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달걀세우기

敎當 2011. 7. 15. 08:39

콜럼버스는 신대륙 발견이 별 것 아니라고 비웃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세워보라"고 역공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흔들자,

그는 달걀 한쪽을 깨뜨려 탁자에 세우고 나서,

"모든 것은 시작이 어려운 법"이라고 훈계했다.

 

콜럼버스는 깨뜨리지 않은 달걀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달걀 세우기는 노력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달걀을 세울 수 있는 것은

1년중 단 하루 춘분날뿐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춘분에는 태양이 적도를 지나고 지구의 중력도 고르게 분포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그럴듯한 설명을 곁들이기도 한다.

실제로 춘분이 되면 세계 여기저기서 달걀 세우기 행사가 열린다.

알래스카대학의 켄 그레이 예술학과장은 1985년 춘분날

동료 20명과 함께 무려 170개의 달걀을 세우는 이벤트를 벌였다.

달걀은 모두 싱싱했고 어미닭도 여러 종류였다.

그러나 달걀 세우기가 춘분에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여러 실험들이 이뤄졌지만, 춘분이 아니라도 달걀은 잘 섰다.

달걀을 세우는 데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필요한 것은 은근과 끈기뿐이다.

균형을 최대한 잘 잡은 뒤 살며시 손을 떼면 된다.

달걀에 따라서는 비교적 쉽게 서는 것도 있고, 며칠씩 걸리는 것도 있다.

잘 안되는 것은 일찍 포기하는 게 좋다.

 

일종의 속임수지만, 달걀을 세게 흔들어주면 더 쉽게 세울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노른자를 중심에 고정시키는 알끈이 끊어져

노른자가 아래쪽으로 처지기 때문에 균형 잡기가 용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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