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연천 고대산 산행

敎當 2018. 11. 6. 10:26

토요일 아침

막 남한산성 산행을 나서려고 하는데 채선생님의 전화가 왔다.

연천 고대산을 산악회를 통해 가는데 동행 하자는 제안이셨다.

이번주는 그냥 남한산성 산행을 하고 다음주쯤에나 지방산행을 해볼까 생각하던 차에 이런 전화를 받았다.

저 지금 남한산성 올라 가려고 하고 있는데....하다가 "예! 알겠습니다"하고 말았다.

다음주에 혼자 따나는 산행보다 함게 하는 산행도 괜찮아 보였기 때문이다.

일요일에 또 등산을 해야하니 토요 산행은 그냥 산보하는 수준으로 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단촐하게 배낭을 꾸리고 남문유원지를 통해 남문으로 올라가서 서문까지 간 후 솔밭에서 쉬었다.

이렇게 산행을 해도 집에서부터 출발해서 집에까지 걸어오는데 3시간은 걸린다.

 

일요일 아침 8시 30분까지 논현역으로 나오라는 말에 좀 여유있게 도착하려고 7시 20분쯤 집을 나섰다.

이시간이면 대체적으로 논현역까지 출발 20분 전까지는 도착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복정역에 도착을 했는데 분당선 전철이 언제오는지 전광판을 봤는데 하얗다....헉!

전철이 전광판에 표시가 안 되어있고 7전역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었다...7전역이라...ㅠ

2분씩만 잡아도 대략 15분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침 출근을 할 때도 분당선을 타는데 보통 2~3전역은 표기되는 것을 봤지만 7전역이라니...ㅎㅎㅎ

그런데 이것이 계산대로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여기에서만 약 20분이 넘게 기다렸다.

예전같으면 안절부절 못 했을텐데 지금은 미안하지만 인연따라 시간내로 도착하면 가고

도착 못하면 돌아오면 된다고 생각하니 예전처럼 조급함에 쫒기는 일이 없어 마음은 편하다는 점이 다르다.

애 타는 마음으로 논현역에 도착해서 출구로 뛰어가니 딱 8시 30분이었다.

 

채선생님은 아직 도착을 안 해서 논현역에서 기다렸는데 35분이 되니 채선생님도 도착을 했다.

<강○산악회>인 이 모임은 8시 30분 출발이 무색하게 회원을 기다리르나 회장이 연신 전화중이었고

50분이 되었지만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오늘 안으로는 출발을 할 것이다...ㅎㅎㅎ

드디어 9시가 조금 넘으니 늦은 회원들도 다 도착을 했고 차가 떠났다.

차 안에서 작은 물병 하나와 백설기떡을 나눠주는데 이 인간(?)들이 나는 떡을 안 준다.

사실 떡이 건강에 안 좋기 때문에 줘도 안 먹었을 것이지만 안 주니 섭섭한 마음은 또 어쩔 수 없다.

차는 한참을 달려 어느덧 휴게소에 도착을 했다.

 

 

연천은 가 볼 기회가 없던 곳이라 한탄강과 군부대가 많은지역 정도로 편협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구를 좋아하다 보니 당구방송을 통해 연천에서 열린 당구대회로 친숙해진 이름이다. 

여기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곧바로 고대산으로 출발을 했다.

 

 

9시에 출발을한 버스는 11시 20분이 되어 고대산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주차장에 버스를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려 등산을 준비하고 있는데 공지사항을 말한다.

산악대장이 일이 있어서 못 오고...1시까지 시간을 줄테니 둘레길이나 다녀 오라는 말이었다.

둘레길 가는 것도 싫은 사람은 그냥 차에서 휴식을 취하라고 한다.

1시까지 오면 맛있는 오리탕을 준비 했다는 말과 함께 등산 시작이란다....헐!

예전에 가끔 산악회를 통해서 지방 산행을 했었는데 간혹 이런 양아치(?)산악회를 만난다.

