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대마도(쓰시마) 여행

敎當 2016. 2. 12. 15:49


작년에 직원들과 함께 제주도를 다녀온 이후 매달 일정액을 모아 해외여행을 계획했는데

갑작스레 설 연휴를 맞이하여 대마도(쓰시마) 여행을 가게 되었다.

대마도 여행은 경비가 다양해서 같은 12일인데도 제법 가격차이가 났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대마도로 가는 여행상품이 30만 원 정도 한다는 소리에

인터넷을 검색하니 159천원에 대마도를 갈 수 있는 상품이 있었다.

10명 이상 되면 출발을 한다는데 그때까지 딸랑 1명만 예약되어 있어서

여행 자체가 불분명 하다는데도 우리는 일행이 7명이어서 무작정 예약을 하고 보았다.

다행히 예약인원은 30명을 넘어서 계획했던 대로 대마도를 갈 수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한 예약여행을 가본 적이 별로 없어서 애를 먹기도 했는데

우여곡절 끝에 부산까지 KTX 예약을 마치고 대마도 여행일정은 10~11일이었는데

9일 오후 늦게 서울역에서 모여 일단 부산으로 출발하기로 하였다.

부산역에 도착을 하니 시간은 이미 밤 12시가 넘어 있었다.

오랜만에 부산역에 도착을 했는데 규모가 생각했던 것 보다 엄청 컸다.

아침 610분까지 부산여객터미널에 도착해야 한다는 일행의 말에

잠깐 찜질방에서 눈을 부치기로 하고 근처를 뒤져보니 부산역 앞에 찜질방이 있었다.

아침 610분까지 도착을 하려면 430분에는 기상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난 그냥 앉아서 밤을 꼬박 새우고 430분에 동료들을 기상 시킬 수 있었다...ㅎㅎㅎ

 

씻고 나와서 식당을 찾으니 아침에 문을 연 식당이 2~3곳 있었다.

나이는 들어 보였지만 건장하게 생긴 사내 둘이 갈비탕을 시켜서

그것으로 안주를 삼아 3병째 소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어찌나 시끄럽던지

도떼기시장은 저리 가라고 할 정도였지만 달리 마땅한 식당도 보이지 않아서

빨리 먹고 나갈 요량으로 일단 갈비탕을 시켰다.

!...이건 갈비탕이 아니라 가죽목욕탕이라고 하면 맞을 듯싶었다.

고기는 시커멓고 질기고 주위는 시끄럽고...아마 평생 잊지 못할 갈비탕이었다.

 

식당을 나서니 주위는 아직도 컴컴하다.

택시를 타고 여객터미널로 향했는데 도착을 해 보니 승객은 아무도 없었다.

910분에 출발하는 배였는데 예약을 한 사람이 잘 못 알려 주었는지

여행사에서 잘 못 알려 주었는지 가이드가 도착한 시간은 740분이 넘어서 도착하였다.

잠도 못 자고 여섯시도 안 되어 도착을 했는데 터미널에서 무려 2시간 가까이 기다렸다.

대마도를 가기도 전에 진이 빠지게 되었는데 더 황당한 것은 다른 가이드는 제 시간에 나와서

주의사항과 서류 작성하는 요령 등에 관해 자세히 귀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하고 있었다.

한참이나 늦게 도착한 가이드는 미안하다는 말도 없고 서류 작성하는 요령도 알려주지 않았다.

다른 가이드가 작성해야 하는 부분에 형광팬으로 표시를 해 준 것과 너무 달랐다.

 

가운데 여성분이 다른 여행사 가이드인데 진짜 설명도 잘 하고 친절했다


이 배가 일본을 운행하는 배였는데 정원도 대략 600명 가량 되어 보이는 큰 배였다.

일본에 갈 때 작성하는 서류에는 한문이나 영어로 표기를 해야 했다.

대한민국으로 썼다가 KOREA로 오션플라워라고 썼다가 OCEAN FLOWER로 고쳐쓰는 등

가이드가 미리 알려주지 않아서 썼다가 지우고 쓰기를 반복 했다.

 

우리 일행은 처음에는 7명이 가기로 했다가 한명이 사정상 빠졌다.

