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11월의 진달래꽃

敎當 2020. 11. 10. 14:25

요즘 예기치 못한 일들로 인해 몸에 이상이와서 될 수 있으면 무리하지 않으려고 몸을 사리고 있다.

이것 저것 하고도 더이상 할일이 없던 일요일 오후

마음 한구석에서는 등산을 갈까말가 고민하고 있었는지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등산복을 입고 있었다.

말이 등산이지...500m 고지의 남한산성은 사실 산보나 마찬가지였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가는 곳이다.

일요일 아침은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고 일기에보를 한 상황이라 을씨년스런 날씨가 주저하게 만든 영향도 있었다.

갈까말까 망성이다가도 막상 길을 나서면 언제 그런 생각을 가졌냐는 듯이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ㅎㅎㅎ

 

남한산성 진입로 공사를 한다고 이렇게 등산로를 막아놓고 있다.

 

남한산성은 진입로 공사로 인해 남문에서 북문까지 이렇게 막아놓고 있다.

그러다보니 예전처럼 수어장대에서 마천동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일이 쉽지않은 코스가 되었다.

물론 남문주차장으로 가서 국청사길로 서문에 도착해서 마천동으로 내려가면되는데

산에까지 와서 도심처럼 장사하는 곳을 지나간다는 것이 여간 내키지 않아서 이 등산로를 포기하고

공사가 끝나는 날까지는 예전에 다녔던 망덕산 왕기봉으로 가는 코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남한산성 등산을 계획하고 게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날씨가 쌀쌀한 탓인지 등산객이 저번 주말의 반도 되지않았다.

코로나시대에 등산객이 적은 것도 어쩌면 축복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으며 검단산쪽으로 향했다.

이 검단산을 지나 망덕산으로 가는 길은 집에서 출발해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꼬박 6시간 정도가 걸리는 코스다.

 

사진 가운데 저기 보이는 산이 청량산이다
꽃은 꽃이핀 일부만 화려한데 비해 단풍은 온 산이 붉게 물들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듯 하다.

 

검단산을 지나 망덕산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약수터에 들러 목한번 축이고 다시 출발을 했다.

이 약수터가 예전에는 철분이 많아 붉은색을 띠었고 수량도 제법 많았는데 가뭄으로 인해 그런지 수량이 적었다.

양탄자처럼 수북하게 갈린 낙엽은 보기에는 좋은데 자칫 잘못하면 미끄러져 낙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좋은것이 나쁜것이고 나쁜것이 좋은 것이라는 말을 요즘 실감하면서 살고 있다.

 

남한산성 남문에서 왼쪽으로 가면 수어장대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꺽으면 망덕산으로 가는 길이다. 예전에는 망덕사를 지나 이배재고개까지 갔다가 올라왔는데 지금은 망덕산까지가 나에게 딱 맞는 코스인듯 하다...ㅎㅎㅎ

 

예전에는 목표를 정하면 주위를 살피지않고 무작정 목표지점만 향해 달려갔는데

수련을 하면서 성격이 조금 느긋해졌는지 주변도 살피면서 가게되었다.

그때 우연히 눈에 들어온 붉은색이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분명 꽃이었기 때문이다.

이 추위에 꽃이라니.....눈을 의심하면서도 발걸음은 등산로를 벗어나 그 꽃무리로 향했다.

 

이거 진달래 맞죠?

 

성급한 녀석은 이미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다.

 

11월에 진달래라니.....행운이 따로 없다.

11월에 개나리가 핀 것은 본적이 여러번 있었는데 진달래가 핀 것은 그렇게 산에 다녔어도 처음이다.

이날 바람이 좀 불었는데 잘 찍힌줄 알았더니 꽃이 흔들려 초점이 안 맞았다.

붉게 물든 단풍에 진달래가 피었지만 단번에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들어왔다. 

좋은 일이 생기려나 기대를 해보다가도 이 추위에 꽃이 얼지않을가 걱정도 앞선다.

 

 

진달래꽃과 단풍에 취해 가을을 만끽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망덕산 정상까지 다다랐다.

30cm 덕분에 500m 고지의 산에 당당히 등록되어질 수 있었다.

400m급의 산과 500m급의 산은 느낌이 다르다...^^ 

산도 오르고 꽃도 보고 기분좋은 산행을 마치고 집에오니 살짝 몸에 무리가 왔지만 기분은 너무 좋았다.

다시 내려갈 산이지만 왜 오르는지 그 이유는 올라가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성취감에서 오는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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