등산은 들러리일 뿐이고 주목적은 그냥 산악회를 이용해 돈벌이에만 급급한 무늬만 산악회다.

모처럼 산악회를 통해 등산을 왔는데 오늘 이런 산악회를 또 만난 것이다....ㅠ

 

11시 40분, 일단 산을 향해 걸으면서 머릿속으로는 온갖 생각에 만감이 교차한다.

산 정상에 오르고 점심을 포기 할 것인가 아니면 적당히 타협을 하고 중간에 하산해서 점심을 먹을것인가.

이런 고민을 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대산 정상을 선택 한 것이다.

사람이 돈이 있으면 아무때나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돈이 있어도 할 수 없는 것이있다.

오리탕은 돈만 있으면 아무때나 먹을 수 있지만 고대산 산행은 돈이 있어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걸음을 좀 빨리해서 슬슬 산행을 시작했다.

조금 가다보니 등산로 입구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약수터가 있었다.

바위산이고 등산은 물이 필수조건이라 미리 챙겨넣었던 게토레이 한병과 차에서 받은 물병에 물을 담았다.

물을 담고 있는데 후발주자 네분이 도착을 했다.

나보고 너무 빨리 걷는다면서 같이 정상에 가지고 한다....동지가 생겼으니 마음이 든든했다.

고대산은 3개의 등산로가 있는데 우리는 3등산로를 택해서 올라갔다.   

 

 

저기 녹색 등산복을 입은 채선생님을 필두로 네분이 열심히 올라오고 있다.

 

 

계곡에는 수량은 풍부하지 않지만 맑은 물이 돌 무더기 곳곳에 숨어있었다.

붉은 단풍을 띄워놓은 물은 마치 버들잎을 띄운 물처럼 서두르지 말고 한숨 쉬어가라고 권한다.

땀에 젖은 하산길에 계곡물에서 세수를 했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실 등산을 자주 하고 호흡법을 하다보니 돌산이라고 해서 특별히 힘든 것은 없다.

일행과 보조를 맞추며 올라갔지만 이분들에게는 힘겨웠는지 자꾸 뒤쳐지면서 멀어져갔다.

정상 1.5Km를 남겨두고 처음 약속과는 달리 이분들이 도중 하산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가파른 계단길을 앞두고 기다렸는데 10분이 넘어도 이분들이 오지 않았다.

아마 포기하고 도중 하산을 한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내 속도대로 등산을 했는데 도중에 쉬어가는 분들을 추월해서 부랴부랴 올라갔다.

 

 

군부대를 지나 올라가다 보니 어느덧 정상이 눈 앞에 보이는 지점까지 왔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정표가 반감고 또 정겹다...ㅎㅎㅎ

 

 

 

 

 

 

 

 

 

 

 

 

 

 

올라가는 길은 길이 험해도 별 문제가 없었는데 하산하는 일이 문제였다.

이처럼 길이 없는 바위산도 문제였지만

비탈진 길에 수북하게 쌓인 낙엽이

바쁜 발검을을 잡아 조바심을

내게한다.

 

 

 

 

 

 

 

 

 

 

 

 

 

 

 

 

 

 

 

 

 

 

 

 

 

 

 

 

 

 

 

 

 

 

 

 

 

 

 

 

 

 

 

드디어 고대산 정상에 도착을 했다.

불과 832m뿐이 안 되는 높이이지만

정상에 올라서니 사방이 확 트여

점심을 포기하고 올라오기를 잘 했다는

감동이 확~ 밀려온다...^^

그래서 여기가 군사요충지인가 보다.

발 아래 펼쳐진 평야와 북녁땅

그리고 빙 둘러선 산하를 보니

지도에만 남과 북이라는 개념이 있을뿐

여기에서는 남과 북이 따로 갈라서서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한적한 시골풍경 그 모습이다.

