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전라북도 진안군 마이산(馬耳山) 산행

敎當 2016. 4. 1. 13:02

충청북도 영동군에 위치한 천태산(天台山) 산행을 마치고
지인에게 연락했으나 일정이 바빠 서운했지만 다음에 만나기로 기약을 했다.
예전에는 미리 연락을 하고 약속을 잡고 움직였지만 지금은 그냥 가서
인연 있으면 만나고 없으면 돌아오는 성향으로 바뀌면서 이처럼 먼 길 가서 못 만나고 와도
전혀 서운하지 않은건 물론이고 엄청 바쁘다니 더 없이 좋았다...^^


처음 버스에서 내린 곳까지 걸어가니 <누교리보건소>가 나온다.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고 마침 지나가는 마을 분이 있어서 버스시간을 물으니
조금 있으면 올거라는 말을 남기고 종종 걸음으로 가신다.
사실 이런 시골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ㅎㅎㅎ
버스를 기다리는데 영동쪽에서 온 버스가 천태산으로 들어가는 것이 눈에 들어 왔다.
처음 천태산을 올 때 옥천에서 양산으로 출발한 버스는 천태산으로 들어가지 않았는데...ㅠ
역시 이 버스는 옥천을 가는 버스는 아니었다.
그렇게 한참을 더 기다리다 보니 마침내 옥천으로 가는 버스가 다가온다.
옥천을 거쳐 그렇게 대전까지 갔는데 시간은 벌써 4시쯤 되어가고 있었다.  


막상 대전에 도착은 했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막연하기만 했다.
임실 성수산을 등산하는데 장수에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은 내 추측일 뿐이라서
자신이 없었고 확신은 더더욱 없었기 때문에 일단 진안으로 가서 마이산 등산을 하기로 했다.
매표소에 가서 진안 차표를 끊으려니 진안으로 가는 차편이 없다고 한다...헉!
서울에서는 진안 가는 버스는 많아도 장수 가는 버스는 적던데.....이럴수가!
에라, 모르겠다! 일단 장수로 가 보자...씩씩하게 장수 가는 차편을 끊었다.
대전에서 장수까지 가는 요금이 10,600원이었는데 시간도 거의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런데 이 버스는 장수로 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무주 등 여러 곳을 지났다.


무주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보니 여기에서 영동과 진안으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천태산 등산을 하고 옥천으로 갈 것이 아니라 영동으로 가서 무주로 해서 진안으로 갈 것을...ㅠ
그러면 시간절약 돈 절약이 되는 것인데 사서 고생을 하고 장수까지 가는 꼴이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더니 지리를 모르니 시간적 금전적 손해가 말이 아니다.
아침에 등산하기 전에 옥천에서 먹은 청국장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
무주에서 영동과 진안 표지판을 보면서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자괴감과 함께
갑자기 시장기가 확 올라왔지만 버스 안이라 어쩔 수 없이 장수로 이동을 했다.
장수에 도착하면 돼지갈비 배 터~지게 먹어야겠다는 간절한 소망이 생겼다...ㅎㅎㅎ


장수가 그래도 군인데 하는 생각으로 도착을 했는데 도심이 손바닥만 했다.
옥천은 장수와 비교를 해 보니 군(郡)치고는 그래도 꽤 큰 편이었다.
정육점을 겸한 식당으로 들어가서 쓰러지듯이 앉았다.
그런데 방바닥이 서늘해 주인에게 방바닥 온도 좀 올려 달라고 하자 보일러가 고장이 났단다.
그래서 온풍기를 쎄게 틀어 놓은 것이라면서...땀 흘리고 씻지도 못하고

밖에서 지금껏 돌아다니다 들어온 내 몸은 따뜻한 곳을 원하는데 이것도 마음대로 안 된다...흑 흑
방바닥이 차가운 것보다 걸어서 힘이 든 것보다 배고픔이 힘겨움으로 밀려 왔다.
돼지갈비 있냐고 물으니 고기는 아래층에서 사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것이다.
젠장! 되는게 없다..^^



