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 왼손포수 왜 없나

敎當 2011. 2. 25. 09:24

야구선수 중에 왼손잡이 포수(캐처)는 왜 없을까?

오케스트라 연주자 중에 왼손잡이 바이얼리니스트는 왜 없을까?

물론 아주 없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개인적인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프로페셔널 가운데서 이 분야의 왼손잡이를 찾기는 힘들다.

그만큼 왼손잡이에게 극단적으로 불리한 분야라는 얘기다.

왼손 포수가 드문 것은 타자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인 까닭이다.

오른손 타자는 포수 쪽에서 보아 왼쪽 타석에 서있으므로,

왼손 포수가 2루나 3루에 마음껏 공을 던지기 어렵다.

도루 견제를 제대로 못하는 포수는 포수라고 할 수가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왼손잡이 포수는 한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중 이름이 남아있는 선수가 1958년 시카고 컵스의 데일 롱,

1980년 시카고 삭스의 마이크 스콰이어스 정도인데,

둘 다 딱 2게임씩 뛰고 직업을 바꿨다.

 

오케스트라에서 왼손 현악기 연주자가 드문 이유는

연주장면을 상상해 보면 금방 짐작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격렬하게 활을 움직이는 바이얼린 주자의 모습은

하모니가 아니라 결투 장면을 연상시킬 것이다.

또, 단원 중에 섞여 있는 왼손 주자는 오케스트라 배치의

대칭성을 깨뜨려 관객의 시각적 즐거움을 빼앗게 될 것이다.

이런 한계 때문에 악기점에서 왼손 바이얼린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일반 바이얼린을 왼손잡이용으로 개조할 수는 있지만,

그럴 경우 원음의 섬세함을 그대로 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위아래 줄만 바꿔 끼우면 되는 게 아니라

지판이나 내부 부품들도 정교하게 재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웬만큼 이름이 있는 제품을 왼손잡이용으로 개조할 경우

외국에서는 수천달러의 비용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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