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민주지산 산행

敎當 2018. 10. 23. 20:58

민주지산은 충북 영동군에 속한 1241높이의 산이다.

무주 신불사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에 일어나 8시쯤 스님이 차려주시는 공양을 했다.

공양을 하고 차 한잔을 마셨는데 채선생님과 스님의 차담이 길어지면서 시간이 자꾸 흘러갔다.

어제 장시간에 걸쳐 그리 많은 얘기를 주고 받았는데도 아직 할 얘기가 많은가 보다...ㅎㅎㅎ

어제는 경내에서 2시간 차담방에서 한 3시간 나중에 시내에서 저녁 공양을 하면서도 두시간쯤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아침 공양을 하면서 시작된 애기는 또 끝이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산행을 하기에 너무 늦어 포기하고 그냥 서울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겁(?)이 났다.

그래서 9시가 넘어서 난 밖으로 나와 산행준비를 하면서 안 들어가고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결국 10시가 조금 넘으니 채선생님이 밖으로 나온다.....^^


아침 햇살이 좋아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햇빛을 향해 서서 기운을 받았다.

이 터라는 것은 참으로 묘해서 기운받을때 여기 서있는 것과 저기 서있는 것이 다른 경우가 많다.

현관 바로 앞에서 받을때는 기운이 그다지 안 들어왔는데 조금 움직여 보니 거기는 아주 좋았다.

같은 일조량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운이 들어와 몸을 데워준다.

만주지산 산행은 신불사를 끼고 올라가다 보면 시멘트 포장길이 끊기면서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출발하면서 시간을 보니 10시 20분이었다....드디어 등반을 시작했다...ㅎ



이 안내판은 처음 출발지점에서 600m쯤 올라가면 임도가 나오는데 바로 그 전 지점에 세워져 있다.

현위치라고 표시된 부분이 등산하고 600m쯤 올라간 곳이라고 보면 된다.

일단 석기봉으로 올라갔다가 삼도봉을 간 후 민주지산으로 되돌아갔다가 거기서 하산하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채선생님은 연세도 있어서 힘에 부칠까봐 그러신지 내심 석기봉에서 삼도봉을 갔다가

다시 석기봉 오르던 길로 되돌아와 바로 거기에서 하산하려고 생각을 하고 계셨다.

이런 생각을 모른채 우린 일단 석기봉으로 향했는데 처음에는 동네 산 처럼 편했던 길이 차츰 가파라진다...흑!

남한산성이 해발 500m 정도인데 한번 산행에 두번 올라갔다 내려오는 산행을

최소 일주일에 한번 이상을 하니 난 이런 산행에 이미 단련이 되어 큰 문제가 없었는데 채선생님이 문제였다.

그래도 석기봉 갈라지는 정상까지는 잘 올라오셨다.



현위치라고 표시된 임도에 오르기 전에 만나는 나무들이다.

쭉쭉 뻗은 나무와 울창한 숲길이 산행을 하기에는 아주 그만이었다.



산은 이미 단풍이 시작되어 먼산을 바라보니 붉은 기운이 역력하게 보인다.



여기가 임도와 만나는 길이다.

석기봉까지 이제 1.6Km 남았다.



숲 길옆에는 가을을 알려주는 노오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수량이 제법 되는 계곡의 물이 시원스레 흐르고 있다.

계곡 곳곳에 굵은 전선이 흉물스레 묶여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가만히 생각 해 보니 여름에 장맛비에 계곡물이 갑자기 불으면 붙잡고 나오는 생명줄인듯 하다.

어리석을때는 흉물스런 쓰레기인줄 알았는데 알고나니 생명줄이었다....ㅋㅎ



시원스레 하늘을 향해 뻗은 나무들이 기분도 상승시켜 주고 있었다.



제법 가파른 길을 오르다 보니 일단 산 정상에 다다랐다.

저기 보이는 뽀족한 돌봉우리가 석기봉인데 여기서부터 600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산을 오르다 보니 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치성을 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굿을 하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삼신상 앞에서 스님이 치성을 드리는 염불소리였다.



하늘에 적당히 구름이 끼어 산행을 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였다.

일기예보에 강원도 지역에 비가 온다고 해서 혹시나 여기도 비가 올까봐 우의(雨衣)를 챙겨갔다.











석기봉 가는 길목에 위치한 삼신상이다.

스님 한분과 신도분 2명(부부인듯)이

치성을 드리고 있었다.


































<일신삼두상>이라더니

몸 하나에 머리(頭)모양은 셋이다.

사진 찍기 좋은 위치에 스님과 신도분이 앉아

치성을 드리고 있어서 옆에서 찍었는데

바위에 새긴 불상이라 사진이

선명하게 나오지는 않았다.

사진 왼쪽 무릎아래 왼쪽 발가락이

삐죽 튀어나온 것이 보인다...^^

사진 좌측에 파란 물바가지가 보이는데

바로 여기에 약수가 있었다.

나만 혼자 1리터 물병에 물을 담아와서

채선생님과 같이 마시기에는 물이 부족했는데

가뭄에 단비를 만난격이다.

어찌나 시원한지 정신이 번쩍 들었다...ㅎ 

물 한모금씩 마시고 물병에 물을 꽉 채운다음

석기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가 1200m의 석기봉 정상이다.

아까 올라올때 절도 없는데 소리가 나길래

굿하는 소리인줄 알았던 것이 염불하는

소리였는데 이번에는 개짖는 소리가 들린다.

헉!.....정상에 민가가 있는 것도 아닐텐데...

석기봉 정상에 올라가 보니 등산객이

우람한 체구의 진도개 2마리를 데리고 있었다.

낯선사람을 보자 경계를 해서 연신 짖었는데

나중에 이사람들과 동행자가 되어

민주지산까지 등산을 하고 같이 하산했다...ㅎ






















석기봉에서 삼도봉을 바라본 전경이다.

전라도 무주와 충북 영동 그리고 경상도 김천 3개 도(道)가 모인 봉우리라 삼도봉이다.

산이 마치 융단을 깔아 놓은듯이 부드러워 보인다.



우리나라가 산이 많다고 하지만 이렇게 많은줄 몰랐다.

보이는 것이 전부 산인데 그 가운데에도 골짜기마다 마을이 눈에 보인다.



산을 올라가기 전에 먼가리에서 보면 길도 없어 보여 저기를 어떻게 올라가나 걱정이 된다.

하지만 막상 산에 들어가면 어디서 짠~하고 나타난 것처럼 길이 펼쳐져 있다.

산 사이로 꾸불꾸불 끝모를 산 길이 펼쳐지고 그 길을 따라 또 산이 이어 달리고 있다.



석기봉까지 와서야 비로소 채선생님 계획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서 삼도봉까지는 1.6Km를 가야 한다.

민주지산까지는 3.5Km를 가야하는데 선생님은 삼도봉을 갔다가 하산하자고 하신다.

민주지산을 왔는데 정작 주인공은 못보고 조연만 보고 가는 심정이었다...ㅎㅎㅎ

서울 가는차가 무주에서 2시에 있어서 민주지산은 무리라는 말씀에 삼도봉을 포기하고

민주지산을 둥산한 후 대전은 차가 많으니 대전으로 해서 올라가자고 설득을 했다.

결국 선생님이 내 의견이 동의를 해 주어 민주지산으로 향했다.



채선생님이 연세가 있으셔서 다소 무리였는데도 불구하고 드디어 민주지산 정상에 다다랐다.

오는 도중에 잠시 쉬면서 내가 싸온 김밥과 떡으로 요기를 했다.

여기는 정상 턱 밑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전경이다.



정상 바로 아래에 이렇게 산을 빙 둘러가면서 감상 할 수 있게 난간을 설치를 했다.

외지에서온 우리는 둥산복을 입고 올라왔지만 동네(?)사람은 간단하게 츄리닝 차림으로 올라왔다.

마치 산보하듯....이것이 동네사람의 위엄인듯 하다...ㅎㅎㅎ













드디어 정상에 도착을 했다.

처음 시작을 할 때는 어렵게 느껴졌지만

오르다 보니 어느새 정상이다.

정상에 서니 우선 공기가 다르다.

등산은 이런 맛인가 보다...^^

시간을 보니 1시 30분을 지나고 있었다.


















저기 보이는 뽀족한 산봉우리가 석기봉이다.

정상에서 보니 북으로 영동 천태산도 보이고 남쪽으로는 가야산 그리고 서쪽으로는 마이산도 희미하게 보인다.

발 아래 거칠것이 없이 동서남북 산하가 보이고 그 많은 산 사이사이마다 옹기종기 마을이 형성되고 있었다.

건물숲만 보다가 이런 산을 보니 눈이 호강을 하고 있다.



산 능선을 타고 하산이 시작되었다.

길이 가파르고 낙옆이 많이 쌓여 하산하는 길이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었다.



하산길에 우연히 마주친 꽃인데 흔히 보던 구절초와는 또 다르게 생겼다.

참 이상한게 산에서 마주치는 이런 작은 풀과 꽃들은 너무 소중한 생각이 든다.

도시의 복잡한 생활속에 찌든 마음에서 벗어나 자연과 혼연일체가 되어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순수한 마음으로 되 돌아간 느낌이다.



하산길에 만난 바위가 벼락을 맞았는지 종단으로 쪼개져 있다.

신불사까지 하산을 해서 무사히 도착을 했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신불사 택시타고 올때 혹시나 해서 기사님 명함을 받았는데 그걸 보고 전화를 했다.

기사님이 멀리 있어서 못 온다고 해서 다른 기사님 전번을 알려 달라고 하고 있는데 하지 말란다.

그러더니 채선생님이 어딘가에 전화를 했는데 15분 후에 누가 테우러 온다는 것이다.

헉!......채선생님도 초행길로 알고 있었는데 누가 태우러 온다고?

마을 이장님한테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 했다고 한다.

나중에 보니 마을 이장님은 진짜 처음 만나는 사람이었다....발이 넓으신건 알았지만.....^^

마을 이장님은 젊은분이었는데 귀농한지 한 5년 되었고 6000평에 주로 사과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이장님 덕분에 설천면 공용버스터미널까지 올 수 있었다.




공용버스 터미널에 도착을 해서 시간표를 보니 완행(차비는 1인당 천원)은 4시 30분 차가 있었고

직행(차비가 1인당 이천원)은 5시 10분 차가 있었다.

40분이나 차이가나 난 당연히 완행을 타려고 했는데 채선생님이 완행은 한참 돌아가니 직행을 타자고 한다.

그래서 나도 더는 군말 없이 직행을 타기로 했다.

그런데 이 직행이 5시 20분이 조금 넘어서야 도착을 했다.

설천면 공용버스터미널에서 무주군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무주에서는 대전가는 버스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대전에서 서울가는 버스를 타려고 생각했다.

무주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을 하고 보니 5시 40분이었다.

그런데 마치 기다려 준 듯이 5시 45분 서울가는 버스가 있는 것이 아닌가...ㅎㅎㅎ...횡재했다.

서울 남부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9시가 안 되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무주 신불사에서의 하룻밤과 민주지산 산행으로 좋은 추억이 된 이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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