꺼먹돼지삼겹살, 항정살, 목살, 갈매기살...요렇게 섞어서 680g 정도 되는데 15,000원이다.
하루 종일 걸었더니 허기졌는지 소주 한 병 시켜 고기를 싹쓸이 했다...^^


먹는 와중에 주변 사람들에게 성수산 가는 길을 물으니 아는 사람이 없었다.
별로 유명한 산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모를 수가 있나 싶었다.
배부르게 먹고 나와서 주변을 둘러보니 크게 모텔이라 쓴 네온이 눈에 들어왔다.
황토방이란 문구에 끌려 오늘 몸을 지질 요량으로 들어갔는데 말만 황토방이지...ㅎㅎㅎ
그래도 이날은 전날 못잔 잠까지 푹 잘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장수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가는 짬짬이 만나는 사람에게 성수산을 물어보니 그 중에서 어떤 분이 진안으로 가면
성수산을 갈 수 있는 차편이 있다고 알려 주었다.
그래서 바로 진안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진안에 도착해서 시간표를 보니 좌측 전주차편 바로 옆에 성수라고 쓴 글씨가 보인다.


하루에 오전 9시40분 오후 4시 50분 이렇게 두 번 운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는데 성수산이 두 곳 이라는 점이다...ㅠ
좋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하는 성수산이 왜 두 개나 되는지...어떡하라고...ㅎㅎㅎ
400m급의 작은 성수산과 내가 가려는 800m급 성수산 중에서 위에 써 있는 성수라는 곳이
어디를 지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데서 문제가 생겼다.
설마 할지 모르겠지만 이곳 사람들은 등산에 관심이 없어서인지 잘 몰랐다.
그래서 오늘은 더 이상 물어보지 말고 마이산 등산을 하고 오후에 임실까지 가면서
저 성수라는 곳이 과연 어디인지 확인을 해 보기로 하고 마이산 등산길에 올랐다.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마이산까지 운행을 하는데 1시간마다 있었고 요금은 천원이었다.
주차장에는 전기차가 있었는데 운행시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손님이 있으면 바로 출발을 하는데 편도는 3천원 왕복은 5천원 이라고 한다.
주차장에서 내려 식당에 들러 비빔밥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마이산 등산길에 올랐다.



마이산 안내문인데 글씨가 작아서 잘 안 보인다.


내용을 간추려보면 서로 등지고 있는 모습의 이 봉우리는 노령산맥의 줄기인 진안고원과
소백산맥의 경계에 자리하여 섬진강과 금강의 분수령을 이룬다.
흙이 전혀 없이 암석으로만 이루어진 두 봉우리가 흡사 말의 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서
마이산이라 부르며 동쪽 숫마이봉은 680m 서쪽 암마이봉은 686m라고 한다.
숫마이봉 중턱에 갈라진 틈의 굴이 있는데 화엄굴(華嚴窟)로 그 안에서 샘물이 솟아오르는데
이 물을 마시고 기도를 하면 자식을 낳을 수 있으며 바위산이지만
줄사철 등 희귀관목이 자라고 있고 주변에 은수사, 금당사, 탑사 등 유명 절이 있다고 한다.



마이산 등산로를 따라가니 저 멀리 숫마이봉이 보인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우측으로는 암마이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좌측으로는 숫마이봉에 있는 화엄굴로 오르는 길이 보였다.
이 화엄굴은 여기에서 150m 정도 거리에 있었는데 낙석위험 때문에 통제가 되어 못 가봤다.



암마이봉에서 숫마이봉을 찍은 사진으로 붉은색 원으로 표시된 부분이 화엄굴이다.