 

 

 

 

 

 

 

 

 

 

 

 

 

 

 

 

 

 

 

 

 

 

 

 

 

 

제1,2 등산로로 하산을 하려면 저 곳으로 가야한다.

멀리 정자(대광봉 정상이다)가 보이는데 군데군데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이 등산객이 꽤 많았다.

 

 

정상 인근에 핼기장이 보인다.

산이 끝없이 이어져 웅장한 산세를 형성하고 있다.

 

 

저 산 좌측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북녁땅인듯 싶다.

등산이라는 것이 힘들게 올라간만큼 천천히 정상의 기운도 만끽하고 어디가 어딘지도 살펴봐야 했는데

시간 관계상 너무 쫒겨 일단 무작정 동서남북을 향해서 마구 셔터를 눌렀다...ㅎㅎㅎ

 

 

 

 

 

 

 

 

 

 

 

 

 

 

12시 50분

드디어 정상에 도착을 했다...야호~

정상에 도착을 해 보니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단체로 온 분도 많았지만

부부동반 해서 올라온 사람도 많았다.

막 사진을 찍었는데도 사진이 별로

남은게 없어 인물이 부족(?)하지만

내 사진이라도 올려봅니다...ㅎㅎㅎ

모자 차양이 땀에 젖어 물광이 난다.

조명의 힘도 빌려 얼굴 피부도 좋게

나오고...크흑!

 

 

 

 

 

 

 

 

 

 

 

 

 

 

 

 

정상에서 시야가 좋으면 다 만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날은 미세먼지로 인해 시야가 좋지 않았는데 사진도 잘 안나오고 해서 글부분만 편집해 올립니다. 

 

 

백마고지, 봉래호 등 위에 열거한 것들이 이 사진 안에 담겨져 있다.

미세먼지와 스마트폰의 한계로 이렇게 뿐이 담을 수 없었던점 이해 바랍니다...^^

 

 

위 사진에서 각도를 우측으로 조금 돌려서 찍은 사진이다.

 

 

산 정상에 다다르면 나무는 사라지고 갈대가 자라고 있었다.

산들산들 부는 바람에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정상을 찾은 이들에게 보상처럼 반기는 갈대

한 등산객이 갈대숲에서 산 아래를 조망하고 있다.

 

 

810m의 대광봉 정상에 있는 정자를 스마트폰의 줌을 당겨서 찍어 봤다.

정자로 향하는 등산객의 행렬이 적지 않은 숫자다.

등산 안내도를 보면 제1 등산로와 제2 등산로가 갈리는 곳이 바로 저기다.

 

1시가 되어 하산을 시작했다.

올라가는데 1시간 10분 걸렸다면 하산은 그 반이면 충분한 시간인데 여기는 그렇지 않았다.

만들어지지 않은 비탈길에 수북히 쌓인 낙엽으로 인해 여간 조심스러운 하산길이 아니었다.

길 옆에 쇠로 만들어진 줄에 의지해서 부여잡고 나름 빨리 내려온다고 했지만 거의 한시간이나 걸렸다.

원래 출발을 했던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채선생님에게 전화를 했다.

 

식당 위치를 물으니 주차장에서 등산로로 올가가는길 좌측편으로 계곡이 있고

그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면 금○○식당이 있는데 거기에서 200m 내려오면 통○식당이 있다고 한다.

거기로 오면 된다고 해서 오던 길을 되돌아서 다시 올라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다리가 없는 것이다. 

왜 안 오냐고 독촉 전화가 오는데도 더무지.....ㅠ

주변에 사람이라도 있으면 물어라도 볼텐데 사람이 아무도 없다...크흑!

 

이번에는 내가 전화를 해서 다리도 없고 식당도 안 보인다며

혹시 주차장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는데 단호하게 아니라면서

카라반까지 가지말고 좌측 계곡을 보면......하면서 다시 똑 같은 소리를 반복한다.

