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사업을 하다가 실패한 거사가
극락암으로 경봉스님을 찾아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고만 싶은 심정입니다, 스님."
"이런 못난 사람! 그동안 절에도 부지런히 다니기에
그만큼 절밥을 먹었으면 지혜로운 안목을 지녔을 줄 알았더니만 절밥을 헛먹었으이! 응? 쯧쯧."
경봉스님은 거사의 절망에 가득 찬 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물처럼 살거래이.
만물을 살리는게 물인기라.
제 갈길을 찾아쉬지 않고 나가는게 물인기라.
어려운 고비를 만날수록 더욱 힘내는게 물인기라.
맑고 깨끗하여 모든 더러움을 씻어주는게 물인기라.
넓고 깊은 바다를 이루어
고기를 키우고 되돌아 이슬비가 되는게 바로 물이니
사람도 이 물과 같이 우주만물에 이익을 주어야 하는기라.
물처럼 살거래이.
물처럼 사노라면 후회없을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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