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요즘 메르스 때문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괜히 눈치가 보인다.

아침 기도가 잘 되는 날은 갑자기 코에서 콧물이 주르륵 흐른다.

폐에 막혀있던 냉기가 풀리면서 콧물이 흐른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그러니 풍이라는 것이 얼마나 냉기로 막혀있는 병인지 실감이 간다.

 

풍이라는 것은 바람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풍(風)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흔들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눈꺼풀이 떨린다거나 손이 떨린다거나 이처럼 흔들리고 떨리는 것은 풍이다.

바람이 불면 흔들린다는 개념에서 출발 한 것이 아닌가 생각 한다.

내 경우에는 눈꺼풀이 자주 떨렸는데 심하면 일주일 동안 심하게 떨려

아주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병원에 가면 눈썹이 눈을 찔러서 그런다나....ㅎㅎㅎ

 

풍은 바람과 습기 그리고 한기(냉기)가 삼위일체가 되어 오는 병이라고 배웠다.

따로 의학을 전공한 것은 아니고 스님에게 배운 대체의학에 따른 것이다.

은사스님이 한국 일본 중국 대체의학 협회장이었고

불교 신문에 인터뷰를 한 기사도 실렸었다.

 

사실 이때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이론으로 배운 정도에 불과했으나

기 수련을 하면서 그때 그 말이 이런 것이었구나 되짚어 보게 된다.

지금은 이론과 실체를 인식하게 되면서 대체의학이 미신이 아닌

과학이 미처 밝히지 못한 임상을 통한 체험의학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 몸의 반(半)인 오른쪽이 막혀 있다는 것을 절에 가서 스님으로부터 들었다.

이때는 그저 그런가 보다 생각 했을 뿐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지 못하는 것을 말하니 당연히 따로 할 말이 없었다.

차원이 다른 얘기를 하는데 내가 모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공부를 하다 보니 그 차원을 이해하는 단계에 돌입을 하였다.

 

지금은 이해를 넘어서 막힌 오른쪽 기운을 소통시키고 있다.

그 기운이 바로 폐가 얼어있을 정도(표현상)의 기운이라는 느낌이 든다.

뜨거운 기운을 보내면 막힌 기운이 얼음이 녹듯이 녹아내린다.

자연히 코로 냉기가 나오면서 숨을 쉴 때마다 차가운 기운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참 기운을 소통시키려고 집중해서 치료를 하면 나도 모르게 콧물이 주르륵 흐른다.

마치 코피가 터져 흘러내리듯이 나와 코피가 아닌가 확인하면 콧물이다...ㅎㅎㅎ

집에서 수련하면서 콧물이 나기에 망정이지 전철 안에서 나면 메르스로 의심 받을지 모른다.

요즘 비도 안 오고 날씨는 벌써 초여름을 연상케 한다.

 

난 4월 말쯤부터 찬물로 샤워를 했다.

몸 앞쪽에는 그다지 차가운지 모르겠지만 등쪽으로 찬물이 닿으면 잠시 경기(?)를 한다.

그래도 4월은 찬물로 샤워를 하기에는 좀 추웠는데 지금은 훨씬 수월하다.

등쪽에 찬물이 닿으면 몸서리를 치는 이유는 등이 냉기로 막혀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3시간 수행을 하고나면 땀이 나기 시작을 한다.

일반적으로 더워서 나는 땀이 아니라 기운이 소통되면서 나오는 땀이라서

몸 자체가 더워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언젠가 몸의 체온이 1℃가 올라가면 면역력이 증가 한다는 방송을 봤는데

이처럼 수행을 통해서 체온이 올라 땀이 나면 별 어려움 없이 아침 냉수 샤워가 가능하다.

 

아침의 수행이 잘 되었는지는 콧물이 나느냐 안 나느냐로 알 수가 있다.

콧물이 난다는 것은 막혔던 냉기가 풀리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냉기가 풀리면서 일시적으로 기침이 나기도 한다.

그러니 요즈음 같은 메르스 시대에 기침이나 콧물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남의 눈치가 보인다는 것 이외에는 엄청 기뻐해야 할 일이다.

 

특별한 삶을 살다보니 콧물을 흘리는 것으로도 기뻐하는 날이 온다...ㅎㅎㅎ

이렇게 보면 본래 좋은 것도 없고 나쁜 것도 없다는 불교의 가르침이

문득 가슴에 와 닿는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