화엄굴 속에는 작은 샘이 있는데 아래에서 솟는 물이 아니라
동봉의 봉우리에서부터 바위틈을 타고 내려오는 석간수이다.
화엄굴이라 함은 예전에 한 이승(異僧)이 이 굴에서 연화경(蓮花經)과 화엄경(華嚴經) 등
두 경전을 얻었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숫마이봉을 뒤편에서 찍은 사진이다.


마이산 두 봉우리를 남녀, 또는 부부로 비견하여 동봉을 숫마이산 서봉을 암마이산이라 하는데
동봉인 숫마이봉은 보는 각도에 따라 남성의 상징처럼 생겼다.
이 봉우리 아래 나오는 샘물이니 의미가 다르다고 여겨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이
이 물을 받아 마시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이 이어 온다...^^  



숫마이봉과 달리 암마이봉은 정상까지 올라가는 철계단이 놓여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철계단에 중간 중간 쉬어갈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마이산은 큰 자갈을 콘크리트로 부어서 쌓은 산처럼 느껴졌다.
사진은 마이산 일부를 확대해서 찍어본 사진이다.



마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산도 역시 바위산 투성이었다.
멀리 마이산 8경중의 하나로 마이산 계곡물이 모여서 만들어진 탑영제가 보인다.



마이산에서 내려와 계단을 이용해서 반대편인 <대한불교 태고종인 은수사>로 향했다.



이성계와 은수사가 이런 인연이 있었는지 모르고 왔는데 우연히 내가 처음 가려고 했던
<임실의 성수산의 상이암>이 사진 아래 하단 우측에 써있었다.
사실 이 사진을 찍었을 때는 내용을 읽어볼 시간이 없어서 그냥 일단 찍어 두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지금에서야 볼 수 있었다.



마이산 아래 자리 잡은 은수사는 제법 규모가 큰 절이었다.
사진 오른쪽 숫마이봉 아래 산신각이 보인다.
물어볼 사람이 없어 정확하진 않지만 매월 10월 11일 산신제를 지낸다는 곳인가 보다.



탑사에 명성이 밀린 듯해서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북을 친다는 것은 자기자신을 쳐서 깨치는 행위라고도 볼 수 있다.
북채를 가볍게 잡고 중앙을 세 번 가볍게 치라는 글이 이채롭다.



천연생수(天然生水)라고 적힌 기와안내문으로 보아 이성계가 마셨다는 물인 듯하다.

아쉽게도 이 물을 마시지 못하고 그냥오게 되었다...ㅠㅠㅠ



돌산인 암마이산과 대비되게 푸르른 소나무가 청정함을 잃지 않고 동쪽으로 뻗어 있었다.



은수사를 떠나면서 전경을 담아보았다.
여기서 보니 숫마이봉이 남성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ㅎㅎㅎ


은수사를 둘러 본 후 아래에 위치한 탑사로 향했다.
방송에서만 보던 탑사를 직접 보려니 제법 기대가 되었다.



처음 나를 반기는 것은 <마이산탑사>라고 쓴 비석이었다.



시를 읽으니 탑사의 모습이 오롯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탑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이 안내도가 있어야 할 듯하다...^^



마이산 석탑을 쌓으신 분이 이갑룡 처사라고 한다.



일광탑과 월광탑 뒤로 보이는 곳이 영신각으로 돌아가신 영가를 위한 전각이라 보면 된다.



이처사 좌상이 있는 곳 왼쪽으로 이처사에 관한 글이 적혀있는데 요약하면


1860년 전북 임실에서 효령대군 15대 손으로 태어나

부모님의 상을 당하여 묘 옆에 움막을 짓고 3년간의 시묘살이 후

전국 명산을 전전하며 수행을 하다가 25세때 마이산에 들어와

솔잎으로 생식을 하며 수도를 하던 중 신의 계시를 받아 만불탑을 쌓았다
이 탑은 천지음양이치와 팔진도법을 적용하여 30여년에 걸쳐 탑을 완성시켰는데
남은여생을 기도로 보내다 1957년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마쳤다고 한다.



