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수어장대

敎當 2016. 3. 11. 13:22

요즘 날씨가 제법 쌀쌀한 것이 꽃샘추위라고 한다.
얼마 전에 한겨울에도 보지 못했던 함박눈이 온 뒤로 등산을 하다
항상 수어장대를 지나쳐 갔는데 이날은 왠지 수어장대를 들러보고 싶어졌다.
자주 가던 곳이고 항상 그 자리에 있던 사진이었는데 이날 유독 자세히 보게 되었다.



이 사진에 관한 해설이 이 사진 옆에 있어서 그 부분도 찍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지금 보니 그 사진은 없어서 사실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1880년쯤 외국인이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이 수어장대를 대표(?)하는 사진이라고 한다.
무성하게 자란 풀 위로 한가롭게 앉아있는 사람 들이 눈에 띈다.
그래도 이 분들은 나름 지방에서 삶의 여유가 있었던 분들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 사진을 찍은지 백년도 넘었다는 사실에 혹시 이 사진 속에 보이는 돌중에서
역사속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진 속의 돌 들과 현재의 돌 들을 비교하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돌이 있었는데 좌측 하단에 앉아 있는분 아래 붉은색 사각으로 표시된 돌이었다.



그 부분만 확대를 하니 쪽진 머리를 하고 계신 여성분 뒤로 또 한 분이 보였다.
이(?...예전에는 이도 참 많았는데...ㅎ...머리를 손질 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를 잡아주는지
다정하게 밀착해서 앉아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그 아래 놓여진 돌(붉은 사각안)과
현재 수어장대를 지키고 있는 돌이 너무 닮아서 놀랐다.
사실 돌이 깨지거나 없어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보수공사를 하면서 자리가 바뀌거나
훼손되는 경우도 많이 있어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100년 이상 이라면 아무리 돌이라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남한산성도 자주 보수공사 하는 것을 봐 왔는데 허물고 쌓고 하는 과정에서
유실되고 훼손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의 수어장대 석축의 모습인데 아까 그 돌과 비교를 해 보기 바란다.
이 위에 그 여성분들이 앉아있던 곳인데 예전 사진속의 돌과 똑 같았다.
뭐 돌 하나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대단하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이정도 큰 돌이라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 수어장대 전경사진을 보면 이 돌만 유독 큰 것은 아니고 또 다른 큰 돌 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현재 전경사진 속의 돌중에서 이처럼 확실하게
100 여 년 전의 사진 속의 돌들과 같다고 추정되는 돌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돌 하나 찾았다고 이리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이 돌이 제자리를 지키고 백년도 넘게 있었다는 사실 보다
같은 장소를 수십 번 아니 백번도 넘게 갔는데 이제서야 이런 걸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났다는 점이다.
이것은 과거의 마음에서 벗어나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 한다.
하나의 사실만을 가지고 너무 과장된 얘기인가?...ㅎㅎㅎ
하지만 나름 도를 닦고 수련을 하고 참선을 하면서 생각의 관점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백년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돌!
이런 마음하나 가슴에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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