일행이 6명이면 자리배정을 함께 해 주어야 하는데 가이드가 일행의 자리를 떨어트려 놓았다.

결국 다른 분에게 사정을 말하고 양해를 얻어 함께 모여서 갈 수 있었다.

배는 2시간 10분을 달려서 대마도 남단의 이즈하라항에 도착하였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예약 인원이 적어서 배가 작아

배시간이 오래 걸리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것은 오해에서 비롯되었다.

이즈하라항이 대마도를 끼고 돌아서 남으로 항해를 해야 하기 때문에

2시간 10분이 걸린 것이고 이 후 여행을 하면서 차로 대마도 북부로 이동을 해

히타카쓰항에서 출발을 하니 약 1시간 10분이면 도착을 할 수 있는 거리였다...^^

 

이즈하라항에 도착을 하니 평지가 거의 없어서 이처럼 경사지를 이용해 집을 지었다.

대마도는 인구가 적은 일본의 변두리섬이다.

지도상으로 보기에는 제주도와 크기에서 큰 차이가 없어

그래도 제주도와 큰 차이는 없을 줄 알았는데 변두리 중에서도 너무 변두리에 위치한 섬이다.

이즈하라항에 도착 해 보니 집도 몇 채 보이지 않는다...!...조용한 섬이다.


대마도가 평지가 없는 산악지형이다 보니 절개지가 가파르다.

좌측에 바위산에 옷을 기워놓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절개지가 무너지지 않도록 조치를 해 놓은 것이다.

대마도를 여행하는 곳곳에 이런 형태의 공사가 눈에 띄게 많았다.


섬 답게 이런 하천이 잘 정비되어 있었고 난간에 역사적인 사실을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 해 놓았다. 

난간 사이사이에 이런 것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하천 정비도 잘 되어 있었지만 관리도 잘 되어 물이 맑고 냄새도 안 나고 물고기도 많았다.


최익현선생의 묘소가 있는 수선사라는 절이다.

일본과 최익현선생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다른 가이드와 달리 우리 가이드는 설명이 없어서

그 내용은 알기 어려웠는데 이 절 안에 묘비가 있었다.

일본 절은 우리나라 절과 다르게 단청이 없다는 것이다.

또 불상이 모셔져있는 우리 절과는 다르게 대마도만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불상이 없었다.

평지가 거의 없어서 돌 담을 성처럼 쌓아 그 위에 절을 조성했다.

석조상 위에 옷을 입혀 놓았는데 우리나라 동자승에게 입힌 옷과는 다르게 허름하면서도 통치마(?)처럼 생겼다.


덕혜옹주 결혼기념 봉축비가 세워져 있는 곳이다.


덕혜옹주 결혼 봉축기념비 관광을 끝으로 일부는 관광을 하고 일부는 등산을 했다.

난 등산을 선택했는데 산 이름은 유명산으로 해발 558m였다. 

주택가를 끼고 올라가는 등산로는 이처럼 길이 좁다.

그런데 일본(정확히는 대마도...^^)도로,

특히 주택가에 있는 도로는 이처럼 넓지않고 차가 한대 지나갈 수 있는 도로뿐이다.

따라서 대마도 내에서는 우리나라처럼 큰 차는 볼 수 없었다.

또 교통질서가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좋았다.

사람이 지나가면 깜박이를 켜고 마냥 기다려 주었고 클락션을 울리는 일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도로에서 차가 대접을 받는데 여기에서는 사람이 대접을 받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유명산을 오르는 길에 이처럼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등산로 곳곳에는 이런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는데 정상까지 곳곳에 세워져있었다.

우리나라 산을 가 보면 처음에는 있던 표지판이 갑자기 없어져 길을 잃기 쉬웠고

실제로 표지판을 보고 조금 멀리 갈려고 하면 길을 잃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 유명산은 초행길인데도 표지판 덕분에 아무 문제없이 정상까지 갈 수 있었다.


산행을 하다보니 이런 고목들이 벼락을 맞았는지 쓰러져 있거나  벌목을 해 놓았는데

우리나라는 인위적으로 한 곳에 모아놓은 곳이 많았지만 이 곳은 자연 그대로 두어

산 나무와 죽은 나무가 함께 동화되어 가고 있었다. 

