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야간산행

敎當 2018. 7. 5. 15:06

심장으로 풍이와서 죽을뻔 했을만큼 안 좋은 원인이 몸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그 원인이 되는 기운이 풀리면서 기력이 딸려 요즘 힘든(?)날을 보내고 있다.

전에는 가지에 해당하는 원인이 제거되고 있었다면 지금은 뿌리에 해당하는 병기운과 싸우다 보니

남은 내 기운으로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기력이 딸리는 것이리라.

올 해를 기준으로 해서 작년까지는 기력이 딸리면 조금 힘에 부친다는 정도였는데

요즈음은 오후 3~4시만 되어도 졸음이 밀려오니 내 기운이 감당이 안 되는가 보다.

사무실에 출근을 하니 잠을 잘 수도 없어 먹는 것으로 보충하려고 하고 있지만 그마저 한계가 있다.

 

저녁에 퇴근을 하면 몸이 천근만근일 때가 있다.

아마 그날은 엄청 많은 기운이 소모된 날일 것이다.

사무실에 창문이 없어 많은 사람의 병기운이 밖으로 빠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방어를 하게되면서 많은 기운이 소모되는 까닭에 일찍 졸음이 오는 것이다.

어제는 사무실에서 3시쯤부터 몸이 감당이 안 될 정도로 힘이 들었다.

자료를 찾아 검색을 하는데 어제까지 인터넷에 뜨던 자료가 오늘은 아무리 검색을 해도 뜨지 않는다.

마음대로 안 되니 열이나고 심장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좌골신경통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을 했다.

이 좌골신경통 증세는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데 아주 기분이 더~럽다.

집이라면 좌정을 하고 기운을 돌리면 되지만 사무실에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쉬는 것이 상책이다.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었는데 속이 더부룩하고 몸이 너무 무거웠다.

예전 같으면 일찍 잠을 자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했겠지만 난 산행을 선택을 했다.

전에 야간산행을 했다가 귀신에게 혼(?)이 난 적도 있었고 겨울밤 손전등 하나 들고 산을 돌다보니

곤히 자는 산짐승들이 불빛에 놀라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던 모습에 미안해 다시는 야간산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는 모처럼 사람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를 따라서 저녁 8시쯤 산행을 시작을 했다.

장마비에 무더운 날씨 탓인지 계곡을 따라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무리들 부터

등산을 하는 무리들까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차람으로 산행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 비하면 지금의 남한산성 야간산행은 도심을 걷는 것과 다름이 없다.

가로등이 환하게 밝혀주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갈 수 있는 곳이 남한산성이다. 

전에는 가로등이 없어서 가로등이 있는 남문까지는 환했지만 남문을 나서면서 부터는 암흑이었다.

그런 산속을 손전등도 안 켜고 등산을 하고 심지어는 여성 혼자서 등산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은 가로등이 남문에서 수어장대를 지나 서문까지(어제 여기가지만 등산을 했다...ㅎ)도 설치되어 있다.

해발 500m의 산이지만 등산로도 완만하고 도심과 가까워 근린공원처럼 이용 할 수 있어 너무 좋은 곳이다.

 

어렸을때 소풍을 가면 꼭 남한산성을 갔다.

서빙고국민학교를 3학년까지 다니다 성남으로 왔는데 성남의 초등학교로 와 보니

저학년은 산 아래로 고학년이면 산 위로 소풍을 갔다.

때문에 모처럼의 소풍인데 남한산성만 가는 것이 원망스러웠다.

꼭 소풍이 아니더라도 휴일이면 항상 놀러 다니던 곳이 남한산성이었으니 지겨운 곳이었다.....ㅎㅎㅎ

 

다시는 그 우물물 안 먹겠다고 침뱉고 가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제는 그토록 싫어하던 남한산성을 떠나기 싫어 그 언저리에서만 산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싫은 정도를 넘어 남한산성이 없는 삶이라는 것은 생각 할 수 조차 없게 되었다,

지금은 사는 곳의 기준을 도보로 남한산성까지 30분 넘어서면 안 되는 것으로 삼고 있다...ㅎㅎㅎ

수어장대까지는 사람이 그래도 있었는데 수어장대를 넘어서자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혼자 서문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되돌아 오는 산행을 했다.

남문 아래 약수터에서 약수 한사발 들이켜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산행 코스가 짧은만큼 속보로 걸었더니 상의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더부룩하던 속도 쏙 내려가고 막힌 기운도 원활하게 소통이 되었다.

 

 

약수터 아래 있는 백련사라는 절이다.

연등이 어둠(무명:無明)을 물리치는 지혜를 상징하는데 형식적(?)으로 등만 달아놓은 곳이 대부분이다.

여기는 등 안에 환하게 불을 밝혀 놓으니 지혜도 지혜지만 당장 등산로의 어둠을 밝혀놓아 좋았다.

영가들 극락왕생을 위한 절인듯 한데 좌측으로 탑도 새로 세워 놓았다.

산 사람은 이생이 극락이 되고 죽은 사람은 저승에서 극락왕생 하기를 빌어 본다.

하산하는데 지금 올라가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아까 올라간 사람, 지금 올라가는 사람, 이따가 올라갈 사람.

모두 무탈하게 산행 마치고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홀가분한 기분으로 하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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