무려 3번을 등산로 입구까지 왕복을 했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점심은 포기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가면서 주차장 아래를 보니 다리가 보인다.

혹시나 해서 그리로 가 보니 금○○식당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제기럴! 반대로 알려준 것이다.

가다보니 통○식당 간판이 눈에 들어올즈음 채선생님의 독촉 전화가 또 왔다.

그것도 못 찾고 왜 아직 안오냐는 투의 전화다.

사실 욱하는 것을 참고 있는데 채선생님도 욱 하는 마음을 참고 있는 말투라는 것이다...ㅎㅎㅎ

 

하산을 하고 식당을 찾는데만 40 여분이 걸렸다.

아침도 못먹고 급하게 정상까지 갔다온후라 피곤이 급속히 밀려왔는데 거기에 40분은 정말 힘든시간이었다.

반대 방향이냐고 몇번을 물었는데도 아니라면서 왜 안오냐며 오히려 역정을 내는 목소리에 울컥했지만

잘 못 알려준 사실은 인지하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은 끝내 없으셨다.

대신 밥이며 국이며 음식들을 챙겨주시는 바람에 서운한 마음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오늘은 식복이 없는날인지 아침에 떡도 못 받았는데 점심때 나온 밥마저 머리카락이....ㅠ

밥 반공기를 김치와 오리백숙 국물과 함께 먹고 숟가락을 놓았다.

아무도 못 간 정상에 혼자 갔다왔다는 성취감에 사실 배고픈 줄도 모르겠다...ㅎㅎㅎ

나중에 보니 채선생님이 소주 1병에 호박막걸리 3잔 그리고 맥주를 한병 드셨다고 한다.

연세도 있으신데 과음(?)을 하셔서 판단력이 흐려지신듯 하다.  

 

오후 3시 우리를 태운 버스는 드디어 서울로 출발을 했다.

그런데 차안 풍경은 이게 2018년 산악회가 맞는지 눈을 의심케 하는 일이 벌어졌다.

돈만 생각하는 산악회인지 안주도 없는 깡술판이 차안에서도 이어지고 노래하고 춤추고...뜨악!

차안에서 인전벨트 안 메면 단속대상이 되는데 일어나서 춤추는 광경이라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술이 한순배 돌자 나서는 인간은 왜 그리 많은지 마이크만 잡으면 지가 제일 잘난 노미다.

노래도 아니고 무슨 한풀이 고성에 음정과 박자는 별나라로 가고 혼자 몇곡씩 부르고

노래하려고 기다리다 지친 사람은 슬슬 시비조로 말이 거칠어지고 생지옥이 따로 없다.

더욱 기가 막힌것은 술취한 인간이 아무 이유도 없이 돈 만원씩 내라는 것이다.

산악회원이 40명 출발하면 돈이 남지만 지금은 30명 출발이라 적자라면서 뒤풀이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적자가 났으니 그 돈을 보전해 줘야 하기 때문에 걷는다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게 돈만 내란다.

 

강도가 따로 없다.

이 문제로 인해 여기저기서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돈을 안 내면 쫌생이로 매도하고 그러면 발끈하고

내가 누군지 아느냐(주정뱅이인데 잘난줄 착각한다...ㅎ)는 식의 언쟁으로 인해 시비의 연속이 되었다.  

산은 올라가지도 않는 산악회에 회비외에 명분없이 걷는 돈이라니 최악의 산악회였다.

거기에 요즘시대에 음주가무로 인해  차안이 들썩거리고 달리는 중간에 소변 본다고 차 세우라고.....

에고~인간아(사실은 개들아~.....이랗게 말해주고 싶었다...^^)

어찌되었건 그런 우여곡절을 겪고도 무사히 차는 서울에 도착을 했다.  

다른 추한 모습은 다 지우고 정상에 올랐을때의 그 기분만 추억으로 고스란히 간직하고 온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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