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어느 법회

敎當 2010. 8. 23. 09:37

어느날 도반들과 함께 시내 인근의 절에 다녀오게 되었다.

주지스님은 일흔이 가까워 보이는 연세임에도

처음온 불자들이 불편해 하지 않을까 하여 농을 섞어가며 친근하게 맞이해 주셨다.

이 스님은 토굴에서 수행을 하시다 도를 깨치시고

여러 곳을 거쳐 지금의 이곳까지 오셨다.

아직도 은사스님은 강원도 토굴에 계신다고 한다.

그날 법회를 마치고 같이간 도반들과 주지스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는데

병이 오는 원인중 하나가 부부관계에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본래 음양의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각자의 개성에 따라 구속받는 삶을 싫어하다 보니

혼자 살거나 이혼하는 사람이 늘어 그 조화가 깨져서 오는 병이 많다는 것이다. 

노스님의 입에서 나온 얘기라 신선한 충격이었다.

스님이 부부관계를 어찌 아십니까 물으니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다 알 수 있는 것을 어찌 묻느냐는 식이다.

스님은 혼자 살아도 여지껏 많은 신도들을 보아왔기에 알 수 있다는 것인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우문(愚問)이다.

혼자 사시는 분 일수록 몸이 아픈 신도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항상 중도를 얘기 한다.

남녀 사이에 같이 살면서 호르몬 분비가 어쩌고............

이런 복잡한 과학적 생물학적 지식이 없더라도 오랜 세월 부부가 함께 하시는 분은

서로의 삶을 존중해주고 인정해 주기 위해서 중도의 삶을 살아야 하니

걸림이 없는 마음 나눔을 하고 사실 거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단순히 혼자 사는 사람과 비교 했을 때 상대적으로 우월한 마음 나눔이지만

어찌 되었건 혼자 사는 삶 보다는 서로 상생하며 사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혼자 살다보면 기운이 더 빨리 빠짐을 느낀다.

사람이 살고 있는 집과 비워져 있던 집과는 그 기운부터가 다르다.  

사람과 사람이 모이면 활기가 있고 생기가 있는데 혼자 있으면 점점 닫혀져 간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혼자 있으면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 보다 기를 많이 빼앗기게 된다.

기가 강한 사람은 빼앗김으로 인해서 왕성한 잉여의 기를 누르게 되니 산으로 들어가고

기가 약한 사람은 기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더욱 웅크리고

자신을 폐쇠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되었건 일상에서 남들과 다르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절실히 실감을 하게 된다.

부부관계!

같이 살면서 나누는 정이 수행이요, 도며, 부처가 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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