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술을 마시면 더 덥게 느껴지고,
겨울에 술을 마시면 더 춥게 느껴진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사람은 술을 마시면
날씨나 계절에 관계없이 더 더운 느낌을 갖게 돼있다.
그렇다면 겨울 노숙자 가운데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술 마신 사람이 동사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은 왜일까?
음주는 기본적으로 체온을 떨어뜨린다.
알콜은 혈관
특히 피부 바로 아래 분포돼 있는 정맥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한다.
혈관이 확장되면 평소보다 많은 양의 피가 피부 쪽으로 운반된다.
술을 마실 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몸의 열이 피부 표면을 통해 공기 중으로 방출됨으로써
오히려 체온은 떨어지게 된다.
열을 감지하는 신경 대부분이 피부 아래 집중돼있는 까닭에
우리는 술을 마시면 더 덥다고 느끼지만,
그것은 피상적인 느낌일 뿐 실제 체온은 내려가는 것이다.
이런 메커니즘은 여름이나 겨울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겨울에는 바깥공기가 차기 때문에 열의 이동이 더 빨라진다.
그 결과 인체에 비축돼있는 신진대사 열량이 더 빨리 소모돼
동상이나 저체온증 (Hypothermia)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이다.
거리나 공원 같은 곳에서 자다가 동사할 위험도
자연히 정상적인 사람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