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달과 손가락

敎當 2008. 9. 11. 16:49

얼마전 같은 절에 다니는 신도가 돌잔치를

성남 오리역 근처 뷔폐에서 하게 되었다.

그날은 마침 토요일이라 우리는 돌잔치에 참석후

같이 절에 가기로 하였다.

장소도 역 근방이라 찿기가 쉬웠는데

바쁜 일이 있어서 불참 하신다던 스님도

신생아 이름 지어준 인연으로 취소하고

평창에서 출발 하신다는 연락이 왔다.

반가운 이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드디어 돌잔치가 시작이 되었다.

하지만 스님과 함께 출발한 분이

지리를 잘 모른다는 거였다.

판교 IC까지는 도착해서 전화 하면은 

신도중에 한분이 마중 나왔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판교 IC에서 오리역 까지는

분당 수서간 도시고속도로를 타면 지척에 있었다.

그런데 스님이 직접 찿아오시겠다고 판교에서 나와서

오리역까지 찿아 오시면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달리다 보니 신갈 표지판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길을 잃고 헤메이는 신세가 되었다.

성불하는 길을 찿기도 힘들지만

일반 길도 찿기 힘든건 마찬가지 인가 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하였다.

스님의 별명중의 하나가 소시적에 휘발유였단다.

길을 헤메이던 스님은 그 성질을 참지 못하고

동승했던 보살님은 택시타고 돌잔치에 참석하러 오고

스님은 그길로 평창 절로 돌아가는중 이라는 것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신도들은 각자 한마디씩 하였다.

아니! 여기까지 왔으면서 다시 돌아 가다니

텍시타고 오는 보살을 차로 뒤따라 오면 되거늘..........

아직도 도를 덜 닦은 게야, 도를 한참 더 닦아야 해!

어렵게 시간내서 왔는데

우리도 잔치 끝나면 집으로 가야겠구먼.................

아직도 휘발유 성분이 남아있는 게야............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한마디씩 하였다.

아마 그만큼 스님이 오시기를 간절히 원했는데

가버리신데 대한 배신감(?)에 그랬으리라.

얼마의 시간이 흐른뒤

절에 가신줄 알았던 스님이 도착하셨다.

누군가 거짓으로 장난을 친거였다.

아! 그럼 그렇지!

우리가 존경해 마지않던 스님이 그러실 리가 있나

우리는 조금 전의 비난은 온데 간데 없고

스님을 반가히 맞이 하였다.

흔히 불가에서는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은 처다보냐는 말이 회자된다.

달은 무언가를 이루신 현제의 스님이요

손가락은 돌잔치에 오다가 가버리셨다는 사실이다.

스님의 인품을 보지 못하고 손가락에 휘둘린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아! 휘발유는 소시적이 었는데........................

위로 할때와 축하할 때가 아니면

남에게 관심 갖지 말고 남 얘기도 하지 말라던

어느날의 일요일 아침 법문이 생각이 난다.

아! 나의 부족함이여....................

즐거운 돌잔치가 끝나고

모두 함께 절이있는 평창으로 출발하였다.

스님은 Jeep 계열의 보살님 차를 직접 운전하시고 있었다.

그차는 전에 내가 몰아보니 80Km에서 핸들이 조금 떨렸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그차는 몹시 바쁜 모양이었다.

110~120Km로 달리는 우리차를 멀리하고

좌우 깜박이(방향지시등)이 점멸하더니

이내 우리 시야에서 사라졌다.

휘발 성분은 아직 조금은 남아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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