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다친다는것(사고)

敎當 2018. 8. 22. 12:57

사람이 살면서 가장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탈(無頉)일 것이다.

사고없이 사는 평범한 삶이라는 것이 어쩌면 가장 큰 행복일지 모른다.

이번 장흥 천관산 산행을 하면서 10 여년의 산행중 처음으로 넘어져 무릎이 깨졌다.

산행을 하다보니 천관산의 기운은 위기운을 열어주는듯 양쪽 무릎에 통증이 왔다. 

땅속에 박힌 바위는 냉기를 뿜지만 땅위로 노출된 바위는 심장기운을 덜어준다.

양기에 노출된 냉기가 심장의 불기운을 조절해서 심장이 안 좋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심장은 물론 위 기운을 도우니 상생의 원리라고 보면 된다.

어찌되었건 천관산 산행은 위 기운(특히 무릎)을 열어주는 역활을 했는데

막혀있던 위기운이 소통이되면서 감각이 살아나 양쪽 무릎에 통증을 느낀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걸을을 떼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온것은 아니고 그냥 통증을 느낄 정도였다.

 

우리가 음식을 먹었는데 적당량을 먹으면 소화가 되어 자연스레 배설이 된다.

하지만 몸에 안 맞는 음식을 먹거나 과식을 했다면 몸에 무리가 가게된다.

이때 가장 빠른 배출방법이 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 몸의 기운도 소통이 되면 문제가 없는데 기가 막히거나 일시작으로 급하게 안 좋은 기운이 왔을때

이것을 덜어내는(소통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 상처를 내서 기운을 거기로 배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어디가 찢어지거나 해서 상처가 나거나 부러지는 것이 이런 자연스런 기순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무릎으로 기가 순환이 되고는 있지만 너무 많은 기운이 막혀있다면 빠른 소통을 위해

몸에 상처나 골절이 되어 기운이 그쪽으로 빠지게 되지 않을까 추측내지는 가설을 세워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양쪽 무릎이 동시에 아픈적은 처음이었는데 오른발에 채인 돌이 왼발 디딤위치에 놓여져

왼발이 그것을 밟아 미끄러지면서 골절로 이어질뻔한 것을 잘 넘기고 하산을 했다.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일어날 일은 어쩔 수 없이 꼭 일어나는 것인가 보다.

가파른 돌무더기 길을 지나 거의 평지에 내려오니 흙길이 보였는데 여기에서 방심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길게 드리운 나무뿌리에 걸려 보기좋게(?) 몸이 공중으로 뜨며(공중부양 아님...^^) 곧장 앞으로 고꾸라졌다.

정확하게 양쪽 무릎으로 착지를 하면서 텀불러는 배낭에서 빠져나와 저 말리 나뒹굴었고

한동안 충격으로 일어나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있었다......ㅠㅠㅠ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과감하게 노출사진 올려봅니다...ㅎㅎㅎ

이건 천관산 사고가 난 후 바로 찍은것은 아니고 조금 시간이 지난 다음에 찍어서 상처가 좀 아물었습니다.

걸음을 걷는데 지장이 있을만큼 심한 상처도 아니었고 그냥저냥 잊어버리고 지냈죠.

이때 잇몸에 염증도 있고 오른쪽 윗 어금니도 흔들려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이겨보려고 했습니다.

잘 씹지 못하니 기력도 딸리고 치통으로 인해 신경이 곤두서서 좀 예민해져 있었습니다.

결과론적인 일이지만 호미로 막을것 가레로 막는다고 결국은 고생만 하다 치과에 다녀 왔습니다...ㅎㅎㅎ

 

휴가에서 돌아와 토요일이 오니 다시 남한산성 산행을 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잠도 좀 설치고 치통으로 고생도 하고 하다보니 기력이 좀 달린듯 했습니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마천동으로 내려가 산을 다시 2번 오르는 것을 지양하고

그날은 그냥 남한산성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만족하고 중간에 쉬엄쉬엄 산행을 했죠.

집에서 출발을 할 때 쉬었다 오는 산행으로 컨셉을 잡고 출발을 해서 배낭에 돗자리도 챙겨 넣었습니다.

서문 소나무 그늘아래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북문을 거쳐 동문으로 향했는데요. 

유네스코에 등재된 남한산성은 곳곳이 보수공사로 한참이었습니다.

동장대를 지나 장경사로 내려왔는데 거의 다 내려와서 이번에도 나무뿌리에 걸려 붕~~~!!!

저번 상처로는 부족했는지 다시 무릎으로 떨어지면서 양 손으로 짚었는데

무릎이 또 찢어지면서 양손 엄지쪽과 손목이 아파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게 되었죠.

손바닥에 선명하게 찍혀있는 돌맹이 자국을 보면서 정신을 추스리고 벤치에 앉았습니다.

10 여일이 지난 지금도 손바닥에 돌맹이 잔상자국이 남이 있습니다...ㅎㅎㅎ 

 

엄지에 딸린 근육은 심장하고 연관이 있습니다.

심장에 문제가 있어 죽을뻔 했을때 놓은 침자리가 이 엄지손바닥 근육입니다.

침을 배우라는 스님의 권유도 뿌리치고 안 배웠지만 내게 필요한 혈자리라 이곳에 침은 혼자서도 놓습니다.

심장 혈자리에 강한 충격이 가해진 셈입니다.

이 후 심장의 기운이 소통이 되기 시작을 하면서 아직도 엄지손바닥 근육이 아픕니다.

내게 필요하니까 사고도 나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줍니다.

이런 것이 설령 잘못된 것이라고 해도 이런 관점으로 사고를 보니 내게 필요한 사고가 되어 괴롭지않습니다.

또 운명(이런 기운들의 작용에 의한)이라는 것이 있어서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난 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그것이 더 강하게 일어나게 하느냐 약하게 일어나게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이죠.

 

 

무릎이 또 깨지고 손목이 아파도 잠시 쉬면서 하늘을 보니 참 평화로워 보입니다.

지금은 관광객이나 등산객이 전부지만 한때는 저 성벽을 사이에 두고 목숨을 건 처절한 전쟁인연도 있었고

저 하얀 뭉게구름도 어떤 인연을 만나면 푹풍우 몰아치는 먹구름으로 변하기도 할 것입니다.

저 구름에 비도 있고 낙뢰도 있고 천둥도 있고.......합니다.

우리네 인생도 평화로워 보이지만 기쁨도 슬픔도 사고도........있는 것이죠.   

다칠 인연이 있으니 다치는 것이라 인연법으로 보면 다 필요한 것입니다.

인생 깨지고 부러져도 좌절하지 말고 다 받아내면 좋지 않은 것이 없을듯 합니다.

날마다 즐거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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