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나의 조상

敎當 2011. 7. 20. 21:45

♣ 나의 30대 조상은 10억명?

 

한번 생각해 보자.

누구나 2명의 부모, 4명의 조부모, 8명의 증조부모, 16명의 고조부모가 있다.

물론 친가와 외가를 합친 숫자다.

이렇게 계산해 올라가면 30대 선조만 돼도

이론적으로 조상의 숫자는 10억7374만1824명에 이른다.

다시 31대는 이 숫자의 2배, 32대는 31 대의 또 2배 가 된다.

그러나 우리는 인류가 지구에 처음 나타날 때

그 숫자가 극소수(가령 아담과 이브)였음을 알고 있다.

어떻게 해서 이런 모순이 생기는 것일까.

원인은 '근친결혼'에 있다.

 

어느 가족이나 가계도를 그려 올라가다 보면

중간 중간에 중복되는 조상이 나타난다.

극단적인 예로, 갑과 을이 결혼해서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았다고 하자.

이 아들 딸이 성년이돼 자기네끼리 결혼해 다시 아이 하나를 낳았다고 가정하자.

이 아이는 이론상으로는 4명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어야 하지만,

실은 2명밖에 없다.

아버지의 부모(즉 친조부모)와 어머니의 부모(외조부 모)가

동일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는 아닐지라도,

과거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근친혼이 많았다.

사촌끼리의 결혼이 가장 흔했다.

스페인의 알폰소 8세는 왕족끼리의 근친결혼으로 인해

고조부모가 16명이 아니라 10명 뿐이었다.

이런 까닭에 모든 가계도는 역피라미드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모양이 된다.

조상 숫자가 처음엔 기하급수로 늘어나지만

올라갈수록 점차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어느 시점엔가 증가를 멈춘 뒤 그때부턴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가계 붕괴'라 한다.

따라서 많은 유전학자들은

현재 지구 위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은 추적해보면

서로 먼 친척간(50번째 사촌쯤?)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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