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2015년 성탄절(聖誕節)

敎當 2015. 12. 25. 13:54

 

오늘이 벌써 성탄절이다.

2015년을 알리는 글을 올린지도 벌써 12개월이 다 되어 간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세월이 참 빨리도 흐른다는 것이다.

하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하다보면 어느새 끝이 보인다.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과 두려움 그리고 설레임으로 인해서 만감이 교차하지만

막상 일이 다 끝나고 나면 아쉬움도 있고 나름 성취감도 있다.

 

항상 연말이면 다사다난(多事多難)을 말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진짜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는 잊지 못 할 기억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돈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을 할지 모른다.

나 역시도 살면서 IMF라는 복병을 만나 돈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체험을 했고

그로 인해서 삶이 완전히 바뀌면서 일생일대의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IMF를 만나서 모든 것을 다 잃었을 때는 내 박복한 삶에 대한 원망도 했지만

불교를 만나면서 삶을 보는 다른 눈인 혜안(慧眼)을 얻게 되었고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면서

돈은 그저 아주 기초적인 삶의 한 부분을 유지할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돈에 대한 욕심을 놓으면서 비로소 마음 편한 자유를 얻었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는 IMF가 원망이 아닌 대자유를 준 고마운 인연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다.

 

마음이 편하니 짜증나는 일이 없어지고 불안한 마음이 사라졌다.

있어도 내 인연이고 없어도 내 인연이었다.

욕심을 버리니 시간이 많아지고 그 시간들을 나를 돌아보는 성찰(省察)의 시간으로 바꿨다.

버린 만큼 얻어지는 것이 있다고 하더니 욕심을 버리니 객관적인 시각이 생겼고

객관적이다 보니 안 되는 일이 있어도 화도 줄고 휩쓸리는 일도 자연 줄었다.

순수한 마음으로 공부를 하니 기(氣)공부도 마음공부도 잘 되었다.

이미 글을 통해서 밝힌 대로 공황장애로 인해서 한때는 미용실과 치과를 갈 수 없었다.

목에 무언가를 두르는 순간 호흡이 가빠지고 이러다 숨이 먹혀서 죽을 것 같은 공포가 온다.

하긴 그냥 있어도 숨을 못 쉬어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호흡이 힘 드는 판에

목을 조르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ㅎㅎㅎ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무엇이던지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산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고 살지 않나요?

하지만 세상에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할 수 없는 것들이 생각 보다 엄청 많다.

사람들은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이면 남도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을 힘들어 하는 사람도 생각 보다 많다.

내 위주로 생각을 하니 내가 하는 나쁜 짓은 다 용서가 되지만

내가 하지 않는 나쁜 짓은 절대 용서가 되지 않는다....ㅎㅎㅎ

글이 또 삼천포로 향하고 있다...빨리 방향을 다시 잡고...^^

 

어린 시절 덧니가 났는데 불법으로 싸게 하시는 분을 만나서

내가 젖니를 두고 영구치를 뽑아 달라고 하자 토를 달지 않고 영구치를 쑥 뽑고 돈을 받아간 그분 때문에

젖니를 고이고이 모시고 잘 쓸 수 밖에 없었는데 어느날 삼겹살을 먹다가 이별을 고하고 말았다...ㅠㅠㅠ

이별을 한지 벌써 10 여년이 넘었지만 난 임플란트를 할 수 없었다.

치과나 미용실에 가면 오금이 저리고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호흡이 가빠져서

<잠간만요!>를 외치고 도망을 온 적도 여러 번 있었으니

치료하는 과정이 몇 달 걸린다는 임플란트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었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있어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기(氣) 공부를 하다 보니 기감(氣感)이 예민해져서 사람을 보면 병증(病症)을 알 수 있다.

이렇게까지 공부를 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지 공부가 되면 병증을 아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다.

상대가 배가 아프면 나도 배가 아프고 상대가 머리가 막혀 있으면

나도 머리가 막힌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그냥 느껴지는 대로 말하면 된다...참, 쉽죠..ㅎ

그런데 나도 처음 이 공부를 한 이유가 몸이 안 좋아서 죽기 일보 직전에

전생에 무슨 공덕을 쌓았는지 평창스님과 인연이 되어 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죽을 뻔 했던 몸을 이제는 남의 병을 치료 할 수 있을 정도로 내 몸의 기운을 소통시켰다.

하지만 예전에는 기운이 소통이 안 되어 있는데다가 남의 병기운까지 가세를 하니

행여 미장원에서 머리를 손질하시는 분이나 치과치료를 하시는 분이 몸이 안 좋으면

가뜩이나 힘든 몸에 남의 기운까지 더해져 도망을 치는 것이 상책이었다...ㅎㅎㅎ

 

남의 병의 기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내 몸 안의 기운을 막힌곳 없이 소통을 시켜서

들어오는 병의 기운을 밀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어지간한 병은 밀어낼 수 있어도

병증이 심한 사람은 내 기운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고스란히 된 서리를 맞았다.

그런데 내가 지금 임플란트 치과치료를 하고 있다.

임플란트와 과거 때웠던 치아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씌우는 작업을 한다.

임플란트는 이미 치주골을 뚫어서 인공치아를 심을 뿌리를 심어놓은 상태다.

어제는 떨어져 나간 치아를 씌우는 치료를 하러 갔는데 11시 40분에 시작된 치료가

오후 1시를 조금 넘기고서야 끝이 났다.

무려 1시간 하고도 20분이나 치료가 이루어졌는데 잘 참고 해낸 것이다.

씌우는 작업뿐만 아니라 임플란트를 하기위한 본을 뜨는 작업까지 하다 보니 시간이 길어졌다.

 

세상을 살면서 남에게는 별것 아닌 것이 나에게는 큰일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공황장애를 극복하고 미용실도 가고 치과치료도 받고 하는 것들이

남에게는 뭐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라서 글을 쓸 이야기 거리도 안 되는데

나에게는 얼마만큼 공부가 되었는지 가늠하는 잣대가 되었다.

미용실 가는 것과 치과치료만큼 힘든 것이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고속버스나 공항버스처럼 창문이 밀폐된 버스를 타는 것이다.

그래서 남들은 고속버스를 타고 여행을 가는 재미에 빠지지만

난 여행의 재미는 뒷전이고 고속버스에 갇혀있는 기운을 이기기 위해 기를쓴다.

 

공기가 잘 통하는 일반버스나 전철은 문제가 없는데 막혀있는 고속버스는 정말 힘이 들어서

항상 탑승을 하기위해서는 침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다.

진짜 몸이 좋지 않은 사람 옆에 앉아서 장거리를 가는 경우에는 지옥이 따로 없다.

내 기운이 병의 기운을 이기지 못하면 할 수 없이 침을 놓아 기운을 소통시킨다.

그렇다고 내가 침을 잘 놓는 사람이 아니고 나에게 필요한 것만 조금 안다.

이런 것도 2년 전쯤에 다행히 졸업을 했고 비행기를 탔는데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조금 남아 있어서 긴장을 하곤 한다.

 

오늘은 예수님이 탄생하신 성탄절이다.

내가 오늘 태어난 날은 아니지만 올 한해는 새로 태어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상으로 했던 일들을 잠시 못하고 있다가 다시 할 수 있게 된 해가 올 해이기 때문이다.

일에서도 공부에서도 진짜 다사다난 했던 2015년이 저물어 가고

새로운 2016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는 더 활기차고 의미 있는 한 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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