이갑용도사로 추앙받으면서 탑사 곳곳에 이처럼 비석이나 좌상이 세워져 있었다.



섬진강 발원지라고 되어 있는데 어떤 관광객이 이건 잘못된 것이라며
섬진강 발원지는 여기가 아니라 (어느곳 지명을 대며) 거기라고 강변하고 있었다.
이곳 사람이 아니라서 그 지명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파랗게 보이는 식물이 줄사철나무로 바위산인 이곳에 서식하는 특이 식물이다.



척박한 바위산을 타고 자라는 또 하나의 경이로운 식물인 능소화나무다.
문수보살상 바로 앞에 있어서 꽃이 피면 능소화꽃 사이로 문수보살이 보여
천상세계에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아래에서 올려다본 대웅전의 모습인데 막상 대웅전에 올라가니 길이 좁았다.
대웅전 안쪽(사진 우측)으로 들어가니 손으로 기운이 느껴져 왔다.



대웅전 뒤쪽 안쪽으로 산신각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산신각 안에는 특이하게 이갑룡처사(도사)가 산신령과 함께 앉아 있었다.



더 위로 올라가니 천지탑(天地塔)이 눈에 들어 왔다.


이 탑은 이갑룡도사가 1930년경 3년에 걸친 고행 끝에 완성된 탑으로 축지법이 가장 많이 들었다고 한다.
사진 왼쪽이 음탑(陰塔)이고 오른쪽이 양탑(陽塔)이다.
타원형으로 돌이 올라가면서 쌓았다고 한다.



대웅전에서 바라본 탑사의 전경이다.

저 아래 암마이산 오른쪽 끝(돌무더기로 보이는곳)으로 약수가 있었는데 성분이 월등하게 좋다고 써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마셔보니 기운이 정말 좋은 약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신각에서 바라본 대웅전과 천지탑의 모습니다.


임실로 가는 차편이 하루에 2번 있는데 오후에는 4시 50분 출발이었다.
그래서 시간관계상 부득이하게 마이산 산행은 여기에서 멈춰야 했다.
다시 계단을 올라 처음 도착했던 주차장으로 왔다.



초록색 원이 마이산주차장이고 그 뒤로 파란색 원이 진안역사박물관이며
그 뒤로 붉은색 원이 진안홍삼스파를 하는 곳이다.


<진안 홍삼스파>라는 문구가 내 시야에 들어오면서 자극을 했다.
주차장에서 스파까지 거리는 1km라고 되어 있어 시간을 보니 목욕 한 2시간 하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면 임실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래서 걸어서 스파까지 갔는데...헉!...시설 대청소 관계로 오늘은 쉰다고 한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주변을 보니 진안관광안내소가 눈에 들어 왔다.
일단 문을 밀고 들어가 성수산에 관해 물어 보았는데 대답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다시 주차장으로 걸어서 돌아오니 한 20분쯤 지나서 버스가 왔다.


진안 시외버스정류장에 도착을 했는데 시간을 보니 3시 30분쯤 되었다.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근처에 있는 목욕탕을 찾았다.
시골이라 그런지 시설은 좋지 않았지만 목욕비는 5천원 이었다...ㅎㅎㅎ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니 피로가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아침에 비빔밥 먹은게 전부였는데 이상하게 배는 전혀 고프지 않았다.
그래서 임실에 가서 숙소를 정하고 맛있는 저녁을 먹기로 하고 임실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는 임실과 장수의 경계에 있는 내가 가려고 하는 성수를 지나가고 있었다.
바라보니 성수산 6.5km라는 안내판이 자세히 눈에 들어왔다...슬픈 예감과 함께.....



'경전 > 나의 수행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운 산행계획  (0) 2016.04.15
전북 임실 성수산(聖壽山) 산행  (0) 2016.04.03
충북 영동 천태산(天台山)산행  (0) 2016.03.31
내가 나에게 주는 휴식  (0) 2016.02.26
사무실이전  (0) 2016.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