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새식구

敎當 2022. 5. 24. 16:48

나는 원래 식물 키우는걸 좋아하는데 반해 똥손이다.

환경이 좀 좋지 않으면 여지없이 기르던 식물이 죽으니 난감하다.

유독 식물이 잘 크면 일도 잘되는가 싶게 나에게 있어서 잘 크는 식물이라는 것은 재물과 연관되어 있었다.

예전에 살던 집의 기운이 좋았던 곳이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진짜 식물이 큰 신경쓰지 않아도 잘 자랐다.

오죽하면 녹보수가 분갈이를 통해 1그루가 3그루로 불어났으니 말 다했다.....ㅎㅎㅎ

더불어 하는 일도 잘되면서 인생에 있어 몇번 없던 승승장구의 시기를 맞이했다.

그런데 그 다음에 이사간 집(1층인데 햇볕이 잘 안들었다)의 기운이 영 좋지않았는데(금金의 기운이 너무 강했다)

금극목(金克木-쇠기운이 나무 기운을 극함)이라 그런지 그렇게 잘 자라던 나무가 죽어나가기 시작을 했다.

녹보수가 전멸을 하고 나머지 식물도 다 죽거나 성장이 멈춘듯 더이상 자라지 않고 그대로였다.

 

그 다음으로 이사를 간 곳이 4층이었는데 맨 꼭대기층인 관계로 볕은 엄청 잘 들었다.

그래서 새로 화분을 몇개 들였는데 별다른 지식 없어도 잘 큰다는 다육이 3형제가 죽었다.

야생화라 생명력이 엄청 강하다는 묘묙(꽃이 아름다워서 샀는데 이름은 잊어버렸다)도 금방 죽어버리고

치자꽃도 죽어버리고 어찌된 영문인지 유독 하나 만리향만 잘 자라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그 만리향도 화분갈이를 하자마자 이내 잎이 시들고 성장이 멈춘...말 그대로 생기없는 조화처럼 되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는 완전하게 죽지는 않았다는 것이다....ㅠ

지금 여기로 이사를 와서는 기수련 명현현상으로 인한 통증으로 정신이 없어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하게 모란 장날에 치과치료가 잡혀 진료 후에 장마당에 나갔다.

빈 화분이 몇개 있어서 거기에 맞는 꽃을 사려고 보니 너무 천편일률적으로

거의 비슷한 꽃을 팔기에 마음에도 안들고 눈에 썩 들어오는 녀석이 없어 쉽게 고르지 못했는데

오후 4시가 넘어가자 꽃 가격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을 했다.

작은 치자나무 한그루에 5,000원씩 팔았는데 갑자기 3,000원이란다.

망설임 없이 2그루를 사다가 이렇게 화분에 나란히 심어 햇빛 잘드는 양지쪽에 놔두었는데 한동안 변화가 없다.

그래서 내심 걱정을 했는데 오늘 보니 우측 앞에 보이는 큰 꽃봉우리가 드디어 벌어지기 시작을 했다.

이 꽃은 이름도 못 물어보고 5,000원이라기에 꽃이 이뻐서 위 치자나무와 같이 구입을 했다.

화분 받침대도 부착되어 있는 관계로 따로 옮겨 심거나 하지않고 물만 듬뿍 주어서 복사기 위에 올려 놓았는데

그 다음날부터 잎이 누렇게 뜨기 시작을 하고 몽우리진 꽃은 그대로여서 또 이렇게 죽나보다

근심덩어리(?)를 돈주고 모셔왔나 걱정을 했는데 잎은 일부가 누렇게 떳어도 슬금슬금 꽃을 피운다...ㅎㅎㅎ

치자나무 분갈이를 했는데 죽지않고 잘 사는 모습을 보니 용기(?) 가 생겼다.

그래서 다음 장날에 다시 꽃파는 곳을 가서 몇바퀴를 돌며 매가 사냥을 하듯 눈여겨 꽃을 관찰만 했다.

그러다 눈에 들어 온 것이 또 치자나무인데 저번 치자나무와는 다르게 이번 것은 열매치자나무란다. 

전에 살던 곳에서도 열매치자나무를 구입했는데 뭐가 그리 급하다고 금방 죽어버렸었다.

그런데 요녀석이 13,000원이란다. 

이전 아픔을 잊고 덜컥 구입을 했다.....ㅎㅎㅎ

구입 할 때는 오른쪽 꽃 하나만 피었었는데 집에와서 분갈이를 하고 나서 왼쪽 꽃을 피웠다.

새순이 잘 나오는 것을 보니 이번 분갈이는 성공적인듯 싶다.

화원 주변을 빙빙 도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장이 파할 시간이 다가오면 물건의 가격은 뚝뚝 떨어진다.

일단 어떤것을 구입할지 정하지 않고 온 이유도 있고 너무 많은 꽃들속에서 선택하는 일도 쉽지않은 것도 있지만

이렇게 빙빙 돌면서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가격이 떨어져서 더 싼 가격에 구입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빙빙 돌던차에 갑자기 난 가격이 5,000원으로 떨어졌다.

난을 키워보고 싶었는데 똥손이라 겁이나서 구입 할 수가 없었는데 5,000원 이라니......

죽어도 5,000원만 손해라서 그냥 화병에 난을 꽂았다고 생각하고 죽던지 살던지 하는데까지 해 보다가

죽어도 꽃 구경은 잘 했으니 그리 애석하지는 않을것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비닐 화분에 담긴 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 옆에있는 화분파는 가게에 가서 화분을 골랐는데 저 벽돌색 화분이 하나에 4천원이란다.

거기에 분갈이를 하려면 재료비와 공임까지 2천원이 추가된다고 하니 하나당 6천원이 더 드는 셈이다.

난이 5천원인데 화분하고 분갈이에 6천원이라니.....조금 왠지모르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느낌이 들어서

억울하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분갈이도 했는데 성심성의껏 잘 해주어 마음이 풀렸다.

그래서 그런지 죽지않고 잘 자라주고 있고 멍울졌던 꽃봉우리도 피어 꽃잎 갯수가 처음보다 더 늘었다.

다육이 3개를 사다가 금방 죽이고 나서 빈 화분만 몇년을 끌고 다녔는데 드디어 임자를 만났다.

다육이가 천원이고 화분은 예전에 뭐든지 다 있다는 다○소 그곳에서 개당 2천원에 구입 했던 것이다.

이전과는 다르게 잘 자라고 있다.

다른 하나는 위 사진 노란 난 옆에 있는 다육이다.

이 다육이도 천원인데 구입 할 때 2개 정도가 밑으로 쳐졌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집에 오자 잘 자라면서 곶추세워졌다.

요즈음은 기수련 통증도 점점 잦아들고 있고 새식구 화분들도 잘 자라주니 더 바랄 것이 없다.

원래 욕심이 없는데 지금은 지족(知足)하면서 살고 있으니 날마다 행복하다.

행복하니 노래가 절로 나온다

 

도량청정무하예(道場淸淨無瑕穢)-온 도량이 깨끗하여 더러운것 없으니  ​ 

삼보천룡강차지(三寶天龍降此地)-삼보님과 천룡님 이 도량에 오시네

아금지송묘진언(我今持誦妙眞言)-이제 내가 묘한진언 지니고 외우니

원사자비밀가호(願賜慈悲密加護)-자비감로 베푸사 저희들을 살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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