인지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ㅎㅎㅎ
와서 보니 간월재의 갈대가 유명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군립공원인 신불산(神佛山)은 1159m로 신과 부처가 함께하는 산이 된다.
산이 높으면 올라가는 코스가 많은데 자수정동굴쪽에서 올라가는 길과
홍류폭포로 해서 간월재로 오르는 길 그리고 임도를 따라 오르는 길 등 3곳이 있었다.
등억온천 길에서 올라가는 길은 홍류폭포로 해서 올라가는 길과 임도로 가는 길이 수월하다.



등억온천지구의 전경인데 수 많은 숙박시설이 들어 서 있었다.
갑작스런 성장으로 인해서 일시에 무리한 투자가 이루어지다 보니
공사중단과 그로 인해서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현수막을 건 곳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깨끗하게 잘 정돈된 건물과 도로 그리고 벚꽃이 어우러져 있었다.



사진 중앙으로 낮은 곳이 간월재가 있는 곳이다.
간월재를 중심으로 왼쪽으로 한참 가면 신불산 정상이 나오고
바로 오른쪽 높은 산은 1069m의 간월산이다.


난 한 무리지어 지나간 일행을 찾아 나섰지만 그들은 이내 사라지고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산 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올라가기 시작을 하였다.
이 신불산은 초입에 등산 안내판이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런 것은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올라가다 보니 어느새 산자락 아래 위치한 곳까지 도달 했다.



리조트를 끼고 가다보니 이런 표지판이 나왔는데 이걸 보고 일단 입산을 했다.



조금 지나서 이런 표지판이 있었는데 좌측으로 가면 신불산 홍류폭포가 나온다고 되어있다.
이 표지판을 보고 무작정 따라 갔는데 폭포는 나오지 않고 가파른 산길의 연속이었다.
주변에 사람도 없어서 과연 이 길이 등산로가 맞는지도 의심스러울 정도 였다.



사진으로 보면 평이한 길 같지만 실은 엄청 가파른 길이다.
허리를 거의 땅에 붙이고서야 올라 갈 수 있을 정도로 가파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까 간월재라고 써 있던 곳으로 가야 조금 수월한 등산로였고
지금 올라가는 이 길은 가장 험한 코스라는 것을 알았다.



이건 처음보는 나무인데 올라가는 곳곳에 이런 나무가 많이 있었다.
마치 나무 껍질부분에 수채화 물감을 칠 해 놓은 듯이 색이 은은 했다.



산을 오르다 시야가 트인 곳이 있기에 내려다보니 등억온천지구가 발아래 보이고
저 멀리 산 뒤쪽으로는 언양시내가 내려다보인다.



잠시 바위산에 쉬면서 간월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보았다.
땀이 나면서 말라 모자에 소금기로 흰 띠를 두르고 있는 것이 산세를 닮았다...^^



바위산이 그렇듯이 로프를 타고 오르는 구간이 많이 있었다.



신불산 정상 7~8부 능선까지 올라 온 것 같다.
저 멀리 발 아래로 석남면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위산 돌 틈에서도 홀로 소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참으로 생명력이라는 것이 척박한 환경이라도 얼마나 잘 적응하면서
얼마나 끈질기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광경이다.



이 산을 지나야 신불산 정상으로 갈 수 있는 길인데 온통 바위산이다.



신불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이처럼 바위산이 펼쳐져 있다.
일명 공룡능선이라 불리는 곳인데 겨울에 지나가려면 살 떨릴 것 같다...ㅎㅎㅎ



공룡능선 양쪽으로는 이런 절벽이라 한시도 방심 할 수 없는 곳이다.



한발 한발 오르다 보니 어느새 정상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신불산 정상은 오던 길과는 다르게 넓은 평지를 이루고 있었다.



이처럼 정상에는 편히 쉴 수 있도록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삼삼오오 모여 싸온 음식을 나누어 먹고 있었는데 막걸리를 한잔씩 하던 어떤 분이
이처럼 맛있는 막걸리는 처음이라는 말이 귓전을 맴돈다...ㅎㅎㅎ
산 정상에서 먹는 음식이 무엇인들 맛있지 않은 것이 있을까!
사진 좌측으로 신불산 억새평원이 보인다.



신불산 정상에서 잠시 쉬었다가 간월재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누렇게 보이는 것이 유명한 간월재의 억새풀이다.
억새평원은 신불산 억새평원과 간월산 간월재 억새평원이 있다.



지금 봐도 아름다운데 가을에 억새가 피면 진짜 장관을 이룰 것이다.



영남의 알프스라는 자부심 가득한 간월재의 모습이다.
간월재 휴개소 옆으로 간월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이어져 있다.



이곳은 등산을 시작한 곳과 반대편으로 양산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간월재에서 바라본 신불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산림청이 선정한 한국의 100대 명산 중의 하나라는
억새평원의 아름다운 절경에 이런 사연이 숨어 있었다.


