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삼일삼등산(三日三登山) 후(後)

敎當 2016. 4. 23. 21:03

하루에 산 하나를 오르는 일을 충북 영동 천태산을 시작으로 진안 마이산 그리고

임실의 성수산 산행을 마친 후에도 기력이 딸리기는커녕 너무 정신이 맑고 기운이 넘쳐

산행을 하는 묘미가 이것이구나 하고 느꼈었다.

이런 저런 문제로 집으로 돌아 온 나는 다시 짐을 꾸려 대구 팔공산을 시작으로

울산 신불산 산행을 하고 갑자기 울릉도로 가 성인봉 등산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멀미라고는 해 본적이 없는 나는 울릉도를 가면서 높은 파도와 강풍으로 인해서 심한 배멀미로 고생을 했는데

다음날 몸을 추스르고 바로 울릉도를 성인봉을 기점으로 반을 가로질러 나래분지로 해서

천부항 그리고 석포를 거쳐 내수전으로 해서 저동으로 돌아오는 강행군을 하였다.

 

무려 9시간 정도를 쉬지 않고 걷다 보니 내수전 둘레길에서 양쪽 허벅지에 마비가 왔다.

이런 상황을 잘 극복하고 집으로 온 나는 이번 산행에서는 저번과 달리 체력적인 한계를 경험하였다.

신불산 산행은 성수산 산행과는 달리 이번에는 왼쪽 종아리가 상당히 아팠는데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상황은 여의치 않아서 왼쪽 종아리의 통증이 여전했다.

난 투표를 마치고 아침겸 점심을 먹고 사우나에 가서 몸을 지질(?)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식성이 좋아 특별히 음식을 가리거나 먹고 싶은 음식이 따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집에서 나올 때 어디 가서 매운탕을 먹어야겠다고 작정을 하고 나왔다...ㅎㅎㅎ

 

선거를 하고 남한산성 아래에 있는 사우나로 향하면서 정해둔 식당이 있는 길을 따라 걸었다.

그런데 길 건너 쪽으로 신호등이 바뀌는 것이 눈에 들어 왔다.

길 건너 은행에 마침 볼 일도 있어서 난 무심코 길을 건넜다.

은행 일을 보고 생각해둔 식당에 가려니 또 길을 건너야 해서 난 그냥 사우나 아래에 있는

동태탕을 잘하는 집이 떠올라 그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시간이고 음식을 잘 하는 집이라 식당 안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난 주방 바로 앞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는데 입구에서는 정 반대쪽이었다.

마침 내 건너편 테이블에는 남녀가 마주앉아 식사를 시키고 있었다.

 

내가 앉은 곳에서 보면 바로 앞에 남자가 있었고 그 건너편에 여자가 있었는데

남자는 상의에 반팔을 입고 있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서 장이 엄청 차가워 냉기가 엄청나게 많았고

또 위에 위궤양 기운과 그 기운을 인해 기운이 막혀 견정혈이 막혀 아파왔다

견정혈은 어깨에 있는 혈자리로 지게를 지면 끈이 누르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니면 견장을 찬사람을 봤을 때 견장이 있는 위치에 있는 근육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아마 내가 좀 무리했다 싶을 정도로 산행을 하지 않았다면 이 기운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을텐데

몸이 좀 부실한 상태였고 앞에 있는 사람의 병기운이 워낙 강하고 나이도 젊어서

그 날의 내 기운으로는 조금 힘이 들었지만 빨리 밥을 먹고 나가면 될 것이라 생각 했다.

 

앞의 두 사람이 먼저 와서 주문했기 때문에 그 사람 들의 음식이 바로 나왔고

내가 주문한 음식도 바로 뒤이어 나왔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보통 이런 얼큰한 탕을 먹으면 안주로 생각하는 습관이 있어

음식을 먹으면서 반주로 술을 곁들이는데 이 남자도 소주를 한 병 시켰다.

잔술로 마시는 사람은 소주 한 병을 마시는데 그래도 시간이 조금 걸리는데

이 남자는 금방 한 병을 비우고 또 한 병을 추가로 시켰고 술은 그 남자가 마시는데

내 장은 점점 차가워져서 배도 아프고 위궤양 기운으로 인해 점점 힘이 들었다...ㅠㅠㅠ

이런 점심을 먹는 날을 난 <뭐(?) 밟은 날의 점심>이라고 표현을 한다.

이날의 점심은 그야말로 돈 들이고 잘 못 먹은 점심이 되었다.

