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도인과 선사

포대화상

敎當 2015. 11. 10. 12:09

 

 

 

중국 봉화현의 명주 사람으로 이름은 계차이며

몸집이 뚱뚱하고 배는 늘어져 이상한 모양을 하였으며

아무데서나 자고 지팡이에 자루를 걸머지고 모든 물건을 자루에 담고

보기만 하면 무엇이든 남에게 달라고하여 자루에 넣고 하여서

별호를 <장 정자>라 하고 또는 <포대화상>이라 하였다.

 

사람의 길흉화복을 말만하면 신기하게 백발백중이니 만인의 존경을 받았다. 

우리나라에는 행적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미륵보살의 화현이라고 하여

신앙의 대상으로 섬겨지고 있다

 

그 포대화상의 면모를 살펴보자.

포대화상은 중국 당나라 명주 봉화현 사람으로 법명은 차(此)이다.

호를 장정자라 했고 악림사에서 출가 했다.

뚱뚱한 몸집에 얼굴은 항상 웃는 모습이었으며,

배는 풍선처럼 늘어져 괴상한 모습으로 지팡이 끝에다

커다란 자루를 둘러메고 다녔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포대화상이라고 불렀다.

그 자루 속에다 장난감, 과자, 엿 등을 가득히 넣고는 마을을 돌면서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우리나라 망태할아버지랑 닮았네요...)

 

포대화상은 무엇이든 주는 대로 받아먹고, 땅을 방바닥으로 삼고, 구름을 이불삼고서

어느 곳에서든지 벌렁 누워 태평하게 코를 골며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면서

세속 사람들과 같이 차별 없이 어울리면서 길을 가르치고 이끌었다.

 

그는 자연과 더불어 자고 깨었으며 자연과 더불어 행하였고 대자연으로 돌아간 걸림 없는 대자유인이었다.

연꽃과 같은 삶이었다.

사방을 걸림 없이 다니며, 천지를 내 집 삼아 살던 포대화상은

때때로 길흉을 예언하였는데 조금도 틀림이 없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어도 스님이 나막신을 꺼내 신고 나타나면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그리고 장마철이라 비가 계속 내리다가 스님이 짚신을 신고 다니면

비가 그치고 날이 개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복장을 보고 날씨의 변화 를 알아채곤 했다.

그는 약간 정신이 나간 사람 같았지만 사람과 어울려 길흉화복에 대해 곧잘 얘기를 했는데 아주 신통했다.

 

한사람이 포대화상에게 물었다

스님! 우리는 스님이 매우 높은 깨달음에 도달하신 훌륭한 스님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장난스러운 행동은 저희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가 없습니다.

어찌하여 귀중한 시간을 아이들과 노는데만 허비하고 계십니까

정말 스님께서 선에 통달 하셨다면 저회들에게 선의 진수를 보여 주십시오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포대화상은 자신의 포대를 땅바닥에다 쿵 소리가 나도록 내려놓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다! 이것이 선의 진수이다!'

그들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어안이 벙벙하여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자,

포대화상은 이렇게 들려주었다.

 

이것이 내가 보여 주고자 하는 전부이다.

내가 짐을 내려놓았듯이 그대들도 자신의 짐을 벗도록 하라

 

그러자 그들이 이렇게 물었다.

그러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러자 그는 아무 말 없이 포대를 후다닥 걸머지고는 발길을 내디디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바로 그 다음 일이다.

그러나 나는 짐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짐이 나의 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나에게 이 세상의 모든 짐들은 단지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때로는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으로 취급 받기도 하였다.

짓굿은 아이들이 막대기로 번갈아 가며 때리기도 하였으나 그는 웃음으로 받아넘기고,

아이들과 실랑이질 하기도 하며 바보짓을 하였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상견(相見), 사견(邪見)을 가진 일반인들을 제도하기 위한 가르침이었다

 

 

다음은 그의 게송이다

 

발우하나로 천 집의 밥을먹고 (一鉢天家飯)

외로운 몸 만리에 노닌다. (孤身萬里遊)

푸른 눈은 사람을 보는 일 없고 (靑目覩人少)

길을 물으니 백운의 끝이더라. (問路白雲頭)  

 

늠름하고 자재하여 하는일 없으니 (騰騰自在無所爲)

한가롭고 한가로와 출가한 장부일세. (閔閑究竟出家兒)

눈 앞에 참된 도를 본다 하여도 (若覩目前眞大道)

티끌만큼도 기이하게 여기지 않네. (不見纖毫也大奇) 

 

나에게 한 포대가 있으니 (我有一布袋)

허공에 걸림이 없어라. (虛空無碍)

열어 펴면 우주에 두루하고 (展開邊宇宙)

오므리면 관자재로다. (入時觀自在)

 

미륵 참 미륵이여 (彌勒眞彌勒)

천백 억의 몸으로 나투어 (分身千百億)

때때로 시속 사람들에게 보이나 (時時示市人)

시속 사람들이 스스로 알지 못하더라(市人自不識)  

포대화상은 네 번째의 게송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반석 위에 단정히 않은 채로 입적하였다.

사람들은 이 마지막 게송을 듣고 포대화상을 미륵불의 화신으로 여겼다.

그래서 그런지 현재 중국 악림사 입구에 있는 미륵불은

양반 다리를 하고 크게 웃고 있는 포대화상의 형상을 하고 있다.

미륵상 곁에는

<배는 천하의 품기 어려운 일도 다 포용할 수 있고, 늘 웃는 그 입은 세상의 가소로운 인간을 비웃는구나>라는 글귀가 있다. 

그리고 악림사의 동당에는 그의 온몸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