간월재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했다.
갈증이 나서 사이다라도 마시고 싶었는데 작은 캔 음료뿐이 없어서 살까 말까 망설이다
캔 사이다 음료 하나와 물 작은 것 하나를 샀는데 각 1000원이라 가격은 저렴했다.
사실 아침에 식당에서 나오면서 산에 가면 약수가 있으려니 생각하고 물을 반만 채워왔는데
기대했던 폭포도 약수도 보지 못해서 물은 이미 바닥이 나 있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500ml 물을 한 병을 사서 챙기고 음료수를 마신 후
등억온천지구로 이어진 임도를 따라 하산을 했다.


길 따라 20m~30m 정도 내려오자 물이 콸콸콸 쏟아지는 약수를 발견했다....헉!
엄마 아빠를 따라 등산 온 꼬마 두 명이 물을 받으면서 <엄마! 엄청 시원해!>라고 외친다.
아! 나도 저런물 마시고 싶었는데...ㅎㅎㅎ
임도를 따라 내려오면 임도 이외의 길로 다니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무분별한 등산으로 인해서 여기저기 길이 생기고 자연이 파손되고 생태계가 파손 된다.
이런 건 산을 찾는 사람으로써 자제를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산을 내려가다 보니 엄청난 크기의 배낭을 지고 올라오는 사람이 자주 보였다.
아마 비박을 준비하면서 올라오는 사람들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산에 올라 따뜻한 차를 나누며 별을 보는 것도
아주 낭만적일 것이란 생각에 부러움이 일렁거렸다.



나무가 아무리 커도 하늘을 다 덮을 수 없듯이
욕심을 아무리 부려도 허공 같은 마음을 다 채울 수 없을 것이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보는 이의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기 때문이다...내 생각..^^



임도를 따라가다 중간에 빠지는 길이 있었지만 끝까지 따라 갔다.
임도가 등억온천과 연결이 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주변에는 사람도 없고 이정표도 없어 난감한 상황에 봉착을 하엿다.
그나마 있던 안내판은 오래되어 필림이 다 벗겨져 있었고 주변에 간월굿당이라는 푯말과
필림이 벗겨진 안내도를 보며 직감으로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길을 따라 계속 내려오니 환상적인 계곡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길을 몰라 답답했던 가슴을 시원하게 씼겨 주기라도 하듯이 시원스레 흘러내리는 계곡물~~~
이 물이 흘러 작천정으로 흐르고 태화강의 원류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천상(정확하진 않다...^^)이라는 곳이었는데 이차선 도로가 나왔다.
좌회전을 하면 야영장이 나오고 우회전을 하면 등억온천으로 향하는 길이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지도를 보고 안 사실이다...^^
이처럼 새로 지은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고 난 이 길을 따라 무작정 걷고 또 걸었다.


아침 9시에 시작된 산행은 등억온천지구로 돌아오니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일단 등억온천 때중탕을 찾아 목욕을 하기로 했는데 목욕비가 6000원이었다.
기대와는 달리 그다지 온천물이 좋은지 알 수 없었지만 싼(?) 가격으로 만족해야 했다.
어찌되었건 그래도 목욕을 하니 한결 몸이 가뿐해 졌다.
버스 시간표를 보니 언양 가는 버스는 아직 한참을 기다려야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4시도 안 되었는데 4시 30분에 도착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그냥 기다리느니
버스가 나가는 방향을 따라 걷고 버스가 오면 타고 갈 요량으로 걸었다.



사진은 등억삼거리에서 찍었는데 난 한참을 더 걸어 내려갔다.
304번 버스는 질러가고 323번 버스는 한참 돌아간다고 한다.


계속 걷다보니 자수정동굴과 언양 시내로 가는 갈림길이 나왔는데 공교롭게도 시간은
4시 30분이 가까워져 있었고 이미 다리는 지쳐 무거워져 있었다.
그래서 여기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타고 가기로 했는데 들어가는 버스를 보지 못했으니
나오는 버스는 언제일지 기약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등억온천지구에 4시 30분 도착한다는 버스는 삼거리에서 기다리다 보니
4시 50분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이거 아무래도 한참을 기다려야 할 듯 싶었다.
그냥 나오는 택시라도 타려고 했지만 공교롭게도 택시도 오지 않았다.


버스 들어가는 시간과 비슷하게 택시가 등억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난 어쩔 수 없이 길에서 꼼짝 없이 기다리는 방법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더 걷기에는 그날 걸은 걸음수가 너무 많아서 힘이 들었다.
내 생각으로 그날 걸은 시간만 최소 7시간이 넘었기 때문이다.
어제 팔공산에서 걸은 것까지 따지면....으흑!


난 내일은 무리해서 또 다른 산을 타기 보다는 여행을 겸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나가 버스가 있으면 일단 울진으로 가기로 했다.

버스가 들어 간지 거의 50분이 넘어서 버스가 나왔다.
그렇게 해서 울산시내까지 나올 수 있었는데 울진 가는 버스는 없고 포항 가는 버스가 있었다.
포항까지 가서 갈아타야 한다는 말에 일단 포항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렇게 신불산 산행은 끝이 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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