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테니스 스코어

敎當 2012. 7. 15. 16:30

테니스 경기에서는 스코어를 매길 때

1, 2, 3, 4라고 하지 않고 15, 30, 40, 게임(game) 이라고 한다.

0도 '제로(zero)'가 아니라 '러브 (love)'라고 부른다.

왜 이런 괴상한 방식을 쓰는 것일까?.  

 

현대 테니스는 125년 전

북웨일스의 윙필드 소령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유사한 경기는 중세 유럽에서부터 있었다.

코트테니스 또는 리얼테니스라 불린 옛 테니스 게임이 채택한

스코어링 시스템은 '15, 30, 45, 게임' 방식이었다.

이때는 세 번째 포인트가 40이 아니라 15의 배수인 45였다.

한 포인트를 왜 15점 단위로 매겼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유럽인들의 천문학 선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천체를 관측할 때 쓰던 기구에

다리가 60도까지 벌어지는 콤파스(육분의)가 있었는데,

유럽인들은 이 6분의1 원의 개념을 테니스 경기에 적용했다.

한 경기를 6세트로 정함으로써,

'60도 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온전한 360도 원을 만드는 사람이

곧 승리자' 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각 세트는 다시 4게임으로 구성돼 있었으므로,

60도 짜리 한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15도 짜리 조각 4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 후 언제부터인가 세 번째 포인트인 45가 40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순전히 발음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심판이 스코어를 소리쳐 선언할 때 "45(fortyfive)"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다른 숫자와 헷갈릴 우려도 있었다.

"45 대 30 (fortyfive-thirty)"와 "40 대 30(forty-thirty)"를

소리내 발음해 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0을 "러브"라고 부르는 것은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 에서 온 것으로 추측된다.  

'삶 그리고 이야기 > 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담배연기?  (0) 2012.08.21
달리는 차에서 책읽기   (0) 2012.08.17
`밤새 마시는' 맥주  (0) 2012.07.03
새의 사체  (0) 2012.06.13
술의 도수  (0) 2012.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