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녹음한 내 목소리 왜 낯설지?

敎當 2011. 7. 17. 20:49

녹음기에서 나오는 자기 목소리를 처음 듣는 사람은

백이면 백 "내 목소리가 아니다"고 부인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음성이 이렇게 형편없단 말야?" 하고 실망한다.

그러나 그것이 남들이 듣는 객관적인 자신의 목소리다.

왜 그런 차이가 생길까.

 

음성은 성대의 진동에 의해 만들어진다.

성대가 진동하면 그 일부는 입 밖으로 나와 공기를 통해서 전파된다.

이것이 타인이 듣는 목소리다.

카세트테이프에 녹음되는 음성도 마찬가지다.

성대 진동의 또 다른 일부는 본인의 두개골과 속귀(내이), 가운데귀 (중이)를 거쳐 고막에 직접 전달된다.

두개골의 단단한 뼈, 속귀에 차 있는 액체,

가운데 귀에 들어있는 공기가 진동을 전달하는 매질 역할을 한다.

 

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듣는 목소리는

이처럼 입 밖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음성과

인체 내부를 통해 전달되는 음성이 혼합된 소리다.

뇌에는 이목소리의 기억이 깊이 각인돼 있기 때문에,

녹음기를 통해 나오는 목소리를 들을 때에는 어색하고

낯선 느낌을 받는 게 당연한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녹음된 음성이

자기 본래 음성보다 높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 둘의 차이를 일률적인 패턴으로 설명할 수는 없으나,

음향의 충실도(Fidelity) 만큼은 인체 내부를 통해 전달되는 음성이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음성보다 우수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녹음기에서 나오는 자기 목소리를 듣는 것은,

평소 익숙해있는 심포니를

성능이 나쁜 라디오로 듣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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