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을 오르는 길이 여러갈래가 있었는데 장거리 이동을 해야하는 만큼 좀 쉬운 코스를 선택을 했다.
인터넷으로 뒤저보니 영주터미널에서 26번 (풍기,삼가)방면 버스를 타고 1시간쯤 가면 삼가리가 나오는데
삼가리에서 하차(여기가 종점이다...^^)를 해서 약 15분쯤 걸으면 삼가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고 한다.
성남에서 영주터미널 가는 첫차가 7시 20분에 있었고 약 2시간 20분 걸린다고 나와있었다.
그러니 영주터미널에 도착하면 9시 40분쯤 될 것이다.
영주 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9시 35분쯤 되었고 터미널을 중심으로 정류장이 몇개 있었는데
가는 곳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정류장이 잘 표시되어 있었다.
풍기가는 버스정류장은 터미널에서 나와 바로 오른쪽에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붙어있는 시간표를 봤는데 소백산으로 가는 노선 희방사와 삼가동이 보인다.
그런데 삼가동으로 가는 버스(26번)가 9시 30분 출발로 되어 있었다.
지금이 9시 35분을 지나고 있으니.....헉!....방금 전에 이미 버스가 출발했다는 것이된다.
다음 시간을 보니 1시 20분에야 삼가리 가는 버스가 있었다.
아!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랄까.....그럼 오늘 소백산 산행은 물건너 간 것이다....ㅠㅠㅠ
이렇게 낙심하고 있는데 버스가 들어오고 번호를 보니 26번 버스였다.....오잉!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더니 9시 38분쯤에 기적처럼 26번 버스가 도착을 한 것이다.
사실 성남에서 출발하는 영주행 버스와 동서울에서 출발하는 영주행 버스가 거의 동시에 영주터미널에 도착했다.
이 고속(시외)버스 시간과 연동해서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덕분에 삼가리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불행이 다행으로 바뀌면서 대기시간 없이 삼가리행 버스를 탔는데 여기에서 한시간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한 30분쯤 달리니까 삼가리 종점에 도착을 했다.
시간을 보니 10시 10분 조금 넘은듯 한데 삼가리 종점에서 조금 위까지 버스가 운행을 해 줘 수월했다.
버스운전 기사님께 영주터미널행 막차를 물으니 5시 50분인가 그랬던것 같다.
이 시간이면 충분히 하산 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하차지점에 버스시간표가 붙여져 있다는 말에도
그 안에는 충분히 하산 할 수 있는 시간이라 시간표를 확인하지 않고 삼가탐방지원센터를 향해 출발을 했다.
시간이 좀 있었다면 희방사쪽을 선택해서 연화봉을 거쳐 비로봉에 올랐을텐데
성남에서 장거리 버스로 이동해야 하고 지리도 잘 몰라 비교적 쉬운코스인 삼가리쪽을 선택했다.
비로봉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백산 가는 길은 이처럼 도로와 보행자 통로를 구분해 놓아 차량에 방해받지 않고 등산하기 좋았다.
계곡을 끼고 만들어진 산행길은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를 오롯이 들을 수 있는 곳이다.
9월말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날씨가 더웠다.
계곡에 통행금지 푯말이 있었는데 만약 들어가도 된다고 하면 당장이라도 저 물에 뛰어들고 싶었다.
소백산은 그 높이에 비해 비교적 등산로가 평이했다.
물론 희방사쪽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ㅎㅎㅎ
잘 가꾸어진 숲을 따라 홀로 걷다보니 가끔 이미 등산을 마친 분들과 마주쳤다.
산행하다 만나는 분들과 마주치면 인사를 건넨다.
처음 산행을 할 때는 그런 인사가 쑥스러웠는데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
올라가다 만난곳이 달밭골이다.
등산로 샛길에 있어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팬션도 있고 음식점도 있었다.
산도 좋아하지만 야생화도 좋아한다.
이런 꽃을 만나면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을 찍게되는데 꽃이 작지만 기품이 있어보였다.
이런 꽃들을 만나면 저절로 피로가 풀리는듯 하다.
올라가는 길에 만난 계단인데 여긴 특이하게 경사로도 설치가 되어 있다.
급경사인 계단도 만나지만 이런 평탄한 길도 만날 수 있는 곳이 소백산이다.
그래도 어지간히 올라왔나 보다.