삼나무와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특히 동백은 산 정상까지 피어 있었다.


정상에서 보니 모든 산이 발 아래에 있었고 산 너머에는 바다가 성처럼 둘러싸고 있었다.

전날 찜질방에서 밤을 새우고 배를 타고 오는 도중에 멀미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치료하느라 기도 뺏기고

옷가지와 잡동사니 그리고 2L짜리 물병을 넣은 배낭을 매고 산에 오르니 정삼 근처에서는 힘이 부친감도 있었다.

하지만 함께 등산한 부부(애인 같기도 하고...^^)가 함께 산행을 해서 정상까지 지루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


이날 대마도에 도착을 해서 여행사에서 제공한 점심을 먹었는데 도시락이었다.

겨울인데다 차가운 도시락은 인심 만큼이나 썰렁했는데 모든 반찬이 간에 기별도 안 갈 정도였고

일부 여행객이 의사소통이 안 되어 말 안하고 반찬을 조금 집어왔다고 얼굴 전체에 불쾌감이 팽배 해 있었다.  

저녁은 고기를 준다고 해서 좀 나으려나 했더니 기름 듬뿍 삼겹살과 소고기(기름이 2/3는 차지한)였다.

소고기는 거의 손도 안 대고 놔두고 왔는데 그나마 배추와 가지를 구워 먹으며 위안을 삼았다...^^

이 날은 결국 일찍 잠이 들었다.


어제 일찍 잠을 청한 덕분에 아침 5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부산으로 오는 기차에서는 설렘으로 잠을 안자고 찜질방에서도 봉사(?)하는 마음으로

뜬 눈으로 밤을 세워 동료들을 깨우느라 뜬 눈으로 밤을 세웠었다.

그리고 어제 유명산에 배낭을 메고 산행을 했으니 피곤이 누적 되었었나 보다...^^

산 정상까지 1시간 만에 등정을 하고 내려오니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얼굴은 진짜 내가 보아도 광채가 났다.

머리가 빠져 이마가 넓어져 광채가 나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ㅎㅎㅎ

이 모습을 보고 동료들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등산을 해야겠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작심삼일이 될 것이란 불길한 예감이...



7시에 아침을 먹고 8시에 이튿날 일정이 시작되었다.

대마도에 와서 처음으로 그나마 식사다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관광버스는 우리를 태우고 대마도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처음 만난 곳이 만제키바시(万關橋)라는 곳이었다.



운하처럼 깎아 만든 곳 위에 설치한 다리가 만관교다.

만관교 가운데 포토존이 있어서 그 위에서 협곡을 내려다보니 바다위에 떠 있는 듯하여

살짝 무서움도 드는데 큰 화물차가 지나가자 다리가 출렁거려 더 위협적이었다.


   

이 협곡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잘록한 부분을 깎아 운하를 팠다.

러시아 함대를 이곳으로 유인해 이순신 장군이 펼쳤던 학익진으로 대승을 거두었다고 한다.

도고헤이아찌로라는 이 장군은 러시아와의 해전에서 승리를 한 후

세계의 어떤 해군 제독에게도 존경심이 없지만 조선의 이순신 장군에게만은

머리를 숙여 존경한다고 말하며 이순신 장군에게서 많은 전술과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운하를 파기 위해서 많은 조선의 선량한 백성들이 노동력을 착취당했다고 하니

힘없던 시절의 조선 백성들의 아픔이 푸른 바다처럼 시리게 흐르고 있었다

  

  

그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배 한척이 하얗게 물보라를 일으키며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만제키바시를 지나 우리는 에보시타케 전망소로 향했다.

대마도는 제주도 보다 작지만 해안선은 제부도의 몇 배가 된다고 한다.

리아스식 해안이 발달해서 들고 나는 곳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해안선이 길어진 것이다.


 

대마도는 대마도(對馬島)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큰 섬 두 개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두 개로 나뉘어져 있는 섬이 말 두마리가 대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대마도의 특징 중 하나가 리아스식 해안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섬에 나무가 울창하게 원시림처럼 보호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온화한 날씨 덕분인지 낙엽이 지는 나무가 아니라서 그런지 빼곡히 들어선 나무로 인해

우리나라 겨울산과 너무 대조적이어서 지금이 겨울임을 잊게 만들고 있었다.