 

난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사우나로 향했는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갑자기 아랫배가 더 아프기 시작을 하더니 설사를 시작했던 것이다.

그래도 사우나에서는 화장실을 한 번만 가고 땀을 빼고 지질(?) 수 있었다.

집에 도착을 하니 몸도 으실으실 추워지더니 본격적으로 설사를 시작하였다.

이날 아마 한 5번 정도 화장실을 가야했는데 소변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설사를 했다.

시간이 지나자 몸에 한기가 들어 완연한 몸살기로 인해 추위에 떨었다.

기운을 돌려도 회복이 되지 않아서 난 보일러를 틀고 이불을 두텊게 깔고 누웠다.

몸이 안 좋으면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자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예전에는 환절기마다 감기에 걸렸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감기가 안 걸리고

1년에 한 번씩 몸살이 나서 한 2~3일 끙끙 앓고 나야 몸이 회복이 되었다.

이것마저도 큰 병이 오려니 몸살도 나지 않아서 언제 몸살이 났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되었다.

기수련을 한 10년 동안은 이런 감기나 몸살이 난 적이 없으니 십여 년 만에

신음소리를 낼 정도로 심한 몸살에 시달리며 잠이 들었다 깨었다를 반복했다.

그래도 아침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몸살은 말끔히 나았지만 설사는 여전하였다.

아마 하루에 적어도 7~8번은 화장실에 가야만 했던 것 같다.

13일부터 시작된 설사는 결국 4~5일 정도가 지나면서 조금 잦아들었다.

난 이틈에 남한산성에 올라 성을 한 바퀴 도는 산행을 했는데 다행히 왼쪽 종아리의 근육이 풀렸다.

 

설사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데 8~9일 정도가 소요되었다.

아마 이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병원에 가지 미련하게 왜 그러느냐고 할지 모른다.

음식을 잘 못 먹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타인의 병 기운으로 인해서 온 것은 결국

기운으로 풀어내는 것이 내 방식이고 이렇게 잘 풀어내면 실력이 월등히 향상이 된다.

이번 주는 산에 한 번도 가지 않았는데 몸에 막혔던 기운이 너무 잘 풀리고 있어서

기운을 돌리느라 하루 종일 집에서 수련하는 것으로 대체를 하고 있다.

난 쉬면서 밖에 특별한 일이 있어서 나가는 경우를 빼면 산에 가는 시간과

집에서 수련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는데 수련을 집에서 하면

몇 일 동안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경우도 허다해서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른다...ㅎㅎㅎ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 앉아 수련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

지금은 막힌 기운이 소통되면서 저린 기운이 발로 혹은 손으로 엄청 빠지고 있다.

이런 기운이 빠진 자리는 몸이 날아갈 듯이 가볍다.

지금 발쪽으로 엄청 뜨거운 기운이 몰려 있어서 펄펄 끓는 황토방 구들 아랫목에서

이불속에 발을 넣고 지지는 듯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사실 이런 기분을 글로 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왜냐하면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환희라서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잘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라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글의 표현은 어눌하고 간단하지만 사실 엄청난 변화를 느끼고 있는 중이다.

이 변화라는 것은 일취월장 하는 기운의 변화를 말한다.

이런 수련을 하면서 쓰는 글을 보는 독자는 남의 병 기운으로 인해서

고통이나 받는 일을 왜 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성취감 때문이다.

운동선수가 이름을 날리기 까지는 이런 고통을 참고 인내하면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야 하듯이

이 수련이라는 것도 결국은 운동 하듯이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야 하는 것이다.

내가 병 기운에 고통을 받듯이 운동선수는 부상으로 인해서 고통을 받는다.

격투기 선수도 남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런 대결을 통해서 실력이 늘 듯이 기 수련도 남의 병 기운으로 인해 실력이 느는 것이다.

 

남들이 이해 못하는 고통을 당하면서 수련을 하고 있지만 이 수련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학식이 높아도 느낄 수 없고 알 수 없는 그런 기운의 느낌을

일부 선택(?)받은 사람만 맛 볼 수 있으니 고통이 아니라 희열이고 기쁨이다.

길 줄 알았던 휴식도 어느덧 금방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이제 5월이면 다시 사무실로 복귀를 하는 만큼 남은 한 주일동안

정말 폐관을 하더라도 열심히 수련을 할 예정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단전에 뜨거운 불덩이 하나를 안고 있다....^^

지금까지 맛 볼 수 없었던 기운이고 뜨거움인데 이런 기운을 안고 복귀하면

또 사회생활도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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