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새의 사체

敎當 2012. 6. 13. 20:45

  보기힘든 새의 사체

새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가?

간혹 자동차에 부딪치거나 엽총에 맞아 '횡사'한 시체는 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 해 '자연사'한 새의 시체는 아마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시골은 말할 것 없고, 도시에서도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우리는 쉽게 각양각색의 새들을 볼 수 있다.

그 수많은 새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 텐데,

왜 그들의 최후는 목격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야생 코끼리처럼 새들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면

자기네만 아는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새들이 죽는데 장소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자마자 그 시체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돼버린다.

고양이, 개, 쥐,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달려들어 크고 작은 새의 시체를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들판에서 막 숨을 거둔 새가

몸뚱어리의 대부분을 잃는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24시간 이내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관찰기를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만약 철새들이 머나먼 대양을 건너는 도중 기력이 다해 떨어 져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도 시체를 볼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하는 동안 잠시 내려 먹이를 구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상정 할 수 있는 사례일 뿐이다.

병이 들어 날 힘이 없는 새들은

애초부터 앉은 자리에서 날개를 펴지도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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