해안선을 끼고 집들이 군데군데 촌락을 이루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니 잔디가 잘 정돈되어 있는 언덕이 보였다.


  

언덕위에 한국의 정자처럼 지어진 곳이 있어서 가보니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었다.

언덕 아래 집들이 몇 채 보였는데 집 앞 마당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막아 놓은 모습을 보니

아마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한가롭게 노인 한 분이

해안가에 설치된 나무 마루위에 무언가를 칠하고 있는 모습이 망원경을 통해 보였다.

  

전망대를 나와 와타즈미 신사로 이동을 했다.

신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아름드리 삼나무가 빼곡히 서 있었다.


 

이 삼나무에서 좋은 기운이 많이 나왔는데 이 기운이 몸속의 탁기를 몰아내었다.

몸 안의 탁기가 손바닥을 통해 나가면서 손바닥 색깔이 검게 변했다...ㅎㅎㅎ

  

와타즈미 산사는 말 그대로 신을 모시고 있는 곳입니다.

아쉽게도 가이드가 별로 아는 것이 없어서(?)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했는데

다행히 쓰시마에서 발행한 쓰시마관광 가이드북을 가져올 수 있어서 그 내용을 보니

히코호호데미노미코토와 됴요타마히메를 신으로 모시고 있으며

예로부터 용궁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 건물이 신사 본 건물인데 단청이 없이 원목 그대로 사용을 해서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멋을 자아내고 있다.


  

신사가 바다와 닿아 있어서 그런지 날렵하게 생긴 배를 모셔(?) 놓았다.


  

공부가 짧아 내용을 잘 모르겠지만 대충 보니 신사를 조성 할 때 기부를 한 명단인 듯하다.

대마도에 와서 느낀 우리나라와 또 다른 점은 이처럼 비석에 새긴 글씨에 금박(?)을 입혀

신사는 화려하지 않은데 비석은 화려하게 장식을 했다는 점이다.

단청은 하지만 비석에 글을 새기면서 검은 색을 쓰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아마 축원이나 바라는 바를 적어서 그 종이를 나무에 달아 놓은 듯 하다.

신사 곳곳에 이런 모습을 한 나무들이 여럿 보였다

 

  

바다에서부터 신사로 이어지는 위 석조문은 청 다섯 개가 있었다.

새를 뜻하는 일본어 <도리>라고 하는데 5개라 <고도리>가 생각이 났다...ㅎㅎㅎ  


  

바다로부터 일직선으로 놓인 다섯 개의 도리이가 바다의 기운을 안내하는 듯하다.

물이 맑고 수심은 얕아 바다위에 세워졌지만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닌 듯 보였다  


  

신사 내부 전경인데 이 사진을 찍을 때 무언가 서늘한 기운을 느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기운이 존재 한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아야 겸손한 삶을 살 수 있다.


 

산사 내에 있는 이 건축물은 희한하게도 기둥이 바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기울어져 있다.

네 기둥 모두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모습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와타즈미신사를 나와 한국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대마도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은 저 멀리 흰색원형돔(사진 중앙) 위에 희미하게 보였다.

낮이라 육안으로는 보이는데 사진으로는 안 보인다.

하지만 부산의 야경은 선명하게 보인다고 하니 대마도가 일본 본토보다 우리나라와

얼마나 가까운지 짐작이 가면서 왜 이 땅이 일본 땅이 되었는지 아쉬움이 남았다..ㅎㅎㅎ 

  

전망대를 나와 도착한 곳은 미우다하마해수욕장이다.

쓰시마 북동쪽에 위치한 미우다하마(미웁다고 하마?..곱다가 아니네..)해수욕장은

고운 조개껍데기 성분으로 이루어진 새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 빛 바다가 대비되어

백자에 푸른바다를 담은 듯한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100대 해수욕장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하는데 주변에 캠핑장과 바비큐장

그리고 온천이 있는데 우리는 이 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었다.

  

미우다하마 백사장의 전경이다.

사진 오른쪽으로 바다와 이접해서 온천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온천을 하면서 바다의 조망을 즐길 수 있었는데 노천탕은 운영을 안 해서 아쉬웠다.


