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한의원에 가보니

敎當 2010. 8. 17. 13:26

어젯밤에 막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아는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찜질방에 있는데 모처럼 얼굴이나 보게 올 수 있느냐는 전화였다.

안그래도 요즘 계속 내리는 비로 인하여 몸이 무겁던 나는

아침에 산에 오를 요량으로 등산복을 챙겨 입고 부지런히 찜질방으로 향했다.

사실 이분은 이름이 좋지 않은 관계로 나에게 개명을 하였는데

아직 얼마 지나지 않은 관계로 개명운이 작용을 하지 못해서 그런지

기에 대한 얘기는 수긍을 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조금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성격이었다.

헌데 어제 가서 만나보니 몸의 상태가 조금은 더 심각해져 있었다.

이제는 기존 당뇨병에 손과 발도 저라고 눈은 충혈되어 있고 어깨도 아프고

오금도 당기며 엄지발가락도 아프고 오른쪽 가슴에 자주 통증이 온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담배는 끊은지 오래되었고

평소 즐기던 술을 몸에 풍기가 오고 있으니 예전의 건강을 찾을때까지 

당분간 끊어 보라는 권고에 즉시 끊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기치료 받는 것이 금전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의원에 가서 침과 약을 병행해 볼 것을 권했다.

굳이 같이 가보자는 권고에 나서서 한의원을 따라 갔다.

주변에 물어 유명하다는 한의원을 찾았다.

원장은 한 오십은 되어 보였는데 손을 내 보라 하더니 맥을 짚어 보았다.

내가 알기로는 요즈음 맥을 짚는 한의사가 별로 없다고 들었는데

그 선입견이 깨지니 조금은 신뢰가 갔다.

진맥을 하더니 풍기가 있단다.

빠른 치료는 안되고 조금 시간이 걸리는 병이라고 하였다.

당뇨가 있어서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했더니 다시 진맥을 짚었다.

치료 기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보니 발가락 통증 치료에 4~8주는 걸리겠다며

마치 금방 못고쳐 줘서 미안하기라도 하다는 표정이다.

사실 몇 십 년에 걸쳐서 형성된 병을 몇 주 만에 고칠 수 있다면 대단한 실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당뇨병은 병원에서 주는 약을 복용하란다.

나는 궁금해서 당뇨병에 관해서 물어 보았다.

당뇨병이 오는 원인을 여러가지로 분류한다고 들었는데

이분은 당뇨가 온 원인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슈린이 만들어 지는데 다른 원인은 없고 췌장이 문제라는 것이다.

글쎄.......내가 알기로는 인슈린이 췌장에서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많이 만들어 지는 곳이 췌장이지만 다른 곳에서도 만들어 지는 것으로 알고 있고

아직 다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그 각 장기에서 만들어 지는 인슈린 자체의 작용이 다르다고 알고 있었는데.........

침을 꾸준히 맞고 일단 약을 반재를 먹어보면서 치료를 하자고 한다.

발에 침을 맞고 발을 감 싼 것이 핫~팩을 하는가 보다.

치료가 끝나고 왜 어깨에는 침을 안 놔 주느냐는 질문에

일단 발가락부터 치료하고 어깨 치료하고 가슴 치료하는등 순차적인 방법이 필요 하다는 것이었다.

한번에 침을 많이 놓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침을 겨우(?) 오른발에 5개 왼발에 4개를 놓았다.

예전에 나는 침을 한번에 거의 80개 가까이 놓는 것을 보았다.

위급한 환자였는데 그날 밤새워 아마도 침을 한 250번쯤은 놓은것 같다.

밤새워 시술한 덕택에 그분은 위기를 넘기고 아직도 살아있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 부족한건지

그때 침 많이 놓던 분이 무식한건지 도대체 알 길이 없다.

사실 침이라는 것이 막힌 기를 뚫어 주는 데는 최고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보통은 기혈을 뚫어 준다고 하는데 굳이 표현을 기를 뚫어준다고 한 것은

침을 잘은 모르지만 침을 맞았을 때 피가 나면은 혈자리를 잘 못 찾았다고 표현하는 까닭이다.

혈도 뚫어 준다면 피가 나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지만 보통은 의외의 결과로 보기 때문이다.

결론은 이것 치료에 두 달 저것 치료에 몇 달 요것 치료에 또 몇 달..........

사실 이러면 환자는 지친다.

조금 치료를 받다가 그만두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에

장기적인 치료는 보통의 인내심을 가지고 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튼 치료를 받고 약을 지었다.

한약을 지으면서 처방전을 달라니 무슨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냐는 식이다.

한방에서는 처방전을 안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당연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병원에 가면은 당연히 처방전을 두장 주어서

하나는 약국에 제출해서 약을 타고 다른 하나는 환자가 보관하는데 왜 처방전을 안주느냐,

그러면 한의사가 환자에게 도대체 무슨 약을 쓰는지도 모르고

무조건 복용하다가 문제가 생긴다면 어찌하라는 건지

도대체가 내가 잘 못 된건지 한의원이 잘 못 된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진짜로 처방전을 발급을 안 해줘도 되는지 한약 처방전에 대해서 아시는 분은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한약이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일부 알레르기 환자나 특정약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다른 약으로 대체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민반응이 있는지는 물어 보지도 않았다.

더구나 병원에서 누가 처방전을 두장이나 주냐는 말에는 할 말이 없다.

일반 병원에서도 다 한 장뿐이 안준다고 우긴다.

거의 한 사십 년 만에 가 본 한의원!

제도권 밖의 대체의학에도 위협을 받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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