사실 숲에 들어가면 주변이 잘 안보이는데 어느정도 올라가야 이런 시야를 만날 수 있다.
삼가리탐방 지원센터에서 10시30분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소백산 비로봉에 도착을 하고 보니
시간이 12시50분쯤 되었다.
소백산 비로봉이 높아서 바람이 많은 관계로
나무들이 잘 자라지 못한다고 하더니 정상에는
나무는 없고 억새같은 풀이 자라고 있었다.
올라올 때는 바람이 없었는데 여긴 제법 바람이 분다.
평일임에도 그래도 등산객이 좀 있었다.
연화봉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도 제법 많았는데
비로봉에서 보니 경관이 수려했다.
정상에 올라서면 발 아래 보이는 경관이 장관이다.
사방으로 다니며 셔터를 눌러댔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듯 하다.
올라올때 보았던 저수지도 보이고.....
힘차게 이어달리는 듯한 산세도 좋고.....
이 가을에 마치 봄이 오는듯한 파릇파릇한 연초록 빛도 좋다.
산 정상에 나무는 없어도 이 가을에 구절초는 피고 있었다.
비로봉에서 국망봉쪽을 바라본 전경이다.
비로봉에서 연화봉쪽을 바라본 전경인데 초지와 잘 어우러진 건물이 이색적이다.
연화봉 저 너머에 사진 좌측 상단에 등대처럼 보이는 것이 소백산천문대다.
물 한모금 마시고 잠시 쉬었다가 1시경 하산을 했다.
이 소백산비로사는 소백산 초입에 있는 절인데 갈때는 그냥 지나쳤다가 내려와서 사진을 찍었다.
소백산비로사 옆에 소백산국립공원 자생식물관찰원 표지판이다.
날이 너무 더워 인근의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고 삼가리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1시쯤 하산해서 삼가탐방지원센터에 오니 한낮인 2시 20분쯤 되었고 무의식적으로 자판기가 눈에 들어왔다.
무더위에 시원한 수박 한조각 먹는 것이 소원일만큼 갈증이 밀려왔는데 탄산음료를 마실 수 있는 자판기라니...
지금 이순간에는 호사스런 일이 아닐 수 없어 냉큼 천원을 자판기에 쑥 밀어넣었다.
시원한 탄산의 감촉이 목구멍을 타고 흘러 들어가는 짜릿함에 몸은 흥분이 된다...ㅎㅎㅎ
처음 버스에서 내린 곳에 와 보니 차 시간표가 붙어있다는 기사의 말과는 달리 아무것도 없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주차관리 하는 사람도 없고 주차된 차량도 보이지 않았다.
고립무원(孤立無援).....아마 이때 딱 들어맞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결국 걸어서 삼가리까지 갔다.
정류장에는 시간표도 없고 정류장 바로 옆에 상가가 있었는데 장사가 안되서그런지 문을 닫았다.
주변에 물어 볼 사람도 없었는데 속 타는 내 마음과는 달리
빨갛게 잘 익은 사과는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주렁주렁 매달려 가을을 만끽하고 있었다....ㅎㅎㅎ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정답은 사람 있는곳까지 걸어가는 것이다...ㅎㅎㅎ
한참 주변을 걷다 쉬다 구경하다 보니 정류장이 보였는데 여기에서 더이상 무작정 걷는것도 무리였다.
시간은 3시를 향해 막 달려가고 있었는데 기약없는 기다림이라니...ㅋ
노느니 염불한다고 난 정류장 의자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 기운을 돌리고 있었다.
그때 마침 이런 시골에서는 드물게 조금 차려입은(?) 아줌마가 나타났다.
직감적으로 영주 시내로 나가려고 버스를 타러 나온듯 싶었다...
그럼 이제 곧 버스가 오겠거니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3시 20분 조금 안되어서 버스가 삼가리쪽으로 들어간다.
들어가는 시간과 기사님 휴식시간...등등 따져봐도 20분이면 족히 여기 올 것이라 짐작이 되었다...ㅎㅎㅎ
나도 등산화 신고 베낭 메고 신성한 의식을 치르듯이 미리 서서 버스를 맞이하고 있었다.
한 3시 30분쯤 되니까 정말로 버스가 짠~ 하고 나타났다.
한시간 넘게 기다린 나로서는 구세주가 따로 없었다.....ㅎㅎㅎ
영주 터미널로 고~고......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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