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졌을 때 세번째 가라앉으면 죽는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 장면을 진짜 보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은 아니다.
익사 전에 몇 번 오르락내리락 하느냐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가령 전체 익사자의 25% 이상은 술에 취한 사람들인데,
이들은 대개 몸부림도 치지 않고 한 번에 깊숙히 가라앉는다.
대부분의 익사가 비슷한 단계를 거쳐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다.
1.공황 상태에서의 격렬한 저항
2.헤엄을 치려는 시도
3.질식 또는 호흡정지(이 단계에서 많은 물을 삼킨다)
4.구토, 헐떡거림, 물 들이킴(삼키는 것과는 다르다)
5.경련, 그리고 죽음의 단계가 그것이다.
이 과정에서 몇 차례 떠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할 수는 있으나,
세번째 가라앉으면 마지막이라는 말은 일률적으로 할 수 없다.
또 익사자의 10% 가량은 물속에서 전혀 호흡을 하지 않고
물도 들이키지 않은 채 후두가 경직되면서 사망하기도 한다.
같은 익사라도 민물과 바닷물의 메커니즘은 크게 다르다.
민물에 빠졌을 때에는
허파로 들어온 물이 빠르게 허파를 빠져나와 혈액으로 흡수된다.
이때 물이 허파꽈리의 표면활성제를 씻어내 쪼그라뜨리고,
그 결과 산소가 혈액으로 공급되지 못해 목숨을 잃게 된다.
바닷물은 반대로 혈액의 혈장을 허파 쪽으로 빨아들임으로써
허파꽈리의 활동을 방해해 생명을 빼앗는다.
익사 직전에 구조된 사람 중엔
조직의 산소부족상태(저산소증)가 가시지 않고
며칠 또는 몇 주씩 지속되는 사례가 있다.
이런 저산소증은 바닷물로 인한 경우가 민물보다 해롭고 치료도 더 어렵다.
따라서 같은 사고라도 바닷물에 빠지는 것이
민물에 빠지는 것 보다 더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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