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 길이 왜 막히지?

敎當 2011. 2. 24. 08:00

고속도로에서 까닭 모를 정체를 겪는 때가 있다.

사고도 난 것도 아니고, 도로가 좁아지는 구간도 아니다.

그런데도 한참 동안 극심한 정체가 생겼다가,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뻥 뚫린다.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를 '충격파 효과'(Shock-Wave Effect)라고 부른다.

이것은 한적한 고속도로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차량이 어느 정도 이상 붐비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주범은 주위의 교통흐름에 균형을 맞추지 않고

속도를 떨어뜨리는 극소수의 자동차다.

고속도로에서는 모든 운전자들이 거의 일정한 속도로 달린다.

자연히 운전자들의 감각과 리듬도 그 속도에 적응돼있다.

그런 상태에서 속도가 갑자기 떨어지면, 운전자들은 불안감을 갖게 된다.

앞차에서 브레이크등이 켜지면 불안감은 더 커진다.

그렇게 되면 뒷 차의 운전자는 필요 이상으로 속도를 줄이게 되고,

이 영향이 연쇄적으로 파급되면서 몇Km 후방에서는

가공할 정체가 빚어지는 것이다.

'충격파 효과'는 영동고속도로나 호남고속도로 처럼

2차선 도로에서 특히 잘 일어난다.

1차선(추월차선)을 달리던 어떤 차가 무슨 연유로든 속도를 줄였을 때,

뒤를 따르는 차들이 대책 없이 함께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입 램프가 있는 구간에서도 '충격파 효과'는 왕왕 나타난다.

맨 오른쪽 차선을 달리는 운전자들은 전방 진입램프에서

다른 차가 들어오는 것이 보이면 긴장해서 속도를 줄이거나

왼쪽의 빠른 차선으로 옮겨간다.

원래의 빠른 차선을 진행하던 자동차는 다시 이를 피해

더 빠른 왼쪽 차선으로 옮겨가거나, 아니면 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한다.

이 연쇄작용이 멀리 후방에 '충격파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외국의 일부 고속도로는 이를 막기 위해 진입램프에

센서가 부착된 신호등을 설치,

오른쪽 차선을 주행하는 차량이 없을 때에만 진입을 허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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