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필리버스터(Filibuster)

敎當 2016. 2. 25. 16:05


2016년 국회가 필리버스터라는 생소한 단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장시간 발언으로 국회 의사진행을 지연시키는 무제한 토론을 말한다고 한다.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면서 연일 이 필리버스터를

누가 몇 시간째 진행을 하고 있다는 식의 방송이 뉴스마다 빠지지 않는다.

 

이 필리버스터가 언제 어떤 이유로 시작되어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인터넷을 치면 다 나오는 얘기라 여기에서는 생략하기로 하고

나도 이제 나이 오십 중반을 넘어서니 정치에 무관심했던 시절에서 벗어나

조금 정치라는 것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을 했다.

그렇다고 어떤 정당을 좋아하고 지지하고 이런 정도는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안정적으로 직장을 다니고 먹고 살만하면 그만이지

누가 권력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는지는 솔직히 관심 밖이다.

 

그래서 정치에 무관심 하다가도 뉴스만 틀면 나오는 필리버스터라는 보도로 인해서

왜 이런 일이 발생을 했는지 무엇이 쟁점인지 알게 될 수밖에 없었다.

뭐 잘은 모르지만 <테러방지법>을 직권으로 국회의장이 상정해서

일방적으로 통과를 시키려다 보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문제가 되어

일방적인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서 이처럼 장황한 연설을 하게 되었나 보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명분은 국민을 위해서하고 하니 듣기는 참 좋다...ㅎㅎㅎ

 

얼마 전에는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하고 위성을 가장(?)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인해 금방이라도 전쟁이 일어 날 듯이 소란을 떨었다.

그로 인해서 연일 방송에서 <사드>배치로 인해 시끄럽더니

이젠 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한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테러방지법을 통과 시켜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도 이 법이 하루빨리 통과가 되어

테러에 강력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깊이 동감하고 있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나 같은 국민도 빨리 통과되어야 한다고 공감하는 이 법이

국회를 통과되지 못하고 이처럼 연일 시끄러운 이유는 뭘까?

 

옛날 황희정승이란 분이 있었다.

하루는 어떤 부부가 부부싸움을 하고 정승 집에 찾아와 하소연을 한다.

남편 되는 사람이 자기 부인의 험담을 늘어놓으며 자기를 합리화 시키는 말을 한다.

이 말을 다 들은 황희 정승은 <자네 말을 들어보니 자네 말이 다 옳네!>하였다.

이번에는 부인이 남편 험담을 늘어놓으며 자기를 합리화 하는 발언을 쏟아 내었다.

이 말을 다 들은 정승은 이번에는 부인에게 <자네 말이 다 옳네!> 하였다.

이 부부가 돌아가고 나서 황희정승의 부인이 당신은 남편도 옳다고 하고

그 부인의 말도 옳다고 하니 당신이 잘 못 된 것 아니냐고 핀잔을 주었다.

이 말을 들은 황희는 이번에는 부인 말도 옳다고 하였다고 한다.

 

자기 입장에서 보면 자기가 하는 말이 옳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옳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테러를 방지하고자 하는데 그 권한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국정원>이냐 <국가안전처>이냐로 의견이 갈라지는데 대화를 해도 진전이 없다.

대화라는 것은 마주보고 얘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주보고 얘기를 한다고 해서 다 대화로 보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대화를 가장한 싸움을 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도 대화를 하다 싸움을 하는 사람을 자주 보는데 분명 싸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화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자기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상대가 말을 하면 그 말을 잘 들어 봄으로써 상대방의 생각을 잘 파악 한 후 

내 생각과 더불어 합리적이고 타당한 접점을 찾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대부분 상대방의 말을 듣는 이유는 상대의 말을 듣고 그 허점이나 논리의 모순 등을 파악해서

말의 꼬투리를 잡고 트집을 잡아서 그런 이유를 들어 자기의 생각을 상대에게

주입시키거나 관철시키기 위해서 하기 때문에 싸움이 나는 것이다.

즉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목적이 내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라

목적이 있으니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수용하겠다는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기 때문이다.

 

타협이나 양보를 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기 때문에 남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내 말을 안 들으면 적으로 간주를 하니 적에게 죽지 않으려면 죽여야 한다...ㅎㅎㅎ

국민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국회의원은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러다 국회의원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그래도 기왕 시작한 글이니 마무리는 지어야 겠다.

인간들아 진정한 대화를 해 봐라~~~*

목적을 가지고 하는 대화가 아니라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준비가 된 대화를 말이다.

틀을 짜고 하는 대화가 아니라 틀을 짜기 위한 대화를 말이다.

목적 안에서 움직이고 틀 안에서 움직이려니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는 것이다.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고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생긴다.

과거 국정원이 과잉충성을 해 권력을 남용한 사례도 있었지만 아직 해체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국가를 위해 한 일도 많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니 비정상적인 권한을 제한 할 수 있는 장치를 하고 국정원에 일임하던지

국가안전처에 권한을 주고 국정원을 그 밑에 예속 시키던지 방법은 많을 것이다.

이런 저런 방법이 다 장단점이 있어서 일반 국민인 나로서는 일 수 없지만

잘 알 수 있는 국회에서 이런 생각으로 논의를 해서 빨리 통과시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법이 없어서 공정하지 못한 것이 아니고

법을 운용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공정한 세상이 못 되는 것이다.

권한을 어디에 주던지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기관)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테러방지법의 통과를 해야 하는 마당에 여당의 의견처럼 국정원에 권한을 주고

야당의 의견처럼 비정상적인 권력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제한을 두면 되는 것이다.

이런 일이 어렵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생각 한다.

순수하게 욕심을 버리고 나라는 위하는 것만 생각한다면 못 할 이유가 없다.

 

국민을 위해 잘 해왔고 잘 할 수 있는 정보수집의 권한을 국정원에 주자는 여당의 말도 옳고

국민을 위해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제한을 두자는 야당의 말도 옳고

국민을 위해 테러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법을 빨리 통과시켜 달라는 대통령의 말도 옳다.

다 국민을 위하는 길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합의가 안 되는 이유는 진정한 대화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정 이 시대에 여야를 아우를 수 있는 황희정승 같은 사람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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