  

온천을 마치고 히타카츠항 인근의 면세점에 들렀는데 일본인지 한국인지 모를 정도로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직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GATEWAY라고 써 있는 건물이 면세점인데 그 위로 <환영>이라는 글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 면세점을 끝으로 다시 오션플라워를 타고 1시간 10분 만에 부산으로 올 수 있었다.

대마도를 다녀오고 느낀 점은 인구가 적어서인지 오염되지 않은 바다와 깨끗한 거리

잘 보전된 울창한 원시림 그리고 작은차와 교통질서를 지키는 모습.

언덕을 이용해 조망을 살린 소박하면서 잘 정돈된 2층 단독주택 등

한국에서 못 느꼈던 새로운 정취로 인해 여행을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다소 정보에 어두워 효율적인 일정을 잡지 못해 안 해도 될 고생을 했다는 점과

차가운 음식과 기름만 잔뜩 붙어있던 고기 등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지만

특히 가이드에 대한 불편과 불만은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시간에도 쉽게 가시지 않는다.

 

대한민국 여행의 기준이 되겠다는 M투어 여행사는

작년에 제주도에 갔을 때 이용했던 여행사인데 그때 가이드가 안내를 잘 해 주어

유용한 여행이 된 기억이 있어 이번에 또 이용하게 되었다.

사실 여행을 하면서 어떤 혜택을 주는지가 여행사는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겠지만

가이드는 한번 이용한 여행사를 다시 선택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라고 생각 한다.

그런데 다른 여행사 가이드는 일찍 나와서 서류를 어떻게 작성을 하는지 설명을 해 주고

작성하는 부분을 형광팬으로 표시를 해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또 현지에 가서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 주는데 우리로서는 너무 부러웠다.

 

그런데 우리 가이드는 약속보다 20분이나 늦게 와서 모이라는 소리 한마디 없어

우리가 가서 확인을 해야 했는데 미안하다는 사과 없이 첫 마디가 가이드비를 선불로 내라고 한다...!

또 설명 없이 승선시켜 서류를 작성했다가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해야 했고

현지에 가서는 별다른 설명도 없어 누가 관광객인지 누가 가이드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오죽 했으면 관광객이 관광객 여러분! 여기는...”이러면서 가이드처럼 행동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고 음식이 상품안내서와 달랐는데 한마디 해명도 없다.

음식을 선택할 때 분명 1천엔과 또 다른 식사에서는 3천엔을 추가 지불하는 것이 있어서

기본으로 4천엔 이상을 바꾸어 갔는데 이런 식사는 한번도 없었다.

식은 도시락과 기름진(?) 소고기 우동...등 섬나라 일본에서 스시를 기대했는데...ㅠㅠㅠ

 

사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가이드에게 가장 열 받았던 대목은

일본의 김치를 마트에서 구입했는데 우리나라 김치와 달리 미끌 거리는 것이 거슬렸다.

어떤 재료를 썼길래 미끌 거리는지 가이드에게 물으니 눈치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모르면서 아는 채 하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현지 운전기사에게 물어 봐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남자가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을 한다...제길 헐!

남자라 김치를 못 담글 수는 있지만 관심이 있으면 무슨 재료를 쓰는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노래 심사위원이 노래를 가장 잘 불러서 심사위원을 하는 것이 아니고

음식 평론가가 음식을 가장 잘 만들어서 음식 평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남자가 어떻게 김치를 알겠느냐며 무시를 하는데 더 기가 막힌 것은

나보고 김치를 담글 줄 아느냐고 묻는 것이다....불행(?)하게도 난 김치 담글 줄 안다...ㅎㅎㅎ

 

어찌되었건 가이드로 인해 기분은 망쳤지만 무사히 전원 여행을 잘 마치고 귀국을 했다.

일본에서 못 먹은 회를 부산 부전시장에 가서 마음껏 먹었다.

숭어, 도다리, 아나고(한국에 왔으니 붕장어라고 해야..^^)등 푸짐한 한상을 받고

야간열차를 이용해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다.

타향보다 고향이 좋다고 서울역이라는 네온을 보니 벌써 집에 다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복잡한 서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날 서울과의 인연은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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