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남한산성 가을

敎當 2018. 10. 8. 14:22

가을을 시샘하듯 태풍 콩레이가 지나가면서 많은 비바람을 뿌린 남한산성 계곡에는

풍성한 맑은 물줄기가 시원스레 흐르고 둥산로에는 낙엽이 흩뿌려져 있고

하늘도 높고 맑아 저 멀리 남산의 N타워와 서울을 둘러싼 강북의 산이 병풍처럼 펼처져 있습니다. 

도심을 가로질러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을 보면서 가을 산행을 만끽 해 봅니다.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은 이 남문을 통과하다 보니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오늘 특별한 생각이 들어 사진 한번 찍어 봤습니다.

좌우로 보이는 나무가 최소 450년 된 것으로 부목을 하고 있지만 남한산성의 산 역사의 주인공일 것입니다.

남문(지화문)의 저 성문으로 예전에는 차가 다녔었는데요

엊그제 같은데 벌써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얘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가을 햇살을 받은 성벽이 하나하나 쌓아올린 옛 이야기를 전하는듯 합니다.



지난 10월 3일은 개천절이었는데요

올 해도 어김없이 단군제 도당굿을 했습니다.

마지막 무대는 송옥숙이라는 만신이 작두타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는데

천이 설겅설겅 잘리도록 잘 갈아진 작두를 타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신기하네요.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하고 빠져 나가는 10월 6일에 <남한산성 아리랑축제>를 했습니다.

전일부터 종일토록 내리던 비는 6일 당일에도 내렸는데요

축제를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 기가막히게 비가 그쳤습니다.

이 홍보 현수막을 미리봤지만 언제인지 기억에서 이내 사라졌었는데

날도 꾸물하고 해서 찜질방에 갔다가 이날이 그날이라는 것을 알고 찜질 후 축제장으로 갔습니다.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는데요, 성남사람도 많았지만 등산 온 외지인도 엄청 많았습니다.

단풍대신 등산복으로 울긋불긋한 공연장은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한참을 공연에 몰입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김연자>씨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공연을 하는 사회자분들이 항상 박수를 많이 쳐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때론 박수를 치신 분은 부귀영화를 누리시고 안 치신 분은.....이러면서 박수를 유도하는데요

정말 잘 하는 가수는 이렇게 강요(?)하지 않아도 저절로 박수를 치게됩니다.

이날 많은 무명가수들이 무대위에 섰는데 유명과 무명의 차이를 저절로 알게됩니다.

사실 유명과 무명의 차이는 자신이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저 무대가 나름 그래도 넓다면 넓은 편인데요

무명 가수들은 자신감이 없어서인지 댄스가수나 발라드 가수를 망라하고

처음 자신이 인사를 한 그 자리에서 반경 1~2m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김연자씨는 저 무대가 좁다하고 종횡무진 누비며 공연을 하더라고요.

또 걸친 망또(?)를 돌면서 흩날리면 함성을 질러 달라고 해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면서

스스로 공연을 관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이끌어 갈 줄 안다는 것이 달랐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내성적인 나는 속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정도였는데

일부 흥에겨운 분들은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면서 춤을추며 공연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유명인이 무대를 누비고 무명인이 무대에 붙박이처럼 서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즐겨야하는데 나도 모르게 뭔 체면에 갇혀 내가 무명인을 닮아간다는 것이 서글펐는데요

이게 마음으로는 알겠는데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ㅎㅎㅎ

그래도 이번에는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좀 크게 노래를 따라 불렀습니다.

가수들은 본래 노래를 잘 해서 무대에 올라온 것인만큼 부러운 것이 없는데

무대 아래에서 공연에 빠져들어 저절로 츰을 추시는 관객들은 나의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

제가 술 안마시고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용기(?)라서 사실 춤 추시는 분이 부럽습니다....^^

바로 앞에 애기엄마가 흥에겨워 노래에 맞춰 허공에 손을 찌르면서 몸을 흔들더라고요.

같은 공연을 봤는데 저는 다만 공짜구경을 했다면 그 분은 몇 십만원짜리 공연을 즐긴셈이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츰을 추시는 분을 동영상으로 찍었는데 올리는 기술이 부족해서.....음..;;;

열심히 동영산 기술 배워서 다음에는 그분들 얼굴 가리고 올려보겠습니다...ㅎㅎㅎ 

가을.....좋은추억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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