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팔양신주경 100일 기도를 마치고도 이어서 계속 하고 있다.
전에는 독경을 하거나 참선을 하면 가끔 향을 태우는 듯한 냄새가 났었는데
요즈음은 정수리에서 진한 향기가 난다.
비누향도 아니고 샴푸는 잘 쓰지 않으니 샴푸향이 날리도 없다.
그 묘한 향기란 말로 설명이 잘 안 된다.
전에 기도를 하다보면 가끔 담배냄새나 찌게냄새가 나기도 했었다.
창문을 다 닫고 하는데도 이런 냄새가 갑자기 나기도 했지만 한동안은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정수리에서 나는 향기라니........
요새 잘 되는 것은 수련뿐이 없다...ㅎㅎㅎ
마음이 편하니 걱정도 없고 걱정이 없으니 수련에 집중 할 수 있게 된다.
꽁꽁 얼어 붙었던 기운은 봄눈 녹듯이 풀리면서 몸 이곳 저곳에 소통이 되고 있다.
그래서 향기가 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분은 염불을 하면 입에서 향기가 난다고도 하던데.....ㅎㅎㅎ
냄새 얘기를 하다보니 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난다.
남한산성을 올라가고 있었는데 중년의 남자 두분이서 하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어제 만났던 여자하고 어떻게 됐어?
-잘 안됐어.
-왜?
-내 몸에서 생선비린내가 난다면서 싫다고 하네
-샤워라도 하고가지 그냥갔어?
-몸 구석구석 잘 씻고 갔지
-그런데도 냄새가 난다고 했다고?
-오랜시간 생선장사 하면서 몸에 밴 냄새가 금방 가시겠어?
얘기를 듣다보니 이분은 가락시장에서 생선 장사를 하는 분이었다.
매일 샤워를 해서 생선 비린내를 씻어 낸다고 해도 묘한 향이 몸에 배어들어가는 모양이다.
습관이 업이 된다고 하더니 안타깝게도 오랜시간 몸에 스며든 비린내로 인해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
냄새도 이처럼 금방 없어지지 않는가 보다.
좋은 습관이 좋은 업을 만든다고 했던가.
가끔 향기도 나는 아침기도를 그래서 지금까지 놓지 못하고 계속 하나 보다.
향기로운 삶이 되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기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