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청량산 남한산성

敎當 2016. 6. 7. 15:43

연휴 3일 동안에 이틀을 산행을 했다.
밤나무 향기가 진하게 깔린 남한산성은 구름마저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니
산행을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여서 등산로마다 많은 인파로 붐볐다.
얼마전 6월 2일에는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1주년 기념으로 <KBS 열린음악회>가 열렸다.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는 <KBS열린음악회>는 남한산성 유원지 정상에서 열려
퇴근을 하고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부지런히 산 정상을 향해 걸어서 올라갔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많은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야외에서 하는 음악회인 만큼 신선한 바람과 울창한 소나무 그리고 행궁을 비롯한 옛 건물
성곽과 어울어진 조명으로 인해서 한층 고풍스런 멋을 자아내고 있었다.
이런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는 남한산성 이 있는 청량산에 산불이 났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내 기억으로는 6월 5일 일요일에 산불이 났다고 들었는데 그날은 전날의 산행으로
그냥 집에서 하루 종일 수련을 하느라 집 밖으로 한 발 짝도 나가지 않았다.
어제 산행을 하는데 매번 하는 것처럼 수어장대에서 암문으로 빠지려는데
하남시 소방서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하는지 차량 여러 대가 눈에 띄었다.
남한산성은 성남시와 하남시 그리고 광주시가 맞닿아 있는 곳이다.
아마 하남시에서 관할하는 곳에서 산불이 났나보다 생각하고 암문으로 빠져나왔다.
잠시 하산을 하다 보니 메케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남한강 약수터로 하산하는 왼쪽으로 까맣게 그을린 숲이 눈에 들어 왔다.



이런 순백의 아름다움이 화재라는 순간의 실수로 사라지는 것은 모두의 슬픔이다.


다행히 등산로로 숲이 단절이 되어 오른편으로는 일부 산불이 옮겨 붙긴 했지만
이내 진화가 되었는지 피해가 별로 없었는데 왼쪽은 많은 부분이 화재로 인해 흉물스레 변했다.
불은 이미 진화가 되었는데 혹시 모를 잔불이 염려되어 계속 지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성 밖에서 불이 났기에 망정이지 성 안에서 났다면 소중한 문화유산이 잿더미가 될 뻔했다.
산행을 할 때는 인화물질을 소지하고 가면 안 되는데 이런 기본적인 것이 무시되면서
봄이면 개나리, 진달래와 철쭉 그리고 벚꽃과 아카시아꽃 향기.....솔향기까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이 한 순간에 메케한 연기와 시꺼먼 재로 가득한
황량한 숲으로 돌아올 뻔 했다는 사실이 가슴 철렁이게 한다.



하얀 별을 뿌려놓은 듯 무리지어 피어있는꽃


결국 주는 만큼 되돌려 받는 것이며 아끼고 가꾼 만큼 숲으로부터 나도 보호를 받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산길 이곳저곳에는 꽃이 만발하였다.
길가에는 빨간 산딸기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는데 지금은 병충해 방제작업으로
항공기로 농약을 살포해서 이런 유실수를 따 먹는 것은 위험하다.
산딸기 먹고 몸보신(?)하려다 오히려 몸 망치는 수도 있다는 것이다...ㅎㅎㅎ



성벽을 따라 가다보면 이처럼 군락을 이루며 피어있는 꽃을 보게 되는데
더운 날씨에 힘이 들다가도 이런 꽃을 보면 힘내라고 떼창을 해 주는 듯하다...^^



무리지어도 아름답고 이처럼 홀로 있어도 아름다운 것이 꽃인 듯싶다.



무리지어 핀 꽃을 보다가 이 꽃을 보니 전체적인 느낌은 조금 초라한 기색도 있었는데
이처럼 가까이에서 보니 부드러움과 냉철함이 잘 조화되어 있는 꽃인듯하다.
산행을 하면서 짬짬이 찍은 사진인데 조금 실력이 늘은 것 같기도 하다.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선택을 했는데 마음이 진정되면서 편해진다....^^



부드러운 질감이 깃털처럼 느껴지는데 보는 내 마음도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자연 속에서는 못난 것도 잘난 것도 없이 그저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



성이라는 것이 하나씩 보면 작은 돌맹이에 지나지 않지만 모이면 장엄한 건축물이 되듯이
작은 꽃들이 모여서 이처럼 한 무리를 이루면 또 다른 볼거리가 된다.



엉컹퀴라고 생각했는데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한가...^^
보라색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꽃송이가 꽉 찬듯하면서도 소담스럽게 피어있다. 



이 식물 자체가 워낙 작은데 꽃은 더 작다.
하지만 스스럼없이 피어나 자기 몫을 다 하고 있었다.



성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존재하지만 그 와중에도 들어갈 문은 있다.

성의 역활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것이라면 또다른 면에서는 안에 있는 것을 못 나오게 하는 역활도 한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같은 대상이 완전히 달리 생각되어 지는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듯이 침착하게 잘 찾아보면 문은 항상 존재를 한다.




암문을 통해서 본 저 세상은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여도

막상 들어가면 또 다른 세계가 있다.
멀리서 보면 들어가는 문이 바늘구멍처럼 작아 보였는데

다가가면 점점 더 커진다.
막상 일을 당했을 때 타개하는 문이 내 가까이 있으면

문제가 없는데 항상 이렇지 못하니 문제다..

문제는 이런 문이 주변에 안 보이는 경우인데 이럴 때는

과감하게 기존의 내 생활이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빨리 달리면 많이 볼 수 있고

천천히 달리면 자세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 빨리 달렸다면 천천히 걷고

천천히 걸었다면 빨리 달려 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빨리 혹은 천천히 하는 행동만 하는 것을

업(業)이라 하며
천천히 혹은 빨리 달릴 때를 아는 것을 지혜라고 하는 것이다.


업을 소멸하고 지혜를